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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서아빠 Jan 08. 2024

연문위키 - 2편. 기원 ②

2)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은 어디일까요?

※ 연문위키는 관지식과 해력 주의 읽기 경험 우기 프로젝트의 준말입니다.


앞선 글에서 지금이 언제인지의 기준인 연대 표시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각 문화권에 따라 서로 다른 연대표시를 쓰거나, 공통적인 연대표시를 사용하기도 했어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어떤 것이 맞다, 틀리다를 얘기할 수 있을까요? 이를 알기 위해서는 '기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은 어디일까요?


높은 산은 그냥 걸어갈 수 없어요.

응? 당연히 에베레스트 산 아니야? 요즘 또 바뀌었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거예요. 가장 높은 산은 기준에 따라 순위가 달라질 수 있어요. 네팔(Nepal)의 에베레스트(Mount Everest) 산은 해수면 기준으로 가장 높은 산이 되겠습니다. 에베레스트산은 해수면 기준 8,848.86 m 높이를 자랑하죠. 네팔에 있는 산이 에베레스트라는 영어식으로 불려지는 이유는 동양의 영문 이름이 대개 그렇듯이 영국의 초대 인도 측량국장이었던 '조지 에베레스트(Sir George Everest) 경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어요. 원래 이름은 티벳어로 '초모룽마'이며, 지구(세계)의 어머니 신'이라는 뜻입니다.

※ 해수면(海水面, Sea level ) : 일반적으로는 해양의 수면, 표면을 의미하지만, 기준을 나타낼 때는 해양의 평균적인 높이를 의미함. 해발은 '해수면을 기준으로 잰~'이라는 뜻으로 해발고도는 해수면 기준으로 잰 높이를 말한다.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마우나케아 정상 - 출처 : worldatlas.com

하지만 산의 기단부 기준으로 보면 챔피언은 달라집니다. 하와이 제도의 휴화산인 마우나 케아(Mauna Kea)는 해발 4,207m 높이로 에베레스트 산의 반 밖에 안되지만, 수면 아래의 기단부에서부터 재면 10,203m로 1위가 됩니다. 산 자체가 바닷속에서 시작되기 때문이에요. 바닷속에 있는 산의 높이만 무려 6,000m가 돼요. 마우나 케아는 하와이 사람들에게 매우 신성시되는 산으로 꽤 훌륭한 천문대가 있어 우주를 관측하기도 좋아요.


※ 기단부(基壇部, base ) : 육지가 시작되는 지점 (바다밑에 있을 수도 있음). 건축물에서는 터보다 한 층 높게 쌓은 단이 되는 부분.
※ 휴화산(休火山(쉴(휴)), dormant volcano) : 현재 분화를 멈추고 잠정적으로 활동이 중단된 화산. 여전히 활발히 활동 중인 것은 활화산(活, 살아있을(활), active volcano)이라고 부르는데, 활화산의 지반이 안정되고, 활동이 멈추면 사화산(死(죽을(사), extinct volcano)이 됨.
마우나 케아는 바다 아래 6,000m 지점부터 시작한다.



에콰도르의 침보라소 정상

그렇다면 지구 중심의 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어떤 산이 1등일까요? 바로 남아메리카 에콰도르(Ecuador)에 위치한 해발 6,384.4m인 침보라소(Chimborazo)정상이 되겠습니다. 침보라소의 꼭대기가 1등인 이유는 바로 지구가 완전히  둥글지 않고 약간 타원체이기 때문입니다. 지구는 한쪽의 지름이 약 21km 정도가 긴 타원체이므로 적도로부터 1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침보라소의 높이는 지구 중심 기준으로 에베레스트보다 2,163m 더 길어지는 거죠. 참고로 침보라소는 스페인어인데, 브라질을 제외한 남미를 스페인이 지배했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왜 남미에 위치한 산의 이름이 스페인어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겠죠?

지구타원체 - 적도 쪽 반지름이 약 21km 더 길다
※ 타원체(楕圓體, (길쭉할(타)), ellipsoidal solid) : 타원이 그 긴 지름이나 짧은 지름을 중심으로 돌아서 생기는 입체. 지구는 북극과 남극을 연결하는 짧은 지름을 중심으로 회전함. 지구 자전의 효과로 가운데에 위치한 적도 반지름(6,378km)이 극 반지름(6,357km) 보다 더 길다.
※ 지름(diameter) : 원이나 구의 중심을 지나서 그 둘레 위의 두 점을 직선으로 이은 선분으로 직경(直徑) 또는 중경(中徑)이라고도 하고, 기호로는 d를 사용한다. 지름은 '(가로) 지르다'의 명사형으로서, 멀리 돌아가지 않고 가깝게 질러 통하는 길이라는 의미의 '지름길'도 비슷한 의미에서 유추할 수 있다. 지름의 영어는 diameter인데 반지름은 radius로 완전히 다르게 쓴다.
※ 적도(赤道, Equator) : 북극과 남극을 연결하는 선에 대해 직각으로 지구의 중심을 지나도록 자른 가상의 선. 위도의 기준이며, 위도 0°의 선에 해당한다. 적도의 북쪽은 북반구, 남쪽을 남반구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는 북반구에 있음. 한자로 붉을(적)을 사용해 부르는 이유는 고대 중국의 천문학에서 태양이 바로 위를 통과하는 지점을 표현할 때 빨간 선을 이용한 것에서 유래한다. 신혼여행지로 인기가 좋은 몰디브섬, 인도네시아의 보르네오섬, 갈라파고스제도 등이 적도에 위치함.


