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솔길을 걷다 보니

그냥 여기 있으면 된다. 몸도, 마음도.

by 최서연




숨 쉬는 고래 | 생각을 관찰하는 방법, 고요한 명상






상상을 많이 한다. 어릴 때부터 습관이기도 하고, 글을 쓸 때도 상상을 많이 하게 된다. 이런 일이 있다면 어떨까. 저 사람에겐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때 그랬다면 어떻게 됐을까. 내가 나중에 만약 이렇게 된다면? 등등. 그게 망상인지 창작을 위한 영감의 활동(?)인지는 모를 일이다. 후자라고 믿고 싶은 건 나의 야무진 소망.



여행 중에 가만히 바닷가를 걷거나, 솔길을 걷는 와중에도 나는 사방팔방으로 날아다닌다. 내 몸은 여기 있는데, 생각은 어디로 갔는지 자꾸 알아채고 찾아와야 한다. 바다를 걷다가 나는 계속 다른데 있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온전히 여기 있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안되네. 그러려면 또 무언가에 집중을 해야 한다. 지금 들리는 파도 소리, 내 발에 닿는 모래알 하나하나의 느낌, 얼굴에 닿는 바닷바람의 뭉실한 감촉, 바다의 내음과 꼬소한 원두의 냄새. 지금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하면서 여기 있으려고 한다. 노력해야 여기에 있을 수 있는 복잡하고 정신없는 어른이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는 나랑 대화를 나누는 상상을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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