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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속의집 Mar 11. 2022

상처를 직면해야 하는 이유


사람에 대한 상처가 많은 사람일수록 새로운 관계에 부정적이기 마련입니다. 관계에서 벌어지는 갈등이나 어려움이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며 사람을 만나거나 상대가 호의를 갖고 다가와도 웬만해서는 마음의 문을 열지 않으려고 합니다. 철통 같은 방어벽을 치고 자신을 완벽하게 보호하려고 합니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애초부터 새로운 관계를 차단하는 겁니다.

대체로 이런 사람은 자신의 심리적 자원을 총동원하여 과거의 상처를 덮어두는 일에 열중합니다가슴속에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상처가 남아 있는데도 겉으로는 쿨한 척하며 더 이상 사람에게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누군가의 위로와 관심이 필요한 순간에도 과거의 상처 때문에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것도 얼마나 힘들었을까요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덮는다고 덮어지는 것이 아닙니다상처를 감추는 데만 자신의 에너지를 써버리면 정작 현재의 삶을 온전하게 이어갈 수 없습니다우리가 상처를 직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치유의 핵심은 힘든 것을 피하지 않고 겪어내는 데 있습니다과거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그리고 현재의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이 과정은 꼭 필요합니다또다시 상처받을까 봐 두려워서 다른 사람을 멀리한다면 나에게 남는 건 더 깊은 외로움뿐입니다.

상처받는 것이 두렵다고 단단한 보호막 안에서만 사는 것이 정말 안전한 삶일까요마더 테레사 수녀는 상처받지 않을 만큼만 사랑한다면 당신이 받은 상처는 결코 치유되지 않을 것입니다오직 더 크게 사랑할 때만이 상처는 치유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그렇습니다세상 어떤 일도 피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자신의 상처가 드러나는 게 두려워서 피하기만 하면 그 상처는 평생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닐 겁니다특히 나이가 들면서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약해지면 과거의 상처를 마주하는 것이 더 힘들어집니다.


누구나 상실의 슬픔은 아프고 두렵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어떻게 아프지 않을까요. 아파야 정상입니다. 아파야 사람입니다. 아프다는 것은 내 마음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내가 살아있어서 아픈 것이고, 살고 싶어서 더 아픈 겁니다. 마음이 죽지 않고 살기 위해서는 피하지 않고 아픔의 터널을 통과해야 합니다. 잠시 아픔의 터널에 들어가 있다고 내 인생이 끝난 것이 아닙니다. 터널 끝에는 반드시 밝은 빛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끝까지 믿어야 합니다.



채정호,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냈습니다> https://c11.kr/mf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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