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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신 Jul 22. 2022

오늘의 수련일지

인지

책 '아쉬탕가 요가의 힘'을 읽고있는데 식습관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 8일 금식법이 꽤 흥미로웠는데, 먹는 음식 종류를 서서히 줄여갔다 서서히 늘려가는 방식이었다. 


금식이 끝난 후 먹고 싶었던게 있다면 양을 조금씩 먹어보라고 한다. 진짜 먹고싶었던 게 맞는지도 확인해보고 몸의 변화를 알아차려가며 먹으라는 것이다. 건강이 해쳐지는게 느껴진다면 스스로 안 먹고 싶어질 수 있다고 한다.





살아가는데 중요한 관념 중 하나로 나는 '메타인지'를 꼽는다. 본인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고, 이걸 바탕으로 무언갈 개선한다면 그 방향이 정답이었을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메타 인지(meta認知)
          자신의 인지 과정에 대하여 한 차원 높은 시각에서 관찰ㆍ발견ㆍ통제하는 정신 작용.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판단한 뒤 이를 채우기 위한 또 다른 계획을 구상하는 일련의 과정이 메타 인지와 연관돼 있다.            



치열했던 직장생활에서도 소위 일 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메타인지'에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객관적인 자신의 상태와 위치를 파악하여 적재적소에 능력을 발휘해왔다. 열심히 배우고 성장하고 싶어서 나도 많은 고민을 하며 살아왔던 듯 하다. 


그런데 이 메타인지, 알아차림, 인지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곳에서 필요했고 존재하고 있었다. 






요가 자세가 잘 잡히지 않아 선생님의 도움을 받을 때, 선생님이 호흡을 정리하며 어디에 자극이 오고 어디에 힘을 주고 있고 어디가 불편한지 잘 느껴보라고 하셨다. 


자연스럽지 않은 자세에서 집중하여 호흡을 가다듬고 몸 구석구석 바라보았다. 아. 내가 목을 왜 이렇게 하고 있지? 이 자세에는 어깨 힘이 안 필요한데 난 왜이렇게 힘을 많이 주고 있지? 하며 생각보다 꽤 많은 수정사항들이 나왔고 하나하나 해결해나갔다. 


이 과정이야 말로 내가 그렇게 새겨왔던 메타인지가 아니던가. 효과도 즉각적이라니. 덕분에 자세는 점점 나아졌다. 내가 왜 이렇게 할 생각을 못했지?






처음엔 어디가 불편하고 느끼는 것 보다 자세를 완벽하게 만드는 것에 노력하는게 더 중요하고 진취적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해내긴 하지만 애를 정말 많이 써야 했기에 살짝 노가다 느낌이었다. 피로도가 상당했었다. 


나아지는 것에 방향을 두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방향이 앞이라서 꼭 앞만 봐야하는 건 아닌거 같다.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느낌이랄까. 차분하게 숨을 고르고 되돌아보면 꽤 다양한 해결책을 있다. 잠시 멈추거나 후퇴하는 것에 대해 겁먹을 필요가 없었다.






얼마 전 선생님이 무지(無知)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안경을 쓰다보면 답답할 때가 있는데, 원인은 안경알이 더러워져서였다고. 살다보면 그걸 깨닫지 못해 엄한데서 원인을 찾거나 탓을 하게 될 때가 종종 있다고.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차분히 생각해보면 나 스스로 원인을 발견할 수 있고, 그 원인이 생각보다 단순해 쉽게 해결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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