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엄마랑 통화를 하는데 엄마가 할 말이 있다고 했다.
"몬데? 이야기해봐 (할말있다고 하면 괜히 걱정됨)"
"응. 오늘 아침마당에서 김미경 강사가 나와서 강의를 하는데,
나를위해 살수 있는 노후는 두번째 청춘이래. 김미경강사는 자녁들한테 이렇게 이야기했대
'난 네 엄마 아니야, 난 김미경이야, 엄마 노릇만 하려고 이 세상에 태어난게 아니야'
'엄마 되려고 태어났어요?'
듣는순간 엄마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 졌다고 한다. 그동안 엄마 스스로의 존재는 없었던 것 같아서..
그럼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볼까?
엄마는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실버모델 하고 싶다고 학원 다녀볼까 이렇게 말했더니, 아빠는 아무말도 없었다고 한다...ㅎㅎㅎ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니 마음이 아팠다.
그러고보니 우리 엄마는 아빠 내조하고, 오빠랑 나랑 뒷바라지 하느라 교사생활도 그만두고
35년 넘게 엄마로 살았다. 엄마 이름도 버린채...
프랑스어를 좋아해서 통역관이 되고싶었고, 교대에서는 전체 2등으로 졸업하고, 교사하면서도
얼마나 똑똑하게 했을지 안봐도 비디오. 학교에 계속 있었으면서 교장도 했을텐데.
우리엄마 너무 아깝다 .!
그리고 며칠이 지나서,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아주 기쁜 목소리로.
"엄마가 중요한 걸 깨달았어!"
가정을 잘 이루고 나에게 허락한 남편과 자녀들을 잘 양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나의 삶이었어!
하찮은게 아니고 가장 중요한 일이였어!
한편의 영화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주연의 연기도 중요하지만, 조연의 연기도 그만큼 중요하잖아
엄마는 그동안 조연의 역할을 충실히 한거야!"
이렇게 생각하니깐 엄마 마음이 설레고 벅차 오는거 있지. 그래서 오늘 스스로한테 이렇게 이야기했어
"나 김귀자는 한 남자의 아내요 , 너희들 엄마다!!"
엄마는 second life 도 멋진 조연으로 살거야!!!^^
그렇게 엄마는 기쁨에 가득차서 전화를 끊었다.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우리엄마가 김미경강사보다 한 수 위네 !
엄마의 헌신적임 마음, 긍정적인 마음, 사랑가득한 엄마 덕분에 우리가 주연이 됬구나.
우리를 주연으로 만들려고 엄마는 가장 어려운 조연의 인생을 살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빛나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 오늘 엄마의 말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빛났다.
최고의 조연 우리엄마, 그 어떤 주연보다 가장 아름다운 조연
이제 엄마를 주연 으로 만들어줄 계획을 세워봐야겠다.
사랑해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