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에서 미분양 단지에 대한 기사들이 종종 나오면서 아마 "줍줍"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을 거예요. 오늘은 이 "줍줍"이 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줍줍은 입주자 모집공고 후 미분양이나 입주자 선정 이후에 부적격, 계약 해지 등의 미계약이 발생했을 때 무순위의 방법으로 입주자를 선정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이 잔여세대에 대한 추첨은 청약통장도 필요 없고 그야말로 운이기 때문에 엄청난 경쟁자가 몰리죠. 그런데 이런 줍줍이 발생했다는 것은 높은 경쟁률 이전에 생각해 볼 점이 있습니다.
우선 분양하는 단지가 굉장히 입지적으로 열악한 곳에 위치했다거나 분양가가 너무 높은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분양가가 너무 높다는 것은 무슨 이야기일까요? 청약통장을 활용해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기만을, 당첨되기만을 기다리는 이유에 답이 있습니다. 우리가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려는 것은 누구나 살고 싶을만한 경쟁력 있는 입지에 탄생하는 새 아파트 단지에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 장만을 하고 싶어서겠죠. 그런데 만약에 그 아파트 최초 분양 가격이 현재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슷하거나 아주 조금 비싼 정도라면 어떨까요? 청약통장을 써가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받았다는 메리트도 떨어지고 심지어 입주까지 몇 년 사이에 오히려 분양받은 가격보다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는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불안한 마음이 들 수도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의 부동산 불장의 연속인 시장에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이야기였죠. 그저 어떤 단지라도 하나 당첨되면 그 자리에서 돈 버는 거다, 무조건 되면 로또 청약이라는 분위기였습니다. 일단 당첨되고 그 후에 고민합시다라는 선당후곰라는 말도 등장을 했었죠. 그런데 몇 달 전부터 현장에 가보면 아파트가 팔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사려고 알아보는 사람도 줄어든 보합세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매물이 하나도 없던 단지에 매물이 늘어나거나 급매물이 생긴 모습도 조금 보이고요. 여기에 수도권 아파트의 분양가 자체는 높아지고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가 심화되면서 청약시장도 이전보다 주춤하는 모습이네요. 최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수도권의 아파트 단지들입니다. 100세대에 달하는 단지도 제법 보이죠.
2022.2.4.매일경제기사
특히나 최근 떠들썩한 줍줍은 단연 송도자이더스타 입니다. 작년 11월 1533가구 청약에 총 2만 4057명이 몰려 경쟁률 15.7 대 1을 기록했지만 530가구 미계약분이 발생했었죠. 이 물량을 예비 당첨자로도 채우지 못해 결국 무순위 청약을 실시하게 된 것이고, 84가구 모집에 765명이 몰려 줍줍 경쟁률치고는 낮은 9:1의 경쟁률로 마감되었습니다.
참 조감도는 늘 멋지죠? 1군 브랜드에 멋진 단지이지만 일단 분양가격 자체가 9억 이상으로 높았습니다. 20%의 계약금으로 당장에 현금 2억 원을 준비해야 되는 데다가 시공사 보증으로 중도금 대출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이렇게 대출이 민감한 시기에 안 그래도 체감 분양가가 높은데 대출 리스크까지 부담이 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30-40점대 가점으로 당첨된 기쁨과 동시에 이걸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을 하게 된 분도 많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었죠.
송도자이더스타
위치는 A17블록입니다. 조감도처럼 물론 오션뷰도 중요하지만 앞서서 A3블록에서 분양했던 송도 더샵 아크베이가 9억 이하(84A타입 기준 최고가 8억원)에 국제업무지구역을 눈앞에 두고 중심지역 안쪽이었다면, 확실히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지하철역 역세권 단지인지 아닌지는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보았듯이 너무나 중요한 부분인데 높은 분양가의 단지지만 역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송도더샵아크베이
무분별한 선당후곰식의 무순위 청약을 노리는 것은 위험하지만 본인의 자금계획, 상황에 맞는 무순위 청약 단지가 나타난다면 이 줍줍도 내 집 마련의 한 방법으로 알아두면 좋겠죠, 단 자금조달 계획 부터 세우는 것은 필수라는 것 잊지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