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제국 오스만이 남동유럽에 미친 영향은 실로 대단해서 불가리아만하더라도 그들 교회나 모스크의 사연을 들여다보면 대개 이런 식이었어요. '오스만을 피해 숨어서 몰래 조그맣게 지은 교회', '오스만과 싸운 러시아 병사들을 기리기 위해 세운 교회', '원래는 모스크였으나 교회로 용도변경된 교회', '원래는 교회였으나 모스크로 용도변경된 모스크' 등등등. 그들이 전파한 음식 또한 비슷해서 같은 이름 혹은 같은 기원의 음식이 각 나라마다 다른 형태로 남아 있어, 요거트에 오이와 마늘 등을 섞는 요리를 두고, 불가리아에서는 타라토르(tarator)라 부르며 차가운 수프로 먹고, 그리스에서는 차지키(tzatziki)라 부르며 소스나 디핑으로 먹고, 터키에서는 자즠(cacık)이라 부르며 메제로 먹지요. 불가리아에 대한 그리움 중 하나가 바로 이 타라토르였어요.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빼놓지 않고 먹던 차갑고 상쾌한 요거트 수프. 한겨울 스키를 타러 불가리아에 갔을 때에도 숙소 주인아저씨에게 타라토르 최고로 맛있는 집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해 득달같이 달려갔을 정도예요.
지금처럼 더워서 숨이 턱턱 막힐 때(강릉은 며칠째 33도 34도 @@) 먹으면 끝내주게 맛있는 타라토르를 비건 요거트로 만들어 보세요. 부드럽고 시원하고 청량감이 끝내줘요.
재료: 2-3인분
두유 요거트 200g
오이 100g
다진 마늘 3g
호두 10g
드라이드 딜 3g
소금 2g
물 150-200g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만들기:
1. 오이는 길게 반으로 자르고 그 반을 또 길게 5-6등분으로 자른 다음 쫑쫑쫑 썰어요.
2. 호두도 적당한 크기로 잘라요. 저는 새끼손톱 반 정도로 잘라요.
3. 뚜껑 있는 유리 컨테이너에, 물을 제외한 모든 재료를 넣고 잘 섞어요.
4. 3에 물을 넣고 잘 섞은 다음 뚜껑을 덮고 냉장고에서 차갑게 만들어요.
5. 완성. 볼에 담고 질 좋은 올리브 오일을 찍 뿌려 내요.
팁:
0. 원래는 생채 딜이 들어가야 해요. 저는 생채를 구할 수가 없어 말린 딜을 사용해요. 만약 생채 딜이 있다면 다져서 1T 정도 넣으면 적당하지 싶어요.
1. 원한다면 오이를 더 많이 넣을 수 있어요.
2. 호두는 없어도 돼요.
3. 소금 간은 알아서요.
4. 물의 양 역시 더 많이 넣어도 되고 더 적게 넣어도 돼요.
5. 올리브오일을 처음부터 섞어도 좋아요. 1T 정도.
비건 두유 요거트 만들기:
https://blog.naver.com/bakyou1/221726702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