왜 우리는 아직도 한국 안에만 머물러 있을까

by 오동근

며칠 전 아침, 무심코 휴대폰을 들여다보다가 태극기가 화면에 가득 떠 있는 이미지를 봤습니다. 누군가는 그냥 하나의 홍보 이미지로 넘겼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저는 그 장면을 보고 ‘아, 세계가 우리를 필요로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피부에 와닿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는‘국내’라는 테두리 안에서만 고민하며 살아왔습니다. 한국에서 잘하면 되지, 여기서 자리 잡으면 되지, 굳이 밖을 볼 필요가 있을까. 어쩌면 안정이라는 이름 아래 제 가능성을 스스로 줄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날 이후 제 질문이 달라졌습니다. “나는 한국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나는 세계에 무엇을 내놓을 수 있을까?”로요.


생각해 보면 우리는 이미 충분한 재료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먹고 자라고 배우고 경험한 모든 것들이요. K-푸드가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걸 보며 ‘운이 좋았네’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라 오랜 시간 쌓인 문화와 정서, 정직함과 디테일의 힘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믿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계로 나간다”는 말을 들으면 거창한 성공이나 거대한 자본을 떠올립니다. 마치 대기업이나 유명인만 할 수 있는 일처럼요. 해외 진출은 특별한 사람들의 영역이라고요.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요즘은 한 사람의 콘텐츠, 한 사람의 레시피, 한 사람의 경험이 국경을 넘습니다. 세상은 생각보다 열려 있고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이런 질문을 자주 던집니다. “내가 가진 것 중, 세계와 나눌 수 있는 건 무엇일까?” 대단한 무언가가 아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꾸준히 해온 일, 내가 잘 알고 있는 분야,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 그 안에 이미 답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예전에는 돈과 성공이 먼저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느낍니다. 내가 가치를 만들면 돈과 성과는 따라오는 결과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도 완벽하지 않고, 자본도 넉넉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가능성까지 없는 건 아니겠지요. 예전의 저는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됐어”라고 말하며 멈춰 있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준비가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면 영영 출발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요. 그래서 저는 마음속으로 작은 선언을 했습니다.

‘나도 세계를 향해 한 걸음은 내디뎌 보자.’ 거창한 계획은 아닙니다. 책을 더 읽고, 시야를 넓히고, 제 분야를 더 깊이 파고드는 것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어쩌면 세계는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시야를 바꾸는 순간 이미 연결되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지 않나요?

한국 안에서 충분히 잘하고 있지만 어딘가 더 넓은 무대를 꿈꾸고 있는 마음. 그런데도 괜히 주저하고 있는 마음. 저는 이제 이렇게 믿어보려 합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작지 않고 세상은 생각보다 닫혀 있지 않다고.

밖을 바라보는 순간, 인생의 질문이 달라집니다. 질문이 달라지면 행동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지면 결국 결과도 달라지겠지요. 오늘 하루만이라도 나를 국내에 가두지 않고 조금 더 넓게 상상해 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우리의 가능성은 이미 세계를 향해 준비되어 있는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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