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

혜선의 시점

by 호수를 걷다




THE OPERATION

5장. 거짓 – 장치


16. 인식 (혜선의 시점)




혜선은 여전히 혼란스러워했다. 그녀의 사랑스러운 눈빛은 공포에 질려 있었고, 그녀의 우아한 태도는 완전히 빗나가 있었다.


‘나는 완전히 건강해진 것이 확실할까? 이 심장은 온전히 내 것이 된 것일까?’


그녀는 스스로에 대해 의심이 들었다.


“나는 누구지?”


불안한 물음이었다. 그녀는 더 이상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넓은 공간 안에서 그녀는 같은 자리를 왔다 갔다 하며 생각을 정리해본다. 그러다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다.

그녀는 먹어야 하고, 씻어야 하고, 바람도 쐬야 한다. 햇살도 필요하다.

그녀는 창문을 열고 서둘러 샤워를 한다. 샤워를 마치고 거실에서 물을 마시며 다시 생각에 빠진다.


‘이 마음이 처음 시작된 곳은 어디서부터였지?'


악몽을 꿨다. 그 악몽의 처음에는 낯선 여자가 있었다. 새벽 거리의 향기, 성숙함, 허망함, 갈망, 그리고 불안. 그런 감정의 상징적 이미지가 혜선의 무의식 속에서 낯선 여인에게 생명을 불러일으켰다. 처음 꾼 꿈에서 그녀는 자신에게 무언가를 건네줬었다.


'그때 시작된 불안이었을까. 그녀는 내게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그녀의 무의식이 심장과 함께 나에게 이식된 것일까.'


‘정말 나는 누구지?’


그녀는 다시 거울을 본다. 거울 속 여자는 자신이 분명하다. 그러나 여전히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다.


도어벨이 울린다.


“언니, 나야. 괜찮은지 보러 왔어.”


도어벨 모니터를 확인하자 윤아의 얼굴이 보였다. 그녀는 급하게 가운을 걸치고 문을 열었다.

그 순간, 가장 처음 택배를 받았을 때의 느낌이 떠오른다. 그녀는 대문 앞 바닥을 내려다보고, 다시 자신의 앞집을 바라본다.


‘앞집 남자가 뭔가를 봤거나, 혹은 앞집 남자가 뭔가를 했거나.’

그녀는 그 부분에 대해 잠시 생각하다가, USB를 확인한 직후 전부 잊어버리기로 결심하고 택배 상자를 선반 구석에 넣어버렸던 것을 기억해냈다.

혜선은 윤아를 현관에 세워둔 채, 곧장 앞집 문을 두드렸다. 앞집 남자가 문을 열었다.


“혹시, 여기 복도에 택배 온 거 본 적 있으세요?”


그녀는 가운 차림에 젖은 머리로 문 앞에서 물었고, 앞집 남자는 가운을 입은 채 부스스한 머리로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저 앞에 택배 상자요. 그게 한 달 전쯤이에요.”


“아…”


그는 뭔가 생각난 듯 제대로 눈을 떴다. 그리고 그녀가 서 있는 복도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때, 저 사람이 지나갔어요. 당신 집 앞에 선물이라면서 놔둔 거 맞죠?”


“누구요?”


혜선이 고개를 돌렸다. 한 낯선 남자가 윤아 옆에 서 있었다. 혜선은 그대로 쓰러졌다.







THE OPERATION

https://brunch.co.kr/brunchbook/the-operation

KakaoTalk_20251118_193326629.jpg

[브런치북 소개]

이 작품은 인간 내면의 다중성과, 사랑 속에서 일어나는 자아의 분열과 통합을 다룬 심리소설입니다.

융의 ‘Self–Persona–Shadow’ 개념을 바탕으로, 기억과 망각, 침묵과 거짓 사이에서 존재의 경계를 오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사랑은 나를 하나로 만들어주는가, 아니면 또 다른 나를 만들어내는가?”

사랑이 존재의 통합을 이루지 못할 때, 인간은 타인을 통해 자신을 복제하고, 그 시선 속에서 새로운 자아로 다시 태어나려 합니다.


이 소설은 사랑과 정체성을 실험하는 심리소설이자, 복제된 자아의 시대를 사유하는 실존적 이야기입니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