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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호 Aug 20. 2017

떠난 남자, 놔줘라

서로를 위해서 

연애와 사랑을 하면 그런 사람들이 있다. 상대편이 내가 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뭐든 해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스타일의 사람들 말이다. 뭐랄까, 꼭 부모님같이 자신의 자식들이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아줬으면 하고 기대를 하고 커트라인을 그리고 성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그치는 부모들처럼. 이런 식으로 부모가 강자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다그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끌고 가려고 하다 보면 부작용이 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행복하지도 행복한 삶이 뭔지도 모르고 가슴속에 화만 품고 살아가기도 한다. A양의 이런 경우에 속해 보인다. 




연인 사이에도 알력 다툼이 있다. 남자가 주도권을 쥐느냐 여자가 주도권을 쥐느냐를 가지고 서로 말을 하진 않지만 팽팽한 자존심 싸움을 한다. 연애한 지 3달을 넘기고 1년을 넘기고 결혼을 해도 둘 중에 한 명이 주도권을 포기하거나 적정한 선에서 물러서지 않는다면 이 주도권 싸움은 절대 끝나지 않는다. 주도권 싸움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서로의 자존심을 심하게 다치지 않게 하는 선에서 하는 게 중요한 것이다.



 A양은 자신이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본인은 남자 친구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사랑을 못 받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거기에 남자 친구가 A양의 말을 듣지 않으면 하지 않아야 될 말들로 상처를 준다. 벌을 준다는 거랄까. 자신도 모르게 가슴에 찬 화를 풀고 남자 친구가 자신의 말을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에 남자 친구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상처받게 한다. 이게 계속 싸움을 번지게 하고 커지게 하는데서 끝이 나면 좋겠는데 보통 이런 식으로 연애를 하게 되면 상대편이 지치고 질려서 떠나는 게 다반사다.




남자 친구가 A양의 강아지에 대해 나쁘게 이야기했다고  남자 친구에게 사과를 하라고 했듯이 남자 친구도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고 그 중요한 삶의 부분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해줘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A양도 이걸 모르는 건 아니기에 처음에는 남자 친구도 개인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는 걸 이해해 주는 듯했다. 이런 부분을 분명 납득하고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남자 친구가 떠나기 전에 더 같이 있어주면 안 되냐고 말한다. 물론 남자 친구는 원래 계획했던 게 있으니 안 된다고 했을 거고 거기에 A양은 또 화를 냈다. "날 사랑한다면서 이것 하나 못 해줘? 내가 큰 거 바랬어?" A양의 마음이 이렇다. 



뭔가 A양의 원하는 대로 A양 위주로 남자 친구가 행동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거다. 그리고 사랑은 무기가 아니다. 날 사랑한다면 이걸 해줘, 이걸 해줘야만 네가 날 사랑하는 걸 증명할 수 있어. 사랑을 인질로 삼고 남자 친구를 몰아붙이지 말자. 사랑을 인질로 잡은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은 그 인질이 내 마음속에 있는 게 아니라 상대방 마음속에 있다는 거다. 인질이 된 사랑이란 마음이 약해지는 순간 인질의 가치도 떨어진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인질로 잡는 건 절대 하지 말자. 




사랑은 당연히 하고 같이 있고도 싶은데 해야 할 일을 못 하게 하는 여자 친구를 보면 할 말이 없어지고 화도 난다. '얘는 나를 이해 못 해주나?' 남자도 이런 생각을 한다. 여자 친구가 함께 있어 달라고 할 때 함께 안 있어주는 남자 친구는 없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남자 친구를 붙잡고 집에 못 가게 하는 A양이 이해가 가겠지만 남자 친구는 남자 친구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그런 남자 친구를 붙잡고 못 가게 하고 결국 같이 있어주게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게 A양의 성미다. 이런 식으로 계속되다 보면 남자 친구는 할 말이 없어지고 화가 나고 마음도 떠난다. 당연하다. 



만약 A양의 남자 친구가 A양에게 "날 사랑하면 네가 싫어하는 일도 서슴지 않고 해줘"라고 부탁한다면 무슨 마음이 들겠는가? "우린 사랑하니까 아무 데도 가지 말고 나와 함께 있어."라고 A양을 붙잡고 놔주지 않으면 A양은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남자 친구는 A양의 자식도 아니고 부모도 아니도 전적으로 A양의 행복을 전담으로 책임지는 사람이 아니다. 노예가 아닌 A양의 남자 친구다. 서로 사랑을 주고받고 서로가 져주기도 하고 이기기도 하며 해야지 A양의 무조건적인 사랑 요구 당연히 남자 친구를 지치게 한다.   




솔직히 지금 상황에서 A양이 남자 친구를 잡으려는 의도도 의심이 된다. 그저 떠난 남자 친구를 자존심 때문에 잡고 싶은 건지 아니면 누군가가 자신을 떠났다는 걸 못 견디고 있는 건지. A양 스스로도 잘 생각해 보길 바란다. 그리고 떠나서 잠수까지 타버린 남자 친구 생각도 좀 해주길 바란다. 그 자존심 쌔고 A양 말을 다 들어주려고 했던 남자가 잠수까지 타고 A양을 안 보려고 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이런 상황에서 A양이 할 일은 별로 없다. 아무리 연락을 하고 통화를 시도해 봤자 A양의 행동이 남자 친구 눈에 예뻐 보일 리 없다. 그저 남자 친구의 화가 풀릴 때까지 기다리길 바란다. 그런 뒤 다시 연락했음에도 남자 친구가  A양을 받아 줄 용의가 없다고 한다면 깨끗하게 잊고 다른 남자 친구를 찾는 게 A양에게도 좋을 듯하다. 




그리고 이 글을 자세히 읽었다면 A양이 고쳐야 할 점이 무엇인지 잘 알 것이라 생각이 든다. 사랑을 하는 건 내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 하는 게 아닌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아직 A양이 젊고 연애경험이 많지 않을 나이 이기에 이런 실수를 할 수 있다. 연애경험을 조금 더 하다 보면 깨달을 수도 있고 못 깨달을 수도 있지만 깨닫게 되면 좋겠다. 만약 지금의 이런 행동과 마음을 계속 안고 가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왜 자꾸 남자들은 나를 떠나지?'라는 고민을 하는 A양을 발견할 수 있다. 



아니면 정말 A양 눈에는 차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마음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순종적인 남자만을 찾게 되던가. 재회하는 방법을 물어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답이 없다. A양의 성격을 보면 남자 친구가 돌아와도 다시 또 반복, 무한반복적인 싸움만 할게 눈에 뻔히 보인다. 우선 남자 친구를 잡기 전에 정말 자신이 무엇을 고쳐야 되고 어떤 점이 문제인지 이성적으로 생각할 시간을 스스로 갖기를 바란다. 


https://www.bookk.co.kr/book/view/20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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