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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선 Feb 15. 2024

목소리에도 복(福)이 있나니.

복(福)을 부르는 습관 갖기

엄마는 말씀하셨다. 

'목소리에도 복(福)이 있다고'

어려서는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지만 지금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을 한다.


"어머니~~ 어디가 아프셔?"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어. 온몸이 다 아파. 아이고~ " 

(나이가 들수록 아이가 된다는 것은 맞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이곳저곳 아프다며 어리광을 부리신다.)

"그러셔? 아픈데 어딘지 다 말하셔. 치료해 드릴 테니.."

허리가 아파서 집 근처 한의원을 찾았다. 

기대 반 의심 반(?) 걸린 간판만 보고 처음 찾아간 한의원 원장님은 젊은 남자분이다.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정도?

몇 번 가서 치료를 받았다.

오늘도 원장님의 활기차고 약간은 우스꽝스러운 목소리에 기분이 좋아진다. 

편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이것저것 물어도 친절하게 답해주신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리 같은데? 어디서 들었더라? 

곰곰 생각해 보다 알아냈다.

추억의 90년대 만화 영화(날아라 슈퍼보드)에 나오는 저팔계 목소리다.

목소리 톤과 뉘앙스가..  비슷하다. 저팔계 목소리를 흉내 내는 것은 아닐 텐데... 

"어디가 아프셔?" 할 때는 많이 똑같다. 연세 드신 환자에게는 이런 목소리가 일상이다.

약간은 장난치듯..  자식이 부모님을 어르고 달래듯!  그렇다고 거부감이 들지는 않는다.

여러 번 들으니 재밌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하마터면 이렇게 말할 뻔했다.

"선생님, 목소리 너무 좋아요. 재밌고요. 저팔계 목소리 같아요."라고... 꾹 참으려니 웃음이 나온다.

(외모는 절대 저팔계가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추억의 만화 영화 '날아라 슈퍼보드'

자주 가는 식육점(고깃집)에는 명랑 아가씨가 있다. 젊은 청년 몇 명이 있는 데 그녀가 홍일점이다.

명랑 아가씨는 내가 지어준 별명이다. 

언제나 목소리 톤이 높고 밝아서 기분을 좋게 하기에 붙여준 것이다.

"어서 오세요~ 오~~  맛있게 드세요~ 오~~"

항상 말끝을 올리는데... 명랑 쾌활하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처졌던 기분도 업된다.

그래서인지 식육점은 유독 손님이 많다.


한 번은 택시를 탔는데..  기사분의 목소리가 참 좋다.

목소리 톤도 좋고 편안함을 준다. 친절함이 묻어있어서 더 좋게 느낀 것 같다.

칭찬은 아껴서는 안 되는 법!

"기사님, 목소리가 참 좋으시네요. 목소리에도 복(福)이 있다는데... 복 많이 받으실 것 같네요."

"아~~ 그래요? 감사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기사님도 춤추게 했다. 빈 말이 아니고 정말 목소리가 좋은 분이셨다.


엄마는 (내) 남편의 목소리가 좋다고 했다. 

첫 대면을 전화로 했는데.. 얼굴은 못 봤지만 목소리가 남자답고 편안하고 좋았다면서 

지금도 얘기를 하신다. 

목소리에도 복(福)이 있다는 것을 믿으시는 분이라 더 좋게 느끼신 것 같다.

남편은 자신의 목소리는 장모님한테 인정받은 목소리라며 우쭐해한다.


목소리가 좋은 사람은 매력적이다.

목소리 관상은 '사람의 속마음과 기질을 알아보는 데 매우 중요하게 판단하는 관상법'이라고 한다.

관상을 볼 때 중요하게 보는 요소 중 하나가 그 사람의 목소리라는 것이다.

하버드대학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청중의 80프로 이상은 말하는 목소리만 듣고도 신체적, 성격적 

특성을 규정짓는다고 한다. 공감이 가는 결과다.


누구에게나 호감과 신뢰를 줄 수 있는 목소리는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좋은 목소리와 나쁜 목소리의 차이는 무엇일까?

좋은 목소리는 자신감 있고 편안함과 신뢰를 주는 목소리, 명랑. 쾌활하고 밝은 목소리다.

자신감도 없고 축 처진 힘 빠진 목소리는 별로다. 듣는 사람의 기분까지 처지게 만든다.

명랑, 쾌활한 목소리를 가진 사람은 상대의 기분도 좋게 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다.

나쁜 목소리는 가식적이고 힘이 없는 목소리, 징징대거나 짜증 섞인 목소리다. 

말이 너무 많은 것도 가벼워 보이고 신뢰를 주지 못한다.

지인 중에는 항상 짜증 섞인 목소리를 내는 분이 있었다. 얼굴 표정과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있어서 

먼저 말을 걸기도 어렵고 그 목소리를 듣는 것도 부담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평생을 돈이 없다며 징징대던 목소리의 지인도 결국 돈복을 누리지 못하고 가셨다.


좋은 목소리를 타고나는 것은 복(福)이다.

선천적으로 목소리가 좋으면 그 방면의 직업을 가질 수도 있다. 

성우, 배우, 가수 등등 타고난 福(목소리)로 먹고사는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좋은 목소리가 꼭 타고나는 것만도 아니다.

목소리는 후천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말투와 표정, 톤을 바꾸려고 노력한다면 

누구나 좋은 목소리를 가질 수 있다.

내 목소리가 자신감과 신뢰, 밝은 에너지를 준다면 그것이 복(福)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좋은 목소리를 내는 습관으로 바꾸어나가면, 인생도 바뀔 있을지 모른다. 

목소리에도 복(福)이 있나니..  그 복(福)을 불러들이는 습관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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