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산문
한때는 내리는 비에 어깨 젖는 줄 모르고 그저 빤히 나를 바라보는 얼굴이 좋아서 뛰어가던 어린 날이 있었고, 그 시절의 내겐 너와 같은 공간에서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이 그렇게나 행복했습니다.
예뻐보이고 싶어 새로 한 머리가 괜히 어설프게 보이진 않을까 자상한 얼굴 앞에서 조마조마한 가슴을 숨기기도 했고 마냥 어리숙해보이기 싫어 네 앞에서만큼은 일부러 성숙한 척 했던 그때의 나는 이맘 때 찾아오는 비의 계절에 같이 떠오릅니다.
많은 0과 1을 떠나보내 아득해진 시간 속에서 나는 어른이 되었지만, 보고싶은 얼굴은 더 이상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때 두고 온 앳된 얼굴은 이제 흘러간 시간만큼 몸의 거리도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게 해서 미안합니다. 그래서, 닿을 수 없는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같은 하늘에 있길 바라는 마음에 고이 접어 종이비행기로 띄어 올립니다.
내 종이 비행기가 가장 예쁜 노을이 떠오른 날에 네 품에 부드럽게 안기길 바랍니다. 곁에 있는 날 속에서 항상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