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이성적으로 대할 수 있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과 다른 것일까
어느 한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이유가 있느냐 없느냐는 과학도 밝혀내려고 하는 부분 중에 하나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를 찾아내고 작동하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아마 인류 역사에 기리기리 기록될 발견이 되지 않을까 한다. 사람이 사랑을 하고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어 하는 이유, 특히 남녀 사이에서 벌어지는 애정행각에 대한 이론과 가정은 많지만 딱히 이거다라고 확신을 짓고 있는 건 거의 전무하다.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불가능에 가까운, 거의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들도 사랑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게 되면 사람들의 이해를 받기도 한다. 물론 그 이해조차도 그저 사랑 때문에 그렇겠지 라고 할 뿐,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인 설명이 동반된 이해가 아닌 경우가 많다. 사랑이라는 이 고리타분함과 숭고함을 동시에 지닌 단어 앞에서는 사람들은 자신의 앞을 가리지 못하게 되기도 하고 비합리적인 일들도 서슴없이 하게 된다. 이유가 무엇인지는 아마도 인간을 만들어 낸 누군가만이 알고 있지 않을까, 만약 존재한다면 말이다.
남자와 시간도 보내고 호감을 비추는 듯한 언행과 행동을 하는 여성이 있다. 하지만 언제나 한 발은 빼고 있는 듯한 느낌을 동시에 준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에는 거절 같지 않은 승낙 같지 않은 승낙으로 사람을 애매모호하게 만든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가끔,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이 어떤지 조차 인지 못 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종종 자신의 감정에 혼란감을 갖거나 명확하게 결론 내릴 수 없을 때가 있지 않은가. 이 여성도 같은 상황일 수 있다. 두 사람의 관계에 긍정적이고 호감은 가지만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나 확신이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두 사람의 관계가 발전하여 확고한 미래로 발전하지 못한다고 해서 관계를 당장 끊어야 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어중간한 태도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는 행동이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그 반대편에 서 있는 남자의 입장에서는 이 혼란만 가중시키는 여성의 행동에 갈팡질팡하고 갈피를 못 잡는, 어찌 보면 근래에 쓰이기 시작한 말인, 희망고문에 가까운 상황에 처해있지 않을까 한다. 만약 이 여성이 확실한 태도로 거절을 했다면 남자는 호감을 거두고 적절한 선을 지켰을 듯하다. 하지만, 남자의 입장에서는 여성의 애매한 태도, 호감과 애정이 어느 정도 담긴 행동과 말들로 남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고 보일 수도 있다.
반대로 남자의 착각일 수도 있다. 여자는 그저 현재 남자와 진행되고 있는 관계에 사람 대 사람 그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고 있음에도 남자가 받아들이기에는 애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남자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는 선에서 거절을 하려 했지만 두 사람이 처한 상황 때문에 거절을 확실하게 하지 못하고 애매한 거절을 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 만약 이 여성이 남자에게 진정으로 호감이 있었다면, 두 사람의 관계의 발전을 원했다면 부정확한 거절로 말을 넘기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전화통화를 하고 상대방과 시간을 보내주는 것 또한 두 사람의 관계를 유지하고 돈독하게 하려는 행동이지만 여자의 입장에선 남녀의 관계가 아닌, 인간적인 관계의 발전을 위해 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여하튼, 여성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이유로 애매한 거절과는 반대로 두 사람의 관계가 애틋한 듯한 상태로 남기려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여성은 에둘러 표현했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남녀관계로 발전할 수 없다고 이미 표현했다. 여성이 어떠한 태도를 취하던 변함이 없는 건 남성의 바람을 여자는 거절로 응수했다는 것이다. 사실 여기서 가장 쉬워 보이는 방법은 남자가 마음을 접으면 되는 게 아닐까 한다. 딱 잘라 거절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애매한 태도를 유지하며 두 사람의 관계를 자르지 않는다 해서 거절이 거절이 아닌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어디 사람 마음이 그리 쉽게 접어지겠는가. 그리 쉽게 접어졌다면 고민거리도 되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에 대해선 잘 아는 바가 없다. 그저 아는 것이라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좋아한다고 말을 해 보고, 상대방의 대답에 따라 반응하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인간은 상상을 할 수 있는 동물이 아닌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에 따라 벌어지지 않은 미래에 대해서도 상상해 볼 수 있는 동물이다. 그러니 여기서 몇 가지 선택사항에 대해 상상을 해 보도록 해보자. 전략이나 계획이 아니다. 그저 상상을 몇 가지만 해보도록 하자.
