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를 살짝 벗어나 떠나는 여행.
겨울이다. 영하 십도 가까이 내려가는 서울과는 달리,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제법 따뜻한 기온이라 겨울에도 여행을 하기에 나쁘지 않다. 일본의 따뜻한 온천들이 생각나는 계절이지만, 오늘은 도쿄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을 위해 겨울에 들를만한 도쿄 근교 여행 추천 스팟을 소개한다.
신주쿠 역에서 약 4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요코하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차이나타운, 모토마치 거리, 대관람차 등 많은 관광 스팟이 있다. 그중에서도 내가 들른 곳은 빨간 벽돌이 인상적인 아카렌카(赤レンガ). 3층 정도 높이의 두 개 건물로 되어있는 이 건물은 하나는 전시회 등 문화공간으로, 나머지 하나는 기념품샵, 핸드메이드 샵 등이 모인 쇼핑몰로 사용되고 있다.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가게들과 맛집이 입점된, 커먼그라운드 같은 문화&쇼핑 복합 공간으로 생각하면 된다.
작고 귀여운 것들을 구경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방문해서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구경할만한 가게들이 많은 내부도 볼거리지만, 100년도 전에 지어진 건물은 낮에도, 야간 조명이 켜진 밤에도 멋진 모습을 자랑한다.
낮의 요코하마는 번잡하지 않은, 도쿄 시내보다 좀 더 여유롭고 소담한 모습을 눈과 카메라에 담아내기 좋고, 밤의 요코하마는 화려한 불빛이 눈을 사로잡는다. 특히 미나토 미라이 21의 야경은 일본 내에서도 볼만한 야경 스팟으로 손꼽힌다.
요코하마의 모습을 두 눈 가득 담고, 몸이 조금 식었을 때는 아카렌카나 쇼핑몰 실내에 들어가 구경도 하며 맛있는 것도 먹으며 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것은 어떨까.
카와고에 또한 도쿄에서 1시간 내로 갈 수 있는 곳이다. 시 중심부에 에도 시대의 거리 모습이 남아 있어 ‘작은 에도’라고 불리는 곳이기 때문에 옛 일본스러운 모습을 슬쩍 볼 수 있다. 도시 자체가 작지는 않지만 관광객이 둘러볼만한 거리는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반일-당일치기로 충분히 다녀올만한 곳이다.
또한 고구마가 지역 특산물이라 길거리에서 고구마 칩, 고구마 아이스크림, 고구마 빵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카와고에에서는 기모노 체험도 해볼 수 있는데, 교토보다 규모는 작지만 금액도 비교적 저렴하다. 인당 2.5-3만 원이면 기모노와 액세서리 대여가 가능하다. 내가 방문했던 12월 초중순에는 기온이 10도가 넘었기 때문에 날도 많이 춥지 않았다.
극강의 롤러코스터, 4대 절규 머신이 있다는 후지큐 하이랜드는 도쿄에서 차로는 1시간 반, 대중교통으로는 2시간 정도 걸린다. 거리가 조금 있는 편이지만 롤러코스터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가볼만하다. 세계 최대의 공포를 자랑한다는 귀신의 집, 전율 미궁도 바로 이 후지큐 하이랜드 안에 있다.
겨울에 야외 놀이공원 추천이라니 조금 아리송할 수 있겠지만, 후지큐 하이랜드는 놀이기구 하나당 기다리는 시간이 두 시간은 걸리기 때문에 3-4개 정도를 겨우 타고 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겨울에는 다른 시즌보다 줄이 조금 줄어들기 때문에 좀 덜 기다리고 좀 더 많이 놀이기구를 탈 수 있다. 나는 추위가 조금 누그러진 겨울날 방문해서 10개의 기구를 타고 왔다.
또한 이름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이 곳은 후지산 바로 근처에 위치해 있어, 놀이공원에서 후지산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 놀이기구 중에는 상공을 비행하며 후지산을 내려다보는 듯한 360’ 영상을 보여주는 것도 있으며, 놀이공원 입구 앞 기념품 샵에는 지역색을 띤 온갖 아이디어 상품과 먹거리, 주류 등을 판매하고 있다.
시내에는 반짝이는 루미나리에 불빛이 가득한 겨울 도쿄, 한국의 강추위를 벗어나 따뜻한 동남아로 떠나는 이들이 많지만 이번 겨울에는 도쿄와 도쿄 근교 여행을 하며 따뜻한 우동과 사케를 즐기러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글, 사진 : 크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