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도시 베를린 탐방기
그동안 할배들이 다녀간 여행지는 모두 국민 여행지가 됐다. 독일의 수도이자 자유로운 분위기가 물씬 넘치는 이곳은 과거 분단의 아픔과 독재의 억압 등을 거쳐 이뤄낸 것이다. 흥겨운 클럽, 분위기 좋은 카페, 갤러리와 클래식 콘서트까지 두고두고 즐기려면 한 달도 부족한 도시가 이곳 베를린이지만 꽃할배 리턴즈가 다녀간 다섯 곳의 굵직한 여행지 먼저 소개한다. (사진/글 : 스증스증)
베를린의 상징,
<브란덴부르크 문>
파리 에펠탑, 개선문처럼 베를린을 상징하는 랜드마크인 <브란덴부르크 문>. 문을 보면 여러 기둥 사이로 통로가 있는데 가장 가운데 넓은 통로가 왕족이 다니던 통로였으며 일반 시민들은 대부분 가장 끝쪽 통로로 다니곤 했다. 고대 그리스 신전을 모티브로 만들어 마치 신전과도 같은 느낌이 나며 브란덴부르크 문 위에 있는 ‘콰드리가’ 사두마차상은 운터 덴 린덴을 향하고 있다. 바로 앞 <파리 저광장>은 브란덴부르크 문을 보러 온 관광객들과 투어 인파로 언제나 활기를 띤다.
주소 : Pariser Platz, 10117 Berlin
운영시간 : 종일 개방
입장료 : 무료
유대인을 추모하며,
<홀로코스트 추모비>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5분 정도 걸으면 높낮이가 제각각인 까만 관이 수천 개 놓인 부지를 볼 수 있다. 이곳이 살해당한 유대인들을 추모하기 위한 추모비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홀로코스트 추모비’라고 부른다. 이곳에 놓인 석관의 개수는 총 2,711개라고 한다. 추모비가 있는 부지 한쪽에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는데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통로다. 박물관은 월요일이 휴관일이지만 홀로코스트 추모비는 항시 개방되어 있다.
석관 사이를 천천히 걷노라면 마음도 차분해지고 과거 억울하게 희생당한 유대인들을 생각할 수 있다. 바로 근처 주차장 쪽에 히틀러의 벙커가 있었던 곳도 볼 수 있다. 현재는 표지판 하나만 덜렁 놓여 있어 2,000 개가 넘는 석관이 비치된 유대인들의 추모공간과 볼품없는 독재자의 최후가 대조적으로 느껴진다.
주소 : Cora-Berliner-Straße 1, 10117 Berlin
운영시간 : 추모비 종일 개방.
박물관 : 하절기(4 월~9 월) 10:00~20:00 / 동절기(10 월~3 월) 10:00~19:00 (월요일 휴관)
입장료 : 무료
과거엔 검문소 지금은 관광지,
<체크포인트 찰리>
과거 베를린은 동베를린, 서베를린으로 나뉘었었다. 동베를린은 소련군이, 서베를린은 영국, 프랑스, 미국이 세 지역으로 나눠 분할 통치했다. 각 지역에는 검문소가 운영되고 있었는데 이를 알파벳과 군사용어로 A(알파), B(브라보), C(찰리), D(델타)라 칭했다. 통독 후 모든 검문소가 사라졌으나 미국이 통치했던 지역의 C(찰리) 검문소는 훗날 복원되어 베를린의 주요 관광지로 운영되고 있다. 체크포인트 찰리 앞에는 군복을 입은 직원들이 있으며 이들에게 약간의 팁(3 유로)을 주고 함께 사진을 남길 수도 있다.
주소 : Friedrichstraße 43-45, 10117 Berlin
운영시간 : 종일 개방(사진 촬영을 원한다면 낮시간 방문 권장)
요금 : 무료(사진 촬영 팁 3 유로)
꼭 가봐야 해!
<베를린 대성당(돔)>
베를린의 또 다른 랜드마크인 베를린 대성당. 프로이센 시절 굉장히 크게 증축되었지만 제2차 세계대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이후 복원되는 과정에서 지금의 규모로 많이 축소되었다고 한다. 내부는 화려한 스테인드 글라스와 대리석으로 꾸며져 있으며 독일에서 가장 큰 파이프 오르간이 있다. 베를린 돔을 중심으로 한 주변은 ‘박물관 섬’으로 불리며 베를린의 주요 박물관들이 모여있다. 웰컴 카드, 박물관 패스를 이용하면 조금 더 효율적으로 박물관 섬을 둘러볼 수 있다.
주소 : Am Lustgarten, 10178 Berlin
운영시간 : 월~토 09:00~20:00 / 일 12:00~20:00
요금 : 성인 7 유로, 학생 5 유로 / 내부를 보지 않고 돔만 오를 경우 5 유로
장벽의 변신은 무죄,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과거 베를린이 동베를린, 서베를린으로 나뉘었을 때 분단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 대부분이 철수되었으나 베를린 시내 곳곳에 조금씩 남아있다. 이 중 크로이츠베르크 지역에는 1.3KM 길이의 장벽이 철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여기엔 세계에서 찾아온 화가들의 손에서 탄생한 그림들로 장벽이 메워져 있는데 구 동독 방향에 그림이 그려져 있어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라는 명칭이 붙었다. 천천히 걸으면서 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데 유명한 작품 앞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줄이 길다.
천천히 걷다 보면 오버 바움 브릿지까지 이어지며 강가에는 버스킹을 하거나 휴식하는 사람들로 가득해 자유분방한 베를린의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다.
주소 : Mühlenstraße 3-100, 10243 Berlin
운영시간 : 종일 개방
요금 : 무료
베를린은 독일의 수도지만 아직까지는 프랑크푸르트, 뮌헨에 비하면 한국 관광객들이 많지 않다. 방문하더라도 하루, 이틀 정도 거쳐가는 것이 대부분. 하지만 베를린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지금 소개한 다섯 곳 말고도 볼 것 많은 박물관, 넘치는 무료 갤러리와 음악회, 길에서 느껴지는 자유분방함까지. 여유를 갖고 천천히 즐기며 베를린의 진정한 매력을 느껴보길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