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에 묵어 있던 시집의 책장을 넘겨보았다
문득 멈춘 페이지에 동그랗게 젖은 자국 하나
언제부터 가슴 속에 눈물 한 점을 안았는지
그래서 나는 그 책이 좋아졌다.
내 눈물 자국은 헤퍼서 처음 보는 점쟁이도 내 눈물을 들여다보았다.
부끄러움에 쭈욱 나는 웃었다.
우글우글 울은 책 표지는 하회탈의 고랑과 비슷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잘 웃었는지 모르겠다.
41p의 작은 한 방울
조금만 넘기면 발견했을텐데
그 한 방울을 품고 얼마의 시간을 보냈을까
생각하니 나는 그 책이 더욱 좋아졌다.
시간이 지나 시집을 다시 열어보았다.
동그란 자국은 없어져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책을 사랑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