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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는 세계를 즐길 자격

by 돌멩

엄마는 나와 내 동생을 강하게 키우려 했다.

직접 부딪히고 경험해서 스스로 익히고 배워나가게 가르쳤다.


나와 달리 돈에 민감하고 작은 돈에도 가끔 지나치게 예민하게 구는 것에 엄마는 동생을 타이르지 않는다.

나는 걱정했다. 동생이 저러다 저런 지나친 생각과 행동들이 당연한 줄 알고 더 심해지는 것이 아닌지.


엄마는 정 반대였다. 엄마는 동생이 저렇게 스스로 부딪히고 예민하게 굴어보고 싸워도 보면서

자기 스스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어떻게 다루어야할지 배우는 과정이라고 했다.

그런 경험이 자기가 모르는 것들을 직접 겪으면서 배워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눈이 번쩍 뜨였다. 내가 오히려 동생을 흐리게 보고 있었다.

엄마는 동생을 잘 알았고 온전히 믿어주고 있었다.


엄마와 나는 내가 말만 하고 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 했다.

나의 미루는 습관들과 쉽게 실행하지 않는 모습들의 뒷면에는

내가 아직 모르는 세계에 대한 불안, 두려움이 자리한다는 것을 보았다.


어떠한 불안이든 두려움이든 스스로 발을 넣어보아야 차가운지 뜨거운지 알 수 있고

그 두려움이 즐거움으로 바뀌는 새로운 세계를 즐길 자격이 주어진다.


그렇게 직접 나 스스로 그 불안함과 두려움의 세계로 들어가 본 결과 한번도 단 한번도

생각했던것 보다 더 끔찍하거나 더 끔찍한 무언가를 가져다 준 적은 없었다.

오히려 나의 세계는 넓어졌고 다채로워졌고 더 소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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