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다시, 명상
강릉으로 온 여행에서, 잠깐의 명상
숨 쉬는 고래 | 복잡하고 정신없는 생각을 비우는 마음 쉼 명상
명상으로 다시 돌아왔다. 명상을 하는 순간에는 온전한 기분이 든다. 과거로 가서 후회하지도, 미래로 먼저 가서 걱정하지도 않는다. 내가 온전히 여기에 있으니까 정말로 부족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조금은 마음을 돌보고, 조금은 마주하기 싫었던 것들을 꺼내어 보면서 명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나에게 너그러운 마음, 호기심 어린 눈으로 관찰하기. 명상을 처음 시작하면서 수도 없이 많이 듣고,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말들인데도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도, 그새 또 까먹어 버릴 때도 많다.
어제 선생님과의 명상 라이브에서 질문과 답변을 나누다가 놀란 점이 있다. 나도 모르게 선생님은 엄청 마음이 평온하고 깨달음을 얻은, 나와는 다른 어떤 경지에 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선생님은 괜히 불편하거나, 마음이 덜 가거나 싫은 사람 있으세요? 선생님은 왠지 그런 사람 없으실 것 같은데, 저는 이유도 없이 그럴 때가 있어요. 왜 그런지 모르겠고, 이유를 모르는데 그런 마음이 드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내가 한 질문에 선생님은 ‘저도 사람인데 당연히 그런 사람이 있죠.’라는 답변을 듣고, 아차 싶었다.
‘아, 내가 환상의 도인(?)을 그려놓고 거기에 선생님을 대입해놓고 있었구나. 어떤 이는 그런 경지에 분명히 올랐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구나.’
심지어는 아침 루틴을 이야기해주시다가 커피가 꼭 있어야 한다는 대답을 듣고도 놀랐다! 선생님은 몸에 좋은 것만 드실 것 같은데! 나는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셔서 커피를 좀 끊어야 하지 않나 고민하던 터라 더욱더 놀랐다!
그리고 내가 ‘선생님은 커피도 드시지 않는 대단한 분일 거야!’라는 환상, 더 나아가서는 그런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에도 놀랐다.
사실은 우리 모두 비슷한 구석이 있는 사람인데. 완벽에 닿을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노력을 하고 있는 ‘사람’인데.
내가 다른 사람을 그렇게 생각하고, 기대하고 있으니 다른 사람도 나에게 그런 기대를 품을 것이라고, 사서 부담을 떠안고 있었다.
나는 필라테스 강사니까 항상 건강한 모습 이어야 해. 나는 에너지를 나눠주며 운동을 이끌어가야 하는 사람이니까 항상 밝고 명랑해야 해. 같이 수업하고 운동하면 에너지가 전달되니까 나는 항상 긍정 에너지로 가득 차 있어야 해.
아무도 나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도, 나는 당연히 사람들이 나에게 그런 것을 기대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아무도 시키지 않은 기대를 부응하려고 낑낑대고 있었다.
내가 그 날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기억에 남는 말들은, 내가 이전에 전혀 모르던 것들이 아니라, 다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었다.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수 없고, 나도 모두를 좋아할 수는 없다. 나의 마음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관찰해보기. 나에게 너그러운 마음 가지기.
당연한 것들을 다시 되돌아보자.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도 다시 되돌아보자. 명상을 꽤 했으니까 다 아는데 실천이 잘 안 되는 거야 라고 생각하지 말고. 처음 하는 사람처럼. 알고 있던 것도, 안다고 생각했던 것도 다 새로 알게 된 사실처럼.
처음처럼, 명상을, 다시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