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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선 Nov 18. 2024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주고 싶나요?

 

사랑하는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주고 싶나요?


얼마 전, 아들의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직 60도 안된 나이에 뇌종양으로 고생하시다 그렇게 되신 것 같다.

안타깝게도..

부고소식을 알리며 아들은 말했다.

"친구 부모님들 중에 엄마 아빠가 제일 건강한 것 같아."

"그래? 친구 부모님들이 건강이 안 좋은 분이 있으신가 보네. 벌써 그러면 안 되는데..

 이제 조금 여유 있게 즐기시면서 사셔야 할 나이인데.. "

또래들과 부모의 건강얘기도 하는 모양이다. 

"엄마 아빠가 건강해야지 너희들에게 부담이 안되지..  더 열심히 운동해야겠네."

아들과 친구는 20대 후반, 부모는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 정도다.

100세 시대에 아직 아파서는 안 될 나이지만.. 이곳저곳 아픈 곳이 생긴다.

나와 친구들도 만나면 늘 건강얘기가 먼저다.

'무슨 약을 먹네. 병원을 갔다 왔네.. 어쩌네.. 병원 가는 게 무섭다. 

 건강검진 결과받는 게 성적표 받는 것 같다' 

해마다 먹는 약의 개수도 늘어만 간다.


나는 아직까지 걱정할 정도의 큰 병치레 한 것 없고(물론 출산과 맹장수술 등 사소한 입원은 있었지만)

먹는 약도 한 가지뿐이라는 것이다.

부모님이 80을 훌쩍 넘기신 나이에도 큰 병 없이 무탈하신 것도 복(福)이다. 

당신들도 그렇고 자식들의 걱정거리도 덜어줬으니 감사할 뿐이다. 

건강하시기에 그렇다. 

부모님의 건강체질을 물려받은 것도 복(福)이고

건강유전자를 내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 있어서 그 또한 감사하다.


모처럼 가족 외식을 했다. 

집 근처 고깃집이다.

집 근처 고깃집

서빙을 해 주는 젊은 사장님이 인심도 좋고 음식도 맛있다. 

서비스도 이것저것 챙겨주시고..

오랜만의 4인 가족이 합체(?)라 음식도 더 맛있고 얘기도 많이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사장님이 고기를 구워주면서 기분 좋은 얘기도 건네주신다.

"참 화목해 보이세요. 아버님도 자상해 보이시고... 저희 아버지는 그렇지 않은데..."

"그렇게 보이세요? 아~~ 공 감사해요. 다음에 또 올게요."

처음 본 사장님이 좋게 봐주시니 감사하고 더 기분이 좋아진다.


가끔 아들에게도 물어봤다.

"엄마 아빠 사이가 좋은 거 같아? 어때? 아들 보기에.."

"엄마 아빠 정도면 사이가 좋은 거지." 

아들의 확답을 들으며 이 정도면 우리 부부는 사이가 좋은 걸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어려서부터 화목하지 못한 부모님을 보며 자랐다.

"부모님처럼 살 바에는 결혼을 하지 않겠다."

다짐도 했었다. 

아버지 같은 남편은 만나지 않으리라! 울 엄마 같은 아내는 되지 않으리라!


인생 전부가 내 맘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매 순간의 선택은 나의 몫이다.

30년 전의 선택(남편)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 

따뜻한 말과 표현을 할 줄 알고 아이들에게 자상한 아빠, 성실한 남편이다. 

또 남편자랑했다고 혼나려나? 팔불출 소리 듣는다고.. 아무튼 그렇다.


사랑하는 자녀에게...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사랑하는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줄까? 고민하게 된다.


돈?

여력이 된다면 돈도 물려주면 좋겠지!

맨 땅에 헤딩하며 시작해서 지금껏 용쓰며 살아온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조금이라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다. 

자식들 살아가는 데 작은 마중물이라도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부모 마음이다.

그러나, 우리의 노후를 위협할 정도의 돈을 물려줄 생각은 없다.

딱 생각한 만큼만 줄 것이라고 아들들에게도 약속을 해 둔 상태다. 

물론 부모 마음에 더 줄 수 있으면 주고 싶다. 

그러나 미리부터 과한 기대를 갖게 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다만, 우리(부모)의 노후에 대해서는 자식들이 1도 걱정하지 않게 준비할 것이다.


진정으로 물려주고 싶은 두 가지는 건강과 부모의 행복이다.

건강한 유전자를 물려줬으니 잘 관리하도록 독려할 것이다.(물론 관리를 잘하는 것은 아이들의 몫이고) 

그다음은 부모의 행복이다.

행복하지 않은 부모의 모습을 바라보는 자식의 마음은 불안과 걱정이 많다.

지금도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안타깝고 걱정이 앞서는 자식의 마음이다.

남은 여생 행복하게 재밌게 잘 지내시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

자식의 욕심일까?

내 자식들에게는 행복한 부모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며 살고 싶다.

부모가 행복해야 자식도 행복하다고 믿는다.

부모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물려줘야 

자식들도 그대로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

잘 사는 것은?

돈이 많다는 것이 아니고 (돈이 많은 것은 부자)

사이가 좋다는 것이다는 그 말대로 잘 살고 싶다.


당신의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주고 싶나요?



지금 행복하자.

happy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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