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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속의집 Aug 07. 2020

왜 긍정적으로만 생각해야 할까?

컵에 물이 반쯤 담겨 있습니다. 이럴 때 흔히 생각의 차이를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벌써 반밖에 안 남았네

라는 생각과 



아직 반이나 남았네

라는 생각.


그러면서 전자는 부정적인 사고방식의 사람이고, 후자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의 사람이라고만 말합니다. 똑같은 상황을 두고도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처한 상황이 아니라 이것을 바라보는 마음자세, 즉 사고방식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긍정적인 생각의 중요성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생각은 호기심과 모험심을 길러주며, 따라서 도전정신을 갖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혹독한 질책도 기꺼이 받아들이는 힘을 길러줍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생각은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 확신에서 나옵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더 많이 느끼고 더 많이 절망할 수 있다


그러나 생각의 긍정성과 부정성이 그렇게 단순화될 수 있을까요? 때로는 여전히 '물이 반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고 말하면 안 될까요? '컵에 물이 반이나 남았다.'는 말을 습관처럼 인용할 때마다 이런 의문이 들곤 합니다.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분명히 예민한 성정性情을 타고납니다. 그래서 더 많이 느끼고, 더 많이 아파하며, 더 많이 절망하고, 더 많이 자신을 성찰합니다.


어떤 사람은 눈부시게 빛나는 봄날의 햇살을 기쁜 마음으로 마주하지만, 또 다른 사람은 구석진 응달에서 떨고 있는 겨울의 파편에 마음 한구석이 찡할 수 있습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욕구의 차이


사실 '물이 반밖에 안 남았다' '물이 반이나 남았다'라는 생각은 우리의 긍정과 부정의 사고 습관 이전에 각자의 욕구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전에 국물이 많은 음식을 먹은 사람이라면 물이 반이나 남았다고 느낄 것입니다. 하지만 짠 음식을 먹었거나 갈증이 나는 상태라면 물이 반밖에 없다고 느낄 것입니다. 이처럼 사람마다 각자 다르게 받아들이는 욕구의 차이를 인정하면 우리의 관점에 큰 변화가 찾아옵니다.


그것은 나를 비난하기에 앞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긍정할 뿐만 아니라, 나의 욕구를 깨닫고 그것을 해결하도록 도와줍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자신의 진정한 욕구에 다가가기


자전적 소설 <벨자 The Bell Jar>로 유명한 시인이자 소설가 실비아 플라스는 "내 안에는 언제나 비명이 살고 있다" 고 말합니다. 문학치료사이자 의사인 잭 리디 박사 역시 "아무리 병들고 가혹하거나 제도에 길들여져 있다고 해도 인간들은 누구나 숨 쉬는 가슴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가슴의 소리는 누군가가 들어줘야만 한다." 고 말합니다.


내 안에서 소리치고 싶어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비난하기 이전에 귀 기울여 들어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자신을 헤아리고 받아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긍정입니다.



이봉희 교수의 문학치유 카페, <내 마음을 만지다> https://c11.kr/bbg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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