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by 고호

다음 날도 우리는 또 구직에 실패했는데, 운이 바뀌기 3주 전이었다. 나의 200 프랑이 방세 문제 만큼은 해결해 주었지만, 다른 모든 것들은 나빠질 수 있을 만큼 나빠지고 있었다. 보리스와 나는 매일같이, 지치고 피곤한 몸으로 아무것도 얻지 못하면서도, 한 시간에 2 마일씩 사람들을 해치며 파리를 헤매고 다녔다. 하루는, 기억하기론, 센 강을 열한 번이나 왕복하기도 했다. 몇 시간이고 출입구 앞에서 어슬렁거렸고 관리자가 밖으로 나오기라도 하면, 모자를 손에 감싸쥐고는 그에게 가까이 다가 싹싹하게 굴었다. 우리는 언제나 똑같은 대답을 들어야 했다. 다리를 저는 사람과 경험이 없는 사람은 원하지 않았다. 한 번은 거의 일을 구할 뻔도 했다. 관리자와 말을 하는 동안 보리스는 똑바로 서있었고, 지팡이로 몸을 지탱하고 있지 않았다, 관리자는 보리스가 절룩거리는 걸 알아채지 못했다. '좋아, ' 관리자가 말했다, '지하 창고에 두 명이 필요해. 자네 둘이 할 수 있을 것 같군. 안으로 들어오게.' 그러고는 보리스가 움직이자, 속임수는 발각됐다. '아, ' 관리자가 말했다, '자네 다리를 저는구먼, 유감일세-'


우리는 중개소에 이름을 올려놓고 구인광고를 쫓아다녔다. 사방으로 걷는 일은 우리를 더디게 만들었다, 그렇게 모든 일을 꼭 30분 차이로 놓치고 마는 것 같았다. 한 번은 화물차 청소 일을 거의 잡을 수 있을 뻔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가서 프랑스 사람을 선호한 그들은 우리를 거절했다. 다른 한 번은 일손을 필요로 하는 서커스 광고를 보고 찾아가기도 했다. 벤치들을 옮기고 쓰레기를 치우고, 공연을 할 때는 두 통에 올라서서 사자가 다리 사이로 지나가도록 하는 일이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땐, 명시된 시간보다 한 시간 전이었음에도, 이미 50 명 정도의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확실히, 사자들에겐 사람들을 모이게 만드는 어떤 매력이 있다.


몇 달 전 등록해 두었던 중개소에서 한 이탈리아 신사가 영어 과외를 구한다는 전보를 보내왔다. 전보는 '즉시 채용'과 시간당 20 프랑을 약속하고 있었다. 보리스와 나는 절망에 빠졌다. 정말 괜찮은 기회였음에도 잡을 수가 없었다, 팔꿈치가 다 헤진 코트를 입고 중개소에 갈 수는 없었다. 그러다가 보리스의 외투를 내가 입으면 된다는 생각이 떠올랐다-내 바지와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바지가 회색이었기에 조금 떨어져서 보면 플라넬 바지로 보일 듯도 했다. 외투가 너무 커 단추를 잠글 수가 없어 손을 언제나 주머니에 넣어둬야 했다. 급히 나갔고, 70 상팀을 중개소 가는 버스비에 헛 돈을 쓰게 된다. 내가 도착했을 때야 이탈리아인이 마음을 바꾸고 파리를 떠났다는 걸 알게 됐다.


보리스는 내게 호텔 하예스에 가서 짐꾼 자리를 알아보라 제안했다. 나는 아침 네 시 반 즘에 그곳에 도착했는데 일들이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을 때였다. 중절모를 쓴 작고 뚱뚱한 남자를 보고는 그에게 다가가 일을 부탁했다. 대답도 전에 내 오른손을 잡고 손바닥을 어루만졌다.


'자네 힘 좀 쓰나. 응?'그가 말했다,


'아주 잘 씁니다.' 진실되지 않게 말했다.


'좋아, 저 상자를 들 수 있는지 보자고.'


감자로 가득 찬 거대한 광주리였다. 나는 광주리를 잡자마자 깨달았다, 드는 걸 떠나서, 나는 상자를 움직일 수 조차 없었다. 중절모를 쓴 남자를 그런 나를 보고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고는 등을 돌렸다. 난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다. 어느 정도 떠나 왔을 때 뒤를 돌아보았다, 네 명의 남자가 상자를 수레에 싣고 있었다. 거진, 300 킬로그램은 했을 것이다. 그 남자는 나를 쓸모없게 보고는, 이런 방식으로 나를 돌려보낸 것이다.


