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과거 현재는 현재
사람은 보통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크게 잘 못 된 일도 아니다. 사실 권장해야 할 행동 중에 하나다. 남의 눈치 보며 자신이 진정 원하는 걸 하지 못 하고 사는 건 그리 건강한 삶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저 세상이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닌, 나만의 감정만 존재 하는 것이 아닌, 너와 나, 우리가 존재하는 세상임을 잊지 않는 선에서 행동해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행동에 타인의 동의, 공감 또는 허락을 얻어내고 싶어한다. 허락도 동의도 공감이 실질적으로 필요가 없음에도 말이다. 그렇기에 조언이나 충고가 잘 먹히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인 듯하다.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 공감 받고 싶은 감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조언이나 충고가 특히 그렇다.
충고나 조언을 해주는 사람도 통상 자신이 원하는 말만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공감이나 동의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합리적인 생각이나 이성적인 판단으로 조언이나 충고를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가진 주관적인,-고집이 섞인-생각으로 상대방의 고민에 대한 충고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설득하려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충고나 조언을 구하는 사람이나 해주는 사람 모두 이 점을 감안해야 한다. 충고를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모두 자신의 경험이나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떠나간 사람은 보내주는게 올아 보인다. 어떤 이유로 헤어졌건 대역죄를 범하지 않은 이상 이별을 했다면 그저 잊고 사는게 좋지 않을까. 그 때 밝히지 못 한 이유를 지금에 와서 구구절절 뱉어 봐야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후회나 죄책감을 덜고 싶어 옛날 여인을 찾아가 사과하는 건 어떻게 보면 이기적인 행동이 될 수도 있다. 상대방은 잊고 사는데 갑자기 나타나 벌집을 쑤시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어떤 생각으로 살고 있을지 알 수 없기에 이미 과거의 연인을 찾아가 사과를 하고 과거
자신의 실책을 고백하게 되는 일은 도박이 된다. 실패하면 상대방의 기분만 나쁘게 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고, 성공해서 상대방이 사과를 받아준다 한들 크게 바뀔 것도 없다. 서로 각자의 인생을 살고 있는데 이제 와서 지나간 일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놓아 줄 사람이 있는게 아니다. 놓아줘야 할 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과거에 대한 집착처럼 보인다. 그 때 내가 그랬더라면, 그 때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이미 지나간 일을 다시 상기하며 사는 건 본인 혼자일 수도 있다.
너무 미안하고 사과하지 않고서는 평생을 죄책감에 시달리고 살 것 같다면, 후회 때문에 한 평생을 고통 속에 머물러 살아 갈 것 같다면, 본인이 살기 위해서 옛애인 찾아가 사과하고 과거 그 때 해명하지 못 한 일들을 설명해줘도 좋다. 그렇게 해서 본인이 살겠다면 그렇게 하는게 맞다.
하지만 상대방은 어떤 생각으로 이를 받아 들일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사실 좋게 해결이 된다 한들 두 사람 사이에는 지나간 과거만 다시 생길 뿐이지 찾아 올 미래는 여전히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