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 만가지의 직업이 존재한다. 우리는 잘 모르는 새로운 세계의 일들이 도처에 깔려 있다. 다만 보이지 않고 어떻게 접촉하는지 알 수가 없으니 존재하는지 존재하지 않는지 모를 뿐이다. 베일에 가려져 있는 직업들이 참으로 많은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사전에는 다음과 같이 직업에 대한 단어의 뜻을 명시하고 있다.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급료를 받고 자기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한 가지 일에 종사하는 지속적인 사회 활동
즉, 먹고사니즘을 해결하기 위한 행위를 직업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라고 바꾸어도 어색하지 않다. 자본주의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사업을 하든 무엇을 하든 결국 급료를 벌어 들이기 위해 무엇인가 행위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내가 하고 있는 일에 가치가 담겨 있는가?
에 대한 우리는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오늘 하루 행했던 행위 자체가 어떤 영향을 만들어 냈는지 어떠한 기록을 남겨 놓았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보니 내가 올해 마지막으로 선택한 이 직업이 여러모로 의미와 가치가 함께 담겨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에 대한 지도를 하면서 나 스스로도 글쓰기의 실력이 덩달아 향상된다. 상호간에 작용으로 인해 집단 지성을 경험하게 되고 새로운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그리고 지금 만나는 아이들의 입에서
와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라고 듣고 나니 왠지 모를 뿌듯함까지 생겼다. 적어도 처음 보는 사람이고 처음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임에도 즐겁게 수업을 마쳤다는 증거가 아닐까라고 혼자 속으로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육체적으로는 뛰어 당겨서 조금은 지치는 감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현재 본사로부터 받는 교육들과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얻는 수업력 그리고 영업력은 어디를 가더라도 내가 얻기 어려운 가치들을 담고 있다. 이에 가치를 통해 얻어지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좀 더 해보고자 한다.
첫째로, 사람에 대한 깊이가 생긴다. 이부분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아이들을 만나면서 생기는 가치다. 소설 속의 주인공을 책에서 만나는 것 마냥 한 사람, 한 사람 소통하면서 상대편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만나게 된다. 새로운 문화충격이 새로운 참신한 생각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이다.
둘째로, 아이들이 1주일만에 성장하는 모습이 너무나 신기하다. 성인들도 글쓰기 연습을 하면 금세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볼 수는 있다. 그런데 아이들의 성장 속도는 가히 압도적이다. 일주일이 지났을 뿐이지만 질문에 대한 답변의 길이가 짧지 않다. 게다가 답변도 자기 주장을 담아서 표현하는 능력이 일치월장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이 느껴졌다.
셋째로, 나 자신이 성장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수업이지만 접하게 되는 글들이 생각 이상으로 수준이 높다. 수준 높은 글들은 사람의 뇌를 자극한다. 글에 대한 연구와 생각을 머리 속에서 씹고 뜯고 맛보다 보니 글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아이들을 가르침과 동시에 나 스스로도 사고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형성됨을 깨닫게 된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말하듯 질문하는 사람이 되어 있음을 알게 됐다. 질문하지 않던 내가 질문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올해 2018년에 선택한 지금의 직업은 많은 부분에 있어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나의 인생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가치가 담겨 있는 일이기에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일이기에 이 일을 조금씩 더 사랑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