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는 참 신기하게도 너무 굽어서도, 그렇다고 아예 펴져서도 안 되는 그 중도의 법칙에 가장 충실한 것 같아요.
항상 그 적절한 척추의 정상 만곡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서도 많이 언급했는데요. 목 경추의 커브는 앞커브, 갈비뼈의 커브는 뒷커브, 허리는 앞커브가 있어야 중력의 부하를 효율적으로 분산하면서도 걸어 다니고 운동하면서 생기는 스트레스에도 잘 대응할 수 있습니다.
근데 적당하게 있어야 하는 커브들이 사라져도 문제지만, 너무 과하면 어떨까요? 일단 허리의 경우 척추들 사이사이의 간격이 좁아지면서 디스크의 압박이 크게 작용하게 될 겁니다. 뒤쪽으로 커브가 망가져도 디스크가 눌려서 터질 수 있지만 앞쪽도 마찬가지예요. 옆쪽으로도 그렇고요.
적당한 커브를 가지고 복부 주변을 감싸고 있는 코어 근육들이 몸통을 잘 감싸고 보호해주어야 하는데 이게 힘없이 앞쪽으로 밀려있다면 복부 근육이 약화되면서 앞쪽으로 축 늘어난 형태가 되겠지요. 그러면 이 쪽에 살이 잘 붙을 뿐만 아니라, 올바르게 서있는 것보다 허리는 엄청난 수축성 긴장을 하게 됩니다.
허리 커브가 과하면, 체형의 문제로 인해 배가 더 뽈록 나와 보입니다. 물론 내 뱃살도 있겠지만, 그거보다 훨씬 더 뽈록해 보이는 건 억울한 일이죠!
그리고 잡아주는 힘이 없는 쪽에 노폐물과 군살이 쌓이기 쉽고 이게 반복되면 더 뽈록한 배가 되겠죠. 보통 이런 체형들은 오리 궁둥이 같은 체형으로 보일 수 있는데요, 그렇게 보이는 만큼 엉덩이 힘을 잘 쓰는 거면 좋겠지만 오히려 엉덩이 힘을 제대로 동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리궁둥이 체형을 잘 살펴보면 고관절이 또 과하게 수축성 긴장을 하고 있죠? 그러면서 앞허벅지에 있는 근육들까지 긴장을 하게 됩니다. 근육들은 회를 떠내듯 정확히 분리할 수도 없고, 어떤 근육 어떤 근육을 나눠서 쓴다기보다는 근막으로 함께 덮여있는 연결된 덩어리이기 때문에 주변 근육들에 영향을 미치게 돼요.
그래서 상체는 허리 뒤쪽의 과한 긴장으로 앞으로 넘어지지 않게 붙잡아지고 있고, 하체는 고관절과 앞허벅지의 긴장 위에 서있게 됩니다. 인체의 특정 부분이 과도하게 무리하며 힘을 쓰고 긴장을 하고 있다면 그 반대되는 근육들은 일을 하지 않는다고도 여러 번 말씀드렸죠. 그러니 하체의 가장 큰 근육인 엉덩이와, 뒷허벅지는 점점 약화되고, 상체는 허리 반대편에 있는 복부 근육이 약화되면서 이 체형이 심화될 겁니다.
우리의 목표!
그래서 또 빠른 해결책을 가지고 왔습니다. 일단 약해져 있는 부분의 운동! 그리고 그 힘으로 반대 긴장을 하고 있던 근육들의 신장성 운동을 이끌어내서 앞뒤 근육들이 모두 알맞은 길이에 있게 만드는 겁니다. 너무 짧아져 있지도 않고, 너무 길어져있지도 않게. 이것도 중도의 법칙이 충실하게 적용되죠? 근육들이 제 길이에 있다면 뼈도 당연히 제자리에 있게 되고 체형도 교정되죠.
우리는 약해져 있는 복부와 엉덩이, 뒷벅지의 근육들을 강화해서 그동안 무리했던 근육들의 긴장도를 낮추는 동시에 움직일 때도 앞뒤 근육들이 협응 해서 조화로운 힘을 내며 움직이는 것까지 연결을 해봅시다. 이제 그 힘으로 걸어 다닐 수 있도록이요!
