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따스한 봄이 다가오고 있다. 겨울 내 춥다고 차마 밖으로 다닐 생각을 못하던 이들도 봄을 기다리며 새로운 여행을 준비하게 된다. 봄에 떠나는 여행의 으뜸은 누가 뭐라 해도 한적한 소도시로 떠나는 일본 벚꽃 여행이 으뜸이다. 눈이라도 내리는 듯 흩날리는 벚꽃의 향연이 시작되는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벚꽃 여행지다.
흔히 우리는 여의도 벚꽃놀이를 생각하고 끝없는 인파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곤 한다. 하지만 일본에서 즐기는 벚꽃 여행은 인파에 대한 고민 따위 저 너머로 던져도 된다. 일본 전국적으로 워낙 벚꽃이 흔해 어디서든 만발한 벚꽃 사이를 거닐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전국 각 지역마다 벚꽃 개화시기에 맞춰 벚꽃축제가 열린다. 우리나라보다 아주 약간 일찍 시작하는데, 일반적으로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벚꽃이 만발한다. 흐드러진 벚꽃 사이를 한적하게 거닐며 인생사진 남기는 것이 목표라면 4월 초 여행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요나고 공항을 통해 저가항공으로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는 요나고와 돗토리를 주목하자. 한적한 벚꽃 여행을 저렴하게 즐기고자 하는 이들에게 딱 맞는 곳이다. 인천에서의 왕복 시간도 상당히 짧은 편에 숙박 비용도 상당히 저렴하다.
요나고와 돗토리 지역으로의 벚꽃 여행을 준비하려는 이들을 위한 벚꽃 명소와 인기 코스를 꼽아보았다.
-하나카이로
요나고 역에서 무료 셔틀버스로 다녀올 수 있는 넓은 공원이다. 한국 관광객을 위한 <명탐정 코난 돗토리 미스터리 투어 패스>를 구입한 경우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하나카이로는 다이센 산을 바라보며 튤립을 비롯한 다양한 꽃밭을 거닐고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인기가 많다. 주말이 되면 요나고의 현지인들도 벚꽃놀이를 즐기기 위해 나들이 가는 곳으로 주중에는 한적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미사사 온천가
구라요시에서 버스를 타고 다녀올 수 있는 고요한 온천 마을이다. 작은 천을 사이로 양 옆에 만개한 벚꽃이 장관이다. 고요한 온천 마을을 걷고 몸이 추워지면 무료 족욕탕을 이용할 수도 있다. 작은 천을 건너다보면 오픈된 공간의 온천에서 아무렇지 않게 나체로 온천을 즐기는 현지인을 만나기도 한다.
-코난박물관
일본 사람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명탐정 코난’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바로 이 코난을 탄생시킨 만화가 ‘아오야마 고쇼’의 작은 마을을 이 요나고에서 JR을 타고 다녀올 수 있다. 한국 관광객을 위한 <명탐정 코난 돗토리 미스터리 투어 패스> 역시 이 만화에서 시작된 JR패스다. 당연히 박물관 역시 이 패스로 입장이 가능하다.
이 박물관 자체만으로도 재미있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JR유라역에서 박물관까지 걸어가는 길에서 만나게 되는 수 많은 코난 동상들이다. 그리고 그렇게 걷다 마주치게 되는 강변의 끝없이 펼쳐지는 벚꽃 역시 빼먹을 수 없는 명풍경이다. 워낙 사람이 적은 작은 시골이기에 벚꽃 주변에서 사진을 담는 다른 이들을 만나기 힘들 정도다.
-돗토리 성터
요나고에서 JR 특급 열차를 타고 한 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는 돗토리. 이 돗토리의 대표적인 여행지로 돗토리 성터를 꼽을 수 있다. 돗토리에 사는 현지인들도 많이 찾아가는 곳이기에 성터 바로 앞에서 다양한 거리 음식들을 즐길 수도 있다. 언덕 위에 있는 성터로 오르면 오를수록 더 많은 벚꽃 사이로 파묻히는 기분까지 든다. 게다가 높은 곳까지 오른 뒤 바라볼 수 있는 돗토리의 풍경 역시 장관이다.
-돗토리 사구
사구는 돗토리를 대표하는 여행지 중 한 곳이다. 절경의 해변 옆에 형성된 일본 최대의 모래 언덕으로 언뜻 사막에 온 것은 아닌가 싶게 만든다. 의외의 장소에서 만나는 뜻밖의 해변 앞 작은 사막은 초현실적인 느낌이라 막상 실감이 나지 않기도 한다. 이 지역 출신 사진가 ‘우에다 쇼지’의 사진 속에서 숱하게 등장했던 바로 그 장소를 직접 밟아보는 것은 어떨까?
요나고와 돗토리를 합리적으로 여행하고 싶다면 한국에서 미리 구매할 수 있는 JR 패스를 꼭 구입하는 것이 좋다. JR 열차만 무료 탑승이 가능한 일반적인 JR 패스부터 한국인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미리 예약해서 구매 가능한 <명탐정 코난 돗토리 미스터리 투어 패스>까지 다양한 타입의 패스가 존재한다. 명탐정 코난 패스는 JR 열차 뿐 아니라 요나고, 돗토리, 마쓰에 등 주요 도시의 버스까지 무료 탑승이 가능하다. 여기에 지정된 박물관과 여행지 입장까지 가능하다.
요나고와 돗토리의 숙박비는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JR역에서 걸어서 5분 이내의 비즈니스 호텔들이 조식 포함해서 몇 만원 정도면 1박이 가능한 정도다. 벚꽃축제 시즌이라고 금액이 오르는 곳은 아니기에 비용 걱정 없이 편하게 다녀오기 좋다.
요나고의 맛집은 요나고 역에서 직진하다 나오는 아케이드 상가 거리에 조금 있는 편이다. 이 지역 특유의 대게구이, 고등어초밥은 한 번은 꼭 먹어보면 좋다. 한적한 소도시 여행인 만큼 저녁 시간 식당 문을 일찍 닫는 편이니 이점을 주의하자.
수많은 인파에 몰려 제대로 된 벚꽃놀이 한 번 즐겨본 적 없는 그대, 친구들과의 벚꽃 인생샷 한 번 남기는 것이 소원인 그대라면, 국내 여행 다녀오는 수준의 저렴한 비용과 짧은 시간만으로도 가능한 이 한적한 벚꽃 천국으로의 여행을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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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 : 꼬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