첫 번째 선택을 지고지순한 사랑이라고 부르도록 하자. 여자가 어떤 식으로 거절을 하던, 법이 허락하는 선에서 인간사회에서 통상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여자에게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다. 어떤 역경과 고통이 있다고 할 지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여성이 자신의 진심 어린 마음을 받아 줄 때까지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꽃을 보내거나 편지를 쓰거나 힘들 때는 언제든 달려가 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등, 지금까지 많은 남자들이 해 왔던 방법들을 모방하면 된다. 만약 상황이 여의치 않아 그에 따른 물질적 시간적 손해를 보거나 모멸감을 느끼게 될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또는 자존심과 자존감에 상처를 입게 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최악의 가정과 상황들은 무시하고 그저 두 사람의 사랑을 위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또 표현해 보는 것이다. 아무 기대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사랑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만 가지고 자신이 가진 모든 걸 쏟아부어 보는 것이다. 요즘 세상에는 이러한 방법이 범죄자나 집착하는 남자로 비칠 수 있다, 아니면 이용만 당하는 남자로 비칠 수도 있겠다. 아니면 천사표 남자, 능력 있는 남자의 구애로도 여겨질 수 있다. 자신의 행동에 따라 어떤 모습으로 묘사될지는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렸다. 어느 쪽의 남자가 되던 이 방법의 장점은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내기 위해 머리를 써가며 고민하고 계획해야 한다는 노력이 덜 하다는 것이다. 그저 자신의 기준에서 사랑을 표현하면 되니 말이다.
두 번째는 가지지 못하는 것에 대한 가치라고 부르자. 희소성의 원칙과 약간 비슷할 수 있다. 여성과 만나는 시간 동안만큼은 여성에게 충실하고 자신이 갖은 장점을 보여주는 것이 어떨까 한다. 그러면서도 여성을 만나지 않는 순간에는 자신의 인생에 있어 만족하고 충분히 행복하다는 점 또한 보여주는 것이다. 주변에 여성 친구도 있고 만나는 사람도 많은, 언제나 인생을 재밌게 살려 노력하는, 일 뿐만이 아닌 다른 점에서도 인생을 채워 줄 부분이 있다는 점을 부각하는 것이다. 네가 아니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지만 너와 함께 하면 더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은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물건이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약간 비슷한 성향을 취하는 듯하다. 타인들이 원하는 것이나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 타인이 원하는 것을 큰 이유 없이 가지고 싶어 하는 마음이나, 자신이 가지지 못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갈망하는 점을 생각해 보면 될 듯하다. 타인이나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의 성취감은 인간에게 있어 가장 큰 즐거움 중에 하나라고 본다. 여성의 애매모호한 태도에 흔들리거나 사람 좋은 모습만 보여주는 것보다는 자신이 가진 장점이나 보이는 것보다 더 바쁘고 활기차며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그러면서도 여자와 함께 하기 위해 시간도 할애하면서도 자신의 삶이 있는 절도가 있으면서도 애정이 넘치는 모습 정도 되지 않을까 한다.
세 번째, 상대방을 친구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기라고 하자. 거절은 하면서도 두 사람의 관계를 명확하게 구분 짓지 않는 여성, 무언가 감추는 게 있는 것 같지만 알 수 없는 여성과 연인이 되었을 때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두 사람의 관계를 친구라 무조건 선을 두라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과의 관계를 발전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상대방을 이성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거두지 않는 것이다. 발전을 위한 노력과 동시에 상대방에 대한 무조건적인 장점만 부각해서 생각하는 점을 지양하려 노력해 보는 건 어떨까. 이 점을 생각해 보자,
이 여성은 어느 날 뜬금없이 나타났다. 그 여성이 나타나기 전에도 충분히 인생은 즐거웠고 행복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여성이 나타나면서 새로운 인생의 행복이나 즐거움이 생긴 것이다. 물론 이 여성과 남녀로서 함께 하게 되었을 때 얻고 난 후에는 행복이나 즐거움은 더 커질 것이 자명하다. 그렇지만 불행이 찾아오지 않으라는 보장도 없다. 지레 겁먹고 관계 발전을 노력하지 않는 것도 이상하지만 그렇다고 두 사람의 관계가 이어지기만 하면 무조건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는 것도 어딘가 석연치 않다. 이것저것 재다보면 인연을 놓친다고 하기도 하고, 남녀 간의 관계는 이성으로 단정 지어질 수 없을 때가 많기도 하다. 하지만, 이미 거절이 두 사람 관계에 한 번 이상 존재하고 있는 상태라면 이러한 태도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마지막은 도 아니면 모 정신이라고 부르도록 하자.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를 명확하게 해달라고 해보자. 서로의 마음을 확실히 해서 남남이 될 것인지 서로에게 님이 될 것인지 하자라고 묻는 것이다. 그리고 여성의 대답이 아니오 라고 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는 것이다. 물론, 확률도 반반이다.
이 외에도 방법을 찾아보면 더 있지 않을까 싶지만, 우선 생각나는 방법들은 위와 같다. 그리고 남성의 정확한 성격이나 성향을 알 수 없기에 어느 방법이 맞을지도 정확하지 않다. 위의 방법들이 남자의 성격이나 상황 그 자체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누가 알겠는가, 그저 지금처럼 꾸준히 지내다 보면 여성의 마음이 열리는 순간이 올 수 있지 않을까. 그게 내일이나 올해 안이될지는 모르겠지만. 차분하게 상대방과 본인의 모습을 바라보려 노력하는 게 어떨까 한다. 상대방 작은 말 한마디, 행동에 실망감을 얻을 수도 있고 행복감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그 사람의 행동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은 본인에게 좋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