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이 아이를 키울 때 아이가 다치기 쉬운 곳에 안전장치를 해 놓습니다. 예를 들어 책상 모서리에는 둥근 실리콘을 부착해 놓는다거나 위험한 물건은 되도록 아이 키보다 높은 곳에 올려놓습니다.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에도 나만의 안전 시스템을 만들어두면 위험에 노출되더라도 잘 극복할 수 있습니다.
예기불안이란 어떤 상황이 일어날 것이라 확신하고 미리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이 예기불안의 신호를 미리 감지하여 대처한다면 곧 닥쳐올 공황발작의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언제 어떻게 예기불안이 자신에게 찾아오는지를 꼼꼼하게 파악하여 그 예기불안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예기 안심으로 바꾸는 것이지요.
우리가 언제 어디서나 가장 먼저 지켜야 할 것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다스리고 바로잡을 수 있다면 비교적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과다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스트레스 없이 살 수는 없습니다. 스트레스가 과도하다고 느껴질 때는 '스트레스 목록'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나의 스트레스 원인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원인을 알면 스트레스를 합리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첫째 내가 만드는 스트레스, 둘째 가족이 주는 스트레스, 셋째 직장에서 주는 스트레스, 넷째 경제적으로 받는 스트레스 등 본인의 상황에 맞게 부분별로 정리해보는 것입니다. 목록을 정리한 후 분석해보면 자신이 무엇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지를 알고 그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도 비교적 쉬워집니다. '내가 별일 아닌 것에 스트레스를 받았구나!' '이건 내가 아니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야.' 꼭 환자가 아니어도 '스트레스 목록'을 만들어두면 더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흔히 극도로 힘든 상황에서는 '숨이 넘어가서 죽을 것 같다'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실제로 호흡이 멈추면 사람은 더 이상 생명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호흡과 생명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그래서 올바른 방법으로 호흡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공황발작에 의한 신체증상 중에 가장 고통스럽게 느끼는 것이 '숨 막힘' 증상입니다. 이럴 때 복식호흡은 갑작스러운 숨 막힘 증상을 즉각적으로 완화시켜줍니다.
불안할 때에는 자신이 한없이 나약한 존재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상태일 뿐입니다. 내 안에는 불안보다 더 큰 힘이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나 자신을 믿고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용기를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섣불리 자책하거나 낙심하지 말고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안은 기쁨, 분노, 슬픔처럼 인간의 정상적인 감정입니다. 물론 불안은 매우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위험한 상황에서는 어김없이 우리를 보호해줍니다. 따라서 불안은 없어야 할 감정이 아니라 잘 관리하여 나의 삶에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공황장애 환자들 중에는 우울증을 함께 앓고 있는 사람들이 대략 30퍼센트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동시에 앓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공황장애를 앓아오며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생활 반경이 좁아지면서 2차적 우울증으로 더욱 악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럴 경우 신속히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상에서 완벽하게 소유할 수 있는 한 가지는 바로 내 마음입니다. 내 마음을 바로잡는 것은 그만큼 우리를 자유롭게 해 줍니다. 부족한 나의 마음을 알아채고, 그럴 때 내게 치유가 되는 것들을 순발력 있게 작동시키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내 마음속의 불안에 대비하여 안전 시스템을 만드는 것, 이것은 누구나 가능한 일입니다.
대한불안의학회, <불안한 당신에게> https://c11.kr/99n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