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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RYU 호류 May 11. 2021

선명하고 또렷이 빛나는 노랫소리

Ieiri Leo「Shine」外

NHK-WP을 켰다가 우연히 'J-MELO' 방송을 봤다. 많이 들어본 음악방송인데, 이 시간에 하는군!

'Ieiri Leo(家入レオ, 이에이리 레오)'라고 하는, 당시에는 몰랐던 가수였지만(이름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도 헷갈렸다) 그래도 틀어 놓고 왔다 갔다 하며 듣고는 있었는데, 곡 분위기가 은근히 끌리네? 그리고 노래하는 음색도 왠지 친근감이 드네?  'i(이)'발음의 가사에서 더 공명이 생기고 두꺼워지는 소리라 그런지, 내가 노래하는 질감과도 비슷하다. 자연스럽게 관심이 들어서 자리 잡고 앉아 제대로 봤다.




이 날 방송에는 이 곡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나왔다.


サブリナ(Sabrina) 처음엔 그냥 흘려들었는데 나중에 다시 들어보니 스트레이트한 비트감이 마음에 들어서 자꾸 듣게 된다. 데뷔 초에는 진짜 더 낭랑한 목소리였구나!


僕たちの未来(Bokutachi no mirai) 희망차게 나아가는 경쾌한 발걸음이 느껴진다. 꿈과 희망과 더불어, 인류의 연대와 밝은 미래를 노래하는 가사를 들으니 에너지가 불끈 솟는다. 후렴에 이르며 선명하게 뻗는 고음이 굉장히 시원하고 개운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mEY-Re8n7Cg

「僕たちの未来」 MV Full Ver.


未完成(Mikansei) 이다음에 소개되는 「空と青」와 더불어 무대 라이브 방송이 나왔다. 다른 어떤 곡에서보다도 더욱 강렬한 눈빛과 격정적인 표정으로 노래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루브감이 있고 세련된 분위기이다. '나를 전부 잊어줘'하는 가사의 배경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空と青(Sora to ao) 처음 방송 당시(2021년 2월) 발매된 신곡이다. 뮤직비디오의 색감이 벚꽃의 분홍색과 푸른 하늘색이라 딱 봄 분위기가 났다. 맑고 순수한 이미지의 다장조인 데다가 셔플 리듬이라, 마음 가벼워지고 즐거워진다. 특히 가사에서 쏙쏙 들어오는 부분이 있었다. '네가 태어난 그 날에는 저 멀리의 달도 말을 걸지. (君が生まれたその日には遠くの月さえ語りかける。)'하는 부분과, '벚꽃이 춤추는 계절에 너와 만날게. (桜の舞う季節に君と出会おう。)'라는 구절이다. 벚꽃의 계절에 태어난 이에게 들려주는 듯하다. 공식 채널에 Official Lyric Video도 있는데 그 영상으로 사진과 가사를 함께 보며 들으면, 이 곡이 밝고 경쾌한 노래인데 은근 뭉클하다.



다음날, 동네 다니다가 눈여겨본 갤러리 카페에 가서 창가 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의자에 등을 푹 기대어 쉬면서, 전날 J-MELO에서 나온 곡들을 쫙 나열해두고 감상했다. 노래들이 생각보다 꽤 마음에 들었나 보다. 이 날도 계속 반복해서 듣고, 며칠 후 기차를 탔을 때도 계속 들었다.




나중에는 저 네 곡 이외의 다른 곡들도 찾아들어보다가, 대표곡 모아둔 영상이나 다른 곡 MV를 보며 의외로 또 마음에 드는 곡들을 많이 건졌다. 그중에 엄청 버닝해서 무한반복 중인 곡이 「Shine」이다. 뮤직비디오에서, 똘똘하고 당찬 눈빛으로 노래하는 모습이 강인해 보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Pr8Crpu16Pc

「Shine」 MV Full Ver.


일렉 기타의 짧고 날렵한 팜 뮤트로 시작되는 인트로부터 쿵쿵 울리는 4-beat Kick & Bass가 조합을 이루는 브릿지까지도 다 내 취향이다. 그런데 의외로 이보다도 후렴 부분이 더 인상 깊었다. 앞부분에서 서서히 끌어올린 에너지로 강하게 터트리고 까랑까랑하게 꽂는 소리, 자연스럽게 가성으로 이어지는 울림이 뇌리에 진하게 남았다.

계속 듣고 보니 2인조 그룹 Zwei의 보컬 Ayumu 목소리가 떠오른다. 이 곡을 포함하여 Ieiri Leo 데뷔 초의 작품들은 더욱 그렇게 들린다. 또렷하게 뻗어나가는 음색. 10년 전 아유무의 음색에서 야생의 하드함을 덜고 밝기와 채도를 좀 더 높인 느낌이랄까?

멜로디와 음색에만 집중하고 있었는데, 가사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You can shine!' 하며 시작하는 후렴의 가사는 마음을 내내 울렸다.


변하지 않는 것은 항상 여기에 있으니,

더는 잃지 마.

그것을 느낄 힘을 그대는 지니고 있어.

자기답게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그래 잊지 마.

혼자가 아니야 그대의 옆에 있어.

(変わらないものはいつもここにあって、

もう失くさないで。

感じる力 君は持ってるから。

自分らしく生きてゆく為にきっと

そう忘れないで

一人じゃないよ 君のそばにいる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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