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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신 Feb 23. 2023

1 요가 강사 과정을 거치며

나는 무엇을 원했는가

요가 강사 과정이 시작되었다. 2022년 9월이었다.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있었다. 



왜 요가 강사 과정을 듣게 되었나요?


힘을 써 몸을 단단하게 만드는 운동을 취미로 10여년 했다. 무에타이 킥복싱 주짓수 종종 헬스 PT 프리다이빙 그리고 가장 나중에 시작한 요가. 그러니 얼마나 뻣뻣하고 아사나가 안나오겠어. 


잘 못하고 안되는걸 욕심내서 따라가다보니 계속 다쳤다. 그래서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궁금했다. 몸에 대해 잘 알고 아사나들의 접근법을 자세히 알면 안다치지 않을까? 이게 부상 방지에 대한 내 가설이었다.



예민한 성격탓에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았다. 잘 지내기 위해서 스트레스 관리는 필수였다. 


나에게 요가는 스트레스 관리에 아주 효과적이었다. 매트 위에 서면 남들 시선이 관심이 없어졌고 내가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도 관심이 없어졌다. 그저 들리는대로 움직이고 맞다고 생각하는 대로 움직였다. 온전히 나를 인정하는 시간을 보내며 매 수련시간들이 위로가 되었다.


나아가 내가 느낀 이 감정들과 생각들을 나눌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참 좋겠었다.



그래서 원하는 것을 얻었는가



그렇다. 단 충분하지 않았다. 


수련 시간에 집중하기까지의 예열 시간이 점점 줄고 있다. 수련을 평소보다 많이 한 영향이 컸을 것이다. (주말 뺀)54일 안에 100시간을 수련해야했다. 내 기준에서는 엄청 몰아붙인 시간이다. 그래서 더 잘 훈련(?) 되었던 것도 있다.


관절이 왜 아팠는지, 어떻게 하면 안 아프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이 생겼다. 그러나 나에게 맞는 정답이 아닌 것들도 많았다. 사람마다 인체구조가 다 다르다보니 나에게 맞고 누군가들에게 맞는 해답은 계속 수련하고 공부해나가면서 찾아가야했다.


현재 오프라인 대강 수업이나 지인들에게 1:1 온라인 수업을 한다. 느낀 점은 내가 좋은게 남에게도 좋을 순 없다는 거다. 대부분 요가를 운동 목적으로 접근하기에 운동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게 되더라.


가르치는 걸 염두하니 알고싶은게 더 많아지고 갈증이 더해진다. 특정 아사나 특강이나 재활치료 등 워크샵에 참석을 안할래야 안할수가 없다. 수련도 당연히 계속 하고 말이다.



수료 후 나의 가장 큰 변화는 

요가는 아사나가 전부가 아니라는걸 알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아사나를 잘 하는거 = 요가를 잘 하는거 라고만 생각해왔었다. 아사나를 통해 얻는 성취감과 나아지고 있다는 걸 인정받는게 잘하는 건 줄 알았다. 그게 좋았다.


강사 과정이 끝나고 난 지금 요가를 다 알게 되었냐 물으면 그렇다고 말하진 못한다. 하지만 적어도 아사나 이상을 포함하고 있고 마음작용을 억제하는 모든 것들, 명상을 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가 요가라고 (내피셜) 정리가 되었다. 


종교에서 파생된 역사가 있기에 종교냐 아니냐 논란도 많다. 내가 생각하는 종교 요소가 요가에 있으면 종교가 되고 아니면 아니지 않을까? (농담으로) 방송인 유재석의 마인드에 공감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이 유느님, 유재석교라고 부르는 것과 같이 말이다.


요가를 알면 알수록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배우고 연습하게 된다. 그래서 나에겐 종교에 가깝다. 믿고 하는 요가니까. 


호흡하는 동안 내 현재 상태를 관찰하고 알아차리고 받아들이고 가능하다면 개선해나간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매트 안에서 보내는 시간동안 다 이루어졌다. 수련하는 동안 이 마음가짐을 잘 익힌다면 매트밖에서 보내는 시간도 잘 보낼 수 있는 마음의 힘이 길러지지 않겠는가?




처음 왜 요가 강사 과정을 듣게됐는지 질문 받았을 때는 요령을 잘 알아서 부상없이 잘 수련하고 싶어서라고 대답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꽤나 현실적이고 참 진취적인 대답이었다. ㅎㅎ 


요가 강사 과정 수료했다고 다 요가 강사가 되는게 아니라는 걸 갈수록 확신한다. 관련 정보를 이전보다 더 많이 자세히 알게된 것 뿐이었다. 내 수련도 공부도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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