아!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은 해발 2,744m 인 백두산입니다. 남한을 기준으로 보면 제주도에 있는 한라산의 높이가 해발 1,947.06m로 가장 높습니다. 사실 제주도는 거의 전체가 한라산이 차지한다고 하네요.




두 번째 퀴즈- 그럼 육지에서 가장 먼바다는 어디일까?


육지에서 가장 먼바다란 어떤 육지에서 거리를 측정했을 때도 가장 멀리 떨어진 바다를 말합니다. 어떤 바다 위의 점에서 360'로 거리를 쟀을 때 가장 가까운 거리끼리 비교해 보아야 하죠. 이 위치를 포인트 니모(Point Nemo)라고 합니다. 포인트 니모는 가장 가까운 육지에서도 무려 2,688km 떨어져 있어요.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보다 6배는 먼 거리죠. 니모라는 이름은 라틴어로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인데, 프랑스의 SF 및 모험 소설 작가인 쥘 베른(Jules Gabriel Verne)의 《해저 2만 리》와 《신비의 섬》의 주인공인 네모 선장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해요.

※ 측정(測定 (잴(측), 정할(정)), measurement) : 일정한 기준을 가지고 물건의 양을 수치화하는 행위, 검사는 측정으로 얻은 수치를 일정한 기준과 비교해 결과를 얻는 행위.


참고로, 여러분들이 포인트 니모에 가장 빠르게 가려면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에 가서 속도가 빠른 개인용 보트를 빌려서 태평양으로 출항하는 것이 가장 좋을 거예요. 기상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운이 좋아서 날씨가 아주 맑고 깨끗하다면 15일 정도 걸리면 도착할 수 있어요. 왕복 30일 치 식량과 식수를 가지고 가는 게 가장 큰 일이겠네요.

※ 왕복(往復(갈(왕), 돌아올(복)), round trip) : 갔다가 돌아오는 것. 가기만 하거나, 오기만 하는 것은 '편도'라고 한다. '왕복 10km', '왕복 2시간'은 갔다고 돌아오는 거리나 시간을 합쳐 말하는 것.



이렇게 인간이 사는 곳과 멀리 떨어져 고립된 곳을 '도달불능점(pole of inaccessibility)'이라고 하는데,  인간이 고립될 수 있는 가장 외진 지역을 의미합니다. 바로 포인트 니모처럼 말이에요. 참고로 포인트 니모는 선박들의 항로와는 전혀 무관한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위성 통신 장비 없이 조난당할 경우 다른 배가 발견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 고립(孤立(외로울(고), 설(입)), isolation) : 남과 어울리지 않거나, 도움이 없어 외톨이가 되는 것. 주로 당하는(수동적) 입장에서 '고립되다'라고 표현함. 남에게 시키는(능동적) 것은'고립시키다'라고 한다.
※ 선박(船舶(배(선), 큰 배(박)), ship) : 배와 같은 말이지만, 깊은 바다(대양)를 여행하는 수상 운송 수단을 뜻한다.
※ 항로(航路(배(항), 길(로)), Course) : 배가 다니는 길을 의미하나, 이후 비행기가 개발되면서 항로에 항공로도 포함됨. 배가 다니는 길을 선박항로(Seaway), 비행기가 다니는 길을 항공로(Airway)라고 함.
※ 무관(無關(관계할 (관)), irrelevant) : 관계나 상관이 없다는 의미. 비슷한 말로 '무방(無妨(방해할(방))하다'가 있는데, (방해할 것이 없어서) 거리낄 것이 없어 괜찮다는 의미.
※ 조난(遭難(만날(조), 어려울(난)), Distress) : 비행기나 선박이 파손되거나, 등산 및 여행 중 길을 잃거나 천재지변을 만나는 등 예상하지 못한 사태로 인하여 구조가 필요한 상태에 처한 것. 비슷한 말로 '표류'가 있는데 표류는 (특히 바다 위에서) 정처 없이 떠도는 것을 의미하지만, 조난은 어딘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갇혀있는 것을 의미함.


그렇다면 포인트 니모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바로 국제우주정거장(國際宇宙停車場, International Space Station)에서 일하는 우주인들입니다. 국제우주정거장은 지구의 육지 기준으로 역 400km 상공에 있기 때문에 우주 정거장이 포인트 니모 상공으로 지나게 되면 그 우주인이 포인트 니모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는 거죠.

국제우주정거장 - 러시아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참여한 우주정거장

수명이 다한 위성들은 포인트 니모로 추락하도록 설계되었다고 해요. 포인트 니모는 육지에서 가장 멀고, 배도 거의 다니지 않아 사람이 가장 없는 지역이어서, 인명 피해나 오염 영향이 가장 적은 동시에, 바다 한가운데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위성의 잔해를 수습하여, 우주 기술이 누출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1971년부터 2006년까지 무려 263개 이상의 우주선 버려졌다고 해요.

※ 잔해(殘骸(남을(잔), 뼈(해)), wreckage): 부서지거나 못 쓰게 되어 남아있는 물체
※ 누출(漏出(샐(누), 나갈(출)), leakage): 비밀이나 정보 따위가 밖으로 새어 나감. 비슷한 말로 '유출'이 있는데 '누출'은 의도하지 않게 저절로 이뤄지는 현상이며, '유출'은 다소 작위적이고 인위적인 행위를 말한다.


 



오늘부터 집에서 리모컨을 가져오기 귀찮다면 가족들끼리 거리 계산을 해보세요. 누가 리모컨에 가장 가까이 있는지, 누가 우리 집의 도달 불능점에 있는지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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