가끔 보리스가 희망에 차 있을 때는, 50 상팀짜리 우표를 사서 예전 애인들에게 편지를 돌렸다, 돈을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그중 단 한 명만이 답장을 해왔다. 그 여자는, 그의 애인이었던 것도 있었지만, 그에게 200 프랑을 빚지고 있었다.


보리스는 도착해 있던 편지를 보고 필체를 알아보자마자 희망에 차 날뛰었다. 우리는 편지를 움켜쥐고 편지를 읽기 위해 방으로 뛰어 올라갔다, 마치 사탕을 훔친 아이들 같았다. 보리스는 편지를 읽고 나서, 조용히 나에게 넘겼다. 이렇게 쓰여 있었다.



나의 사랑스러운 작은 늑대에게,


예전 완벽했던 사랑의 날들과 당신의 입술을 내 입술로 받아내던 그 사랑스러웠던 키스들을 추억하게 해주는 반가운 편지를 얼마나 기쁜 마음으로 열었는지요. 그 기억들은 영원히 내 심장 속에 남아있답니다, 마치 죽은 꽃들의 향기처럼 말이에요.


요청하신 200 프랑은 말이에요, 드릴 수가 없어요. 모르실 거예요, 소중한 그대, 당신의 곤란한 사정을 들었을 때 제가 얼마나 제가 슬퍼했는지. 하지만 어쩔 수 있겠어요? 너무도 슬픈 일이지만 삶은 우리 모두에게 문제를 안겨준답니다. 저 또한 제가 가져할 문제가 있었지요. 제 여동생이 아팠었어요.(아! 가여운 것,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제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을 의사에게 치료비로 내야만 한답니다. 한 푼도 남지 않았어요. 우리도, 너무나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답니다.


용기를 내세요, 나의 작은 늑대, 언제나 용기를 내셔야 해요! 잊지 마세요 힘든 날들은 절대 영원하지 않아요, 끔찍해 보이는 일들도 결국엔 사라질거에요.


믿어주세요, 나의 소중한 그대, 언제나 당신을 기억하고 있을 거예요. 당신에 대한 사랑을 절대 멈추지 않을 저의 포옹을 받아주세요.


이본느



편지는 보리스를 크게 실망시켰고 그는 곧장 침대에 누워버렸다, 그리고 그 날은 일 찾기를 다시 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내 60프랑으로 2주를 버틸 수 있었다. 나는 식당에 가는 척하기를 그만두었고 우리는 내 방에서 식사를 하고는 했다, 한 명은 침대에 다른 한 명은 의자에 앉았다. 보리스는 2프랑 정도 보탰고, 나는 3,4프랑 정도를 보탰다, 우리는 빵, 감자, 우유, 그리고 치즈를 사서는 알코올램프로 국을 끓였다. 우리에겐 냄비 하나, 커피 그릇 하나, 숟가락 하나가 있었다. 매일 누가 냄비에 먹을 것인지, 커피 그릇에 먹을 것인지에 대한 품격있는 논쟁이 벌어졌다.(냄비가 더 많이 담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매일 같이, 속으로 화를 삼켰지만, 보리스는 언제나 먼저 이 품격있는 논쟁에서 이기기를 포기하고는 냄비를 가져갔다. 가끔은 빵이 더 있을 때도 있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다. 우리의 옷은 지독히 더러워져있었다, 나는 목욕을 한 지 3주가 지났었다. 보리스는, 그가 말하길, 목욕을 못 한지 한 달이 되었다고 했다. 모든 걸 견딜 수 있게 해준건 담배였다. 담배만큼은 정말 많았다, 얼마 전 보리스가 군인 한 명을 만났는데, (군인들은 담배가 공짜로 주어진다) 20,30 갑 정도를 갑 당 50 상팀에 사두었다.


