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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잡남 Feb 06. 2020

코로나 바이러스, 일상에 대해 감사할 이유들

내가 누려왔던 일상이 사라질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된 지 불과 1달이 채 안됐습니다. 중국의 수산시장은 작년 12월부터 낌새가 있었다는 것을 유튜브를 통해 알았지만, 한국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확진자도 나타나고, 치료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는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연구소에서 빠져나와 생겼다는 이야기도 떠돌아다니고, 동선 파악하느라 중국인 욕하느라 바쁜 사람들을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의 사태를 보면서 든 생각이 있습니다. 내가 누려오던 일상을 어쩌면 누릴 수도 없겠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현재 봉쇄된 도시 우한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지인들의 모습을 보니 그런 생각이 더욱더 들었습니다. 길거리에 바이러스가 있을 것만 같은 상황이라 밖에도 자주 나가지 못하는 중이었습니다.


  1주일에 2번 가정당 1명만 바깥을 나올 수 있는 시스템으로 모든 것이 변한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불과 2달 전까지만 해도, 밖에서 식사를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텐데 말이죠.


  오늘은 이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나누고자 합니다.







소소하게 누리던 즐거움에 대해 감사하자





  길거리에서 천 원주고 사 먹던 붕어빵, 조용한 곳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 친구들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점, 저렴한 가격에 놀 수 있는 만화방, 소소하게 즐기던 산책...


  여러분의 소확행은 무엇인가요? 아마도 각자가 누리는 소확행은 다를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내가 자주 가던 카페에 퍼진다면 바로 문을 닫게 될 것입니다.


  동네에 확진자가 늘어났다면, 산책은 불가합니다. 음식점도 마찬가지입니다. 확진자가 다녀간 순간, 바로 소독에 들어가게 됩니다.


  물론, 한국은 중국과 다르게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기에 소독을 하고 방역을 하고 나서 음식점에 다시 들어는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안감에 위축이 되고, 불안감에 초조해져서 쉽사리 즐기는 것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혼자가 될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지금은 우리 모두 각방에 갇히게 됩니다. 병이 나을 때까지 치료실을 빠져나올 수가 없습니다.


  있을 거 다 있고, 필요한 것은 대부분 제공은 해주어서 그나마 지낼만하다는 기사를 보기는 했습니다. 그렇지만 과연 그렇다고 해서 행복하다고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한 공간 안에서만 2주 동안 갇혀 지낸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저는 1주일만 같은 공간에 갇혀 있다면, 답답함을 넘어서서 슬픈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바깥바람도 쐬고 싶고, 집에서 뒹굴거리고도 싶기 때문입니다.


  혹은, 도서관 가서 책 한 권도 마음대로 읽어 보고 싶고, 커피도 마시고 싶을 겁니다. 친구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겁니다. 그러나 바이러스 보균자가 된 순간 기간이 얼마나 되었던지 간에 움직일 수 없게 됩니다.


  친구도 가족도 그 누구도 얼굴을 마주할 수가 없습니다. 온라인상으로 이야기를 나누니 그나마 낫겠지만, 그 자체도 한계점이 존재합니다.




가족과 친구로부터 떨어져 지내게 된다는 것...



  솔직히 커피야 안 마시면 그만이고, 먹을 것도 먹기만 하면 죽지는 않으니 괜찮습니다. 사람이 가장 괴롭고 비참하고 슬픈 생각이 드는 순간은 바로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나지 못할 때 일어납니다.


  대부분 해외에서 교포로 살아가는 분들이 적응을 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오는 이유가 향수병에 걸리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사시는 분들은 자유롭게 돌아와서 보면 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보균자들은 자유롭지 못합니다. 부모님 얼굴을 볼 수가 없습니다. 아니 얼굴은 보는데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도 말 못 할 겁니다.


  친구들과 함께 가던 찜질방도 가고 싶을 것이고, 추억의 장소도 방문하고 싶을 겁니다. 가정이 있다면, 아이들과 함께 놀이동산도 가고 싶겠죠.


  어쩌면 주말에 놀러 가자는 약속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썰매도 타고 동물원도 가고 말이죠. 바이러스가 대한민국 땅에 퍼지기 시작했고, 침투를 했습니다. 우리의 일상들도 조금씩 야금야금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번 바이러스가 하루 바삐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는 봅니다. 큰돈을 벌겠다는 욕심을 많이 가지고 살아왔는데, 그보다도 내가 누리고 있던 하루를 온전히 보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랄 뿐입니다.

  바이러스 따위가 그리고 그 어떤 누구의 계략으로 우리의 하루를 빼앗기고 있는 것이 저는 조금 억울합니다. (물론, 저야 묶여 있지 않으니 어디든 갈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경직되어 있다는 것은 쉽사리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누리던 그 하루를 자유롭게 누릴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의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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