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각을 깨우며 마음을 키우는 「회복탄력성 수업」
영국 학교는 많은 수업들이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감각을 중시한 다. 감각은 감정이나 의지, 생각을 일으키는 것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학생들은 놀이처럼 몸의 감각을 익히고, 그 감각과 연결된 마음을 표현하는 수업을 받는다. 7살부터 10살까지 3년 동안 영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제이는 이런 수업 덕분에 몸의 감각이 섬세하게 열려 있다.
각자의 느낌을 소리로, 단어로 표현하는 글쓰기 수업 중에 나온 아이 들의 표현이다. 온몸으로 비를 맞으며 우산 없이 나가서 장화에 빗물을 채운 학생들이 저마다 느낌을 자유롭게 이야기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어린 시절의 감각은 전적으로 놀이와 여가라는 경험 자극에 의하여 발달한다. 이러한 자극을 통하여 사물이나 이치를 이해하고 통합적인 사고가 가능해진다. 또, 문제를 파악하고 문제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려는 회복탄력성이 길러진다. 감각을 깨우고 놀이처럼 배우는 영국의 수업이 제이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데 큰 원동력이었다.
2017년, 영국 웨일즈에서 5~12세에 속하는 5천여 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놀이 실태를 조사·발표했다. 응답자 중 76%가 매일 혹은 매주 2~3일 정도 친구들과 밖에서 놀고 있으며, 73%는 충분히 놀이 시간을 즐기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의 결과는 이와 달랐다. 초등학생은 게임, TV·영상 시청에 이어 친구들과 놀이시간을 즐긴다는 응답은 세 번째로 나왔다. 중학생도 TV·영상 시청, 게임에 이어 세 번째가 친구들과 놀이 시간이었다. 고교생은 여가 대부분을 미디어 사용에 할애하고, 신체 활동에 가장 적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2개국을 대상으로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를 조사해보니, 우리나라 청소년은 20위로 거의 밑바닥 수준이었다. 자유로운 놀이 시간과 여가 활동의 부족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었다. 학업 부담 때문에 신나게 즐기고 감각을 동원하여 탐색하는 놀이 시간이 사라졌다. 놀이와 함께 행복감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우리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놀이는 창의성, 행복감, 정신적 웰빙과 융통성, 자발성, 회복탄력성의 근간이다. 12 하지만 어른들은 모른다. 자녀를 사랑한다면서 감각을 죽이고, 마음을 병들게 한다. 이미 감각이 죽은 어른들이 자녀의 감각까지도 죽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경험디자이너 엄마가 만난 살아 있는 수업의 현장들
<이토록 재미있는 수업이라면> https://c11.kr/ty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