운동은 브릿지, 하나만 할 건데요. 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내 체형에 맞게 변형해서 올바른 힘을 쓰면서 한다면 효과가 훨씬 크겠죠! 그렇게 각자의 체형에 맞게 개인화해서 가르치는 것이 강사의 역량이기도 합니다. 제대로 된 브릿지를 하기 위해 골반의 근육들을 깨우는 작은 움직임으로 시작해서, 제대로 된 힘을 쓰며 움직이고, 그리고 그 힘으로 버텨내는 것까지. 브릿지를 정말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알려드릴게요!
1. 사전 운동 (골반 뼈 가까이에 붙어서 골반의 자세를 잡아주는 속근육을 깨워서 제대로 운동을 해봅시다)
큰 힘이 들지 않는 작고 미세한 움직임 입니다. 내 골반의 움직임에 집중하면서!
2. 제대로 하는 브릿지 (속근육을 깨워서 속부터 차오르는 느낌으로, 겉에 있는 힘이 센 근육들까지 연결해서 써야 올바른 움직임과 힘을 이끌어낼 수 있어요!)
한쪽으로 휙 밀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앞뒤에서 팽팽한 힘으로 몸통을 압축하는 느낌으로!!!
3. 브릿지 상태에서 싱글레그 움직임 (코어와 엉덩이 근육들이 버텨주는 상태에서!! 앞허벅지 근육의 이완성 운동. 딴딴한 앞허벅지, 냅다 늘리고 찢는다고 늘어나고 긴장과 딴딴함이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중요한건 꺾이지 않는 마음…아니 허리!
브릿지 상태에서 다리를 당겨올 때는 앞허벅지가 짧아지면서 그 힘을 내줄 텐데요, 다시 내려가는 방향으로 움직일 때 수직선을 지나면 다리가 땅바닥으로 떨어져 버리지 않게끔 앞허벅지 근육들은 늘어나면서도 버텨주는 힘을 써야 하기 때문에 신장성 운동이 일어납니다.
과하게 힘을 써서 긴장하고 딴딴해진 근육들은 냅다 쭉쭉 늘리고, 폼롤러를 한다고 해서 그 긴장도가 떨어지지는 않아요. 무릎을 뒤로 접는 형태의 많은 앞허벅지 스트레칭이 있지만, 허리가 과전만 되어있는 체형의 경우, 그 스트레치에서도 허리 커브가 깊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우리의 몸은 모두 연결되어 있고, 각각 반대되는 근육과 힘들이 대항하기도 하고 협응 하기도 하면서 움직이기 때문에 허벅지 앞쪽만 늘린다고 해결되지는 않아요.
코어와 둔근의 힘이 버틸 수 있는 상태에서, 허벅지 앞면 근육들은 신장성 운동을 할 수 있어야 진짜 체형도 바뀌고 근육들의 상태도 바뀌게 됩니다.
처음에 하실 때 세 번째 동작이 너무 힘들거나 허리가 오히려 더 꺾이거나 엉덩이와 골반이 마구 삐뚤어진다면 두 번째 동작까지만 해주세요. 평소에 긴장하고 있는 허리 뒷면과 고관절, 허벅지 앞면을 늘려준다는 기분으로요.
마지막 동작이 안될 정도의 레벨이라면 둔근과 코어의 힘이 없는 상태에서, 다른 허벅지 앞면을 늘려주는 스트레치를 해도 결국 몸에서는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을 겁니다. 평소에 쓰던 근육들은 계속 긴장해서 과하게 힘을 쓰고, 약해진 근육들은 힘을 쓰지 못하는 상태로 내가 하던 안 좋은 습관의 움직임을 누적하는 것이죠.
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효과는 천차만별입니다. 내 몸의 긴장하고 있는 근육들을 파악하고, 또 약해진 근육들을 봐주고 관찰해 보세요. 그리고 그 긴장하고 있는 근육들을 도와 일을 나눠서 할 수 있는 근육들을 깨워주고, 또한 대응하는 힘들을, 약해져 있는 근육들을 키워나가면서 내 체형이 진짜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허리가 편안해지는 하루가 되기를 바라면서, 이해가 되지 않거나 운동에 대한 질문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 주세요. 오늘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필라테스를 공부하고 또 수업해 나가면서, 몸과 마음이 정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