이 생활은 나보다 보리스에게 더 최악이었다. 바닥에서 자고 걷는 일은 그의 등과 다리를 쉴새없이 고통스럽게 했다 그리고 엄청난 러시아인의 식욕은 그를 굶주림의 고통에서 시달리게 했다, 그럼에도 절대 그가 야위어 가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대체로 그는 놀랍도록 밝은 사람인데다 희망을 갖는 거대한 능력이 있었다. 보리스는 자기를 지켜주는 수호성인이 있다고 진지하게 말하고는 했다, 상황이 정말 좋지 않을 때는, 종종 수호성인이 2 프랑을 그곳에 떨어뜨려 두었을 것이라고 말하며 배수로를 살펴보고는 했다. 하루는 그 러시아 식당이 가까운 로열 거리에서 둘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그 식당에 가서 일자리를 부탁하려 하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보리스가 메들린 성당에 들어가기로 마음을 먹고는 수호성인에게 바치는 50 상팀짜리 초를 태웠다. 그렇게 성당을 나와서는, 안전한 편을 들어야 한다며 불멸의 신들에게 바치는 희생양인 50 상팀짜리 우표에 성냥장엄하게 불을 붙였다. 아마도 불멸의 신들과 성자들은 함께 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좌우간, 일자리는 얻지 못했다.


가끔씩 어떤 아침에는 보리스는 지독한 절망감에 무너지고는 했다. 그는 침대에 누워 거의 흐느껴 울며 같이 사는 유대인을 저주했다. 최근, 이 유대인은 매일 보리스에게 줘야 하는 2 프랑에 예민해져 있었다, 게다가 더 최악은, 견디기 힘든 후원자처럼 뽐을 낸다는 것이었다. 보리스는 내가 영국인이기에, 러시아인이 유대인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게 얼마나 큰 고문인지 상상도 못 할 거라고 했다. 유대인이라고, 친구, 뼛속까지 유대인! 이 놈은 부끄러움도 느낄 체면 조차 없다고. 생각해 보게 이 내가, 러시아 군대의 대위였던 내가- 내 말해 줬었었나, 제 2 시베리아 소총 연대의 대위라고? 그래, 대위 말일세, 내 아버지는 대령이셨지. 내 꼴을 보게, 유대인의 빵 덩이를 먹고 있다니. 유대인의...


'내 유대인이 어떤지 말해주지. 한 번은, 전쟁 초기 몇 달간 이었는데, 우리는 행군을 하고 있었다네,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어느 마을에서 멈추어 섰지. 배신자 유다처럼 붉은 수염을 한 불쾌한 유대인 한 명이, 내 임시 막사로 살금살금 기어 들어오더군. 무슨 일이냐고 내가 물었지. '대위님', 그가 말하길, '제가 대위님을 위해 여자 한 명을 데리고 왔습니다, 아주 예쁘장한 17 살 짜리 여자아이입니다. 50 프랑 밖에 하지습니다.' '고맙네, ' 내 말했지, '데려 가게, 병 따위는 걸리고 싶지 않아.' '병이라뇨!' 유대인이 외치더군, '이런, 대위님, 그런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제 딸이니 말입니다!' 이런게 바로 유대인이 가진 국민성이라네.


'내 말 한 적이 있던가, 친구, 옛날 러시아 군대에선 유대인에게 침을 뱉는 걸 무례라고 여겼다는 걸? 그랬지, 우리는 러시아 장교들의 침이 그렇게 낭비되기엔 정말 소중하다고 여겼다네.' 이런 식으로 말했었다.


그 당시의 보리스는 밖에 나가 일을 찾기에는 자신이 너무 아프다고 빈번히 선포하고는 했다. 그는 저녁때까지 벌레로 뒤덮인 회색 이불속에 누워 담배를 피우며 때 지난 신문을 읽고는 했었다. 가끔은 둘이 체스를 두었다. 우리는 체스판이 없었기에 말들의 움직임을 종이에 적었다. 그러다 후에 포장지 상자의 한 쪽면으로 체스판을 만들었고, 말들은 단추나, 벨기에 동전 같은 걸로 했다. 보리스는, 많은 러시아인들이 그렇듯, 체스에 대한 열정이 넘쳤다. 그의 말로는 체스의 규칙은 사랑이나 전쟁의 규칙과 똑같다 했고, 만약 이 중 하나에서 이길 수 있다면 다른 것들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체스판만 있다면 배를 곯아도 개의치 않는다고도 했는데, 내 경우에는 절대 해당되지 않는 말이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