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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연애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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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호 Feb 03. 2018

연애상담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

그 사람이 돌아오지 않을지라도


사실, 어떻게 상담을 해야 할지 난감한 사연들이 꽤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헤어진 연인과 어떻게 하면 다시 만날 수 있냐는 질문을 받을 때이다. 이 질문은 연애의 할아버지 아니 신이라고 해도 이렇게 하면 떠나간 연인이 돌아 올 것이다 라고 답변을 못 해 줄 듯 하다. 누군가는 돌아와 달라는 한 마디에, 미안하다는 한 마디에, 사랑한다는 한 마디에 재회하여 다시 연애를 시작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집 앞에서 기다리고 선물을 주고 편지를 쓰고, 온갖 정성을 쏟아도 스토커 취급을 받으며 재회를 못 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 마음이 그리 쉽게 예측이 가능하고 자로 잰듯 일정하게 재단되어 있었다면, 아마 세상에 존재하는 수 많은 남녀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직업을 잃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R양의 경우는 R양이 이별을 고한 상태다. 하지만 이별을 고하고 난뒤 남자친구 없는 삶은 생각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본인의 모습을 발견했다. 남자친구의 태도나, 행실을 보아 R양이 헤어지고 뒤도 안 돌아봐도 R양의 남자친구가 R양에게 할 말이 없는 상태다. 그런 남자친구를 잊지 못하고 다시 만나고 싶어 하지만, 남자친구가 거절을 하고 있다. R양에게 너무 큰 잘 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한 R양의 남자친구는 각자의 시간을 갖기를 원했고, 시간이 지나 두 사람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 때가서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R양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했다. 잘 못은 R양의 남자친구가 저질렀고, 이별을 고한 것도 R양인데 마음이 더 힘들어진 건 R양이니, 연애라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이 도통 알 수 없는 그 무언가임은 확실해 진 듯 하다.


R양은 남자친구가 없으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하고 있고, 남자친구와 겪은 지난 일은 모두 잊고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만이 앞서고 있을 수 있다. 남자친구가 옆에 없는 지금 이 순간순간이 너무 고통스럽고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하루 하루가 불행의 연속처럼 느껴지고 있을 수도 있다. 자신이 잘 못 한 것도 없는데, -R양의 실수가 완벽히 없다고는 말하기는 그렇다.- R양의 마음이 더욱 황폐화되고 불행해지니 이렇게 난감한 상황이 어디 있으랴. R양을 잃고 속상한 마음에 술로 지세우는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며 고소해 해도 누가 뭐라고 하지 못 할 상황임에도 말이다. 


길게 이야기 할 것도 없다. R양이 말 했듯, R양의 진심을 남자친구에게 전하는 수 밖에 없다. 직접 얼굴을 보고 하는게 가장 좋을 듯 하지만, 편지도 좋고 전화도 좋을 듯 하다. 어떤 방법이든 R양의 진심이 가장 잘 전달 될 수 있는 방법이면 된다. 


너무 미워 이별하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지만 잃고나서 보니 얼마나 사랑했는지,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앞으로도 더욱 사랑하며 함께 있고 싶다고 먼저 말을 하자. 자존심이 걸릴 수도 있고, 자신이 잘 못 한 것이 없음에도 이런 말을 먼저 해야 되는 상황이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차마 여자의 입장에서 잘 못 한 남자에게 지고 들어가는 상황을 만들기 싫을 수도 있다. 하지만 R양에게 남은 건 두가지 방법이다. 남자친구의 말을 따르고 훗날의 결과에 R양의 미래를 담담히 맞기는 것과, 지금 당장 R양의 진심어린 마음을 남자친구에게 전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따르는 것,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수 밖에 없어 보인다. R양의 현재 마음으로는 두 번째 방법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R양이 지금 당장 죽겠고, 남자친구가 없음에 너무 힘든데 가릴 것이 무엇이겠는가.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함에 있어-만약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 자존심 따위는 잠시 잊도록 하자. 


사랑은 원수에게도 베풀라고 누군가가 말했었다, 하물며 자신이 평생을 사랑하고 아끼고 싶어하는 남자의 허울을 감싸주고 힘들어 하는 마음을 보듬어 주며 자신의 사랑을 주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 하등 문제가 될리 없다. 하지만, R양이 두번째 방법을 선택하고 실행에 옮겼음에도 남자친구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때가서는 두 사람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는게 좋지 않을까 한다. 한 번 거절을 하면, 두 번째까지는 다시 해 볼 만하다, 하지만 세 번까지라면 남자친구의 마음과 두 사람의 관계가 제대로 흘러가고 있는지에 대한 고심을 해 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결과를 미리 예상하고, 실패를 두려워해 실행에 옮기지 않는 것 만큼 후회를 남기는 것은 없다. R양의 진심이 정말 남자친구가 없이는 안될 것 같고, 한 순간도 버티기가 힘들다면 먼저, 손을 내밀도록 하자, 준만큼 돌아오지 않을 사랑이라도 더 많이 줘 보도록 하자. 사랑을 주고 하기 위해 연애를 사람과 사랑을 받는 것만이 좋아 연애를 사람이 있는 듯 하다. 연애를 하고 사랑을 주고 받는 순간마다 생각해 보는건 어떨까 한다, 사랑을 주고 하기 위해 연애를 하는 것인지, 사랑 받기만을 위해 연애를 하는 것인지 말이다. 


쉽지 않은 선택이고, 이미 R양이 참지 못 하고 남자친구에게 달려가 자신의 마음을 전했을 지도 모른다. 어떤 쪽이던, 후회가 남지 않는 선택을 하였거나 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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