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멈추었던 부모의 성장 시계가 다시 돌아가는 시간

엄마 아빠도 사실 잘 몰라

by 작은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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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육아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바뀐 것이 2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아이를 길러보지 않은 사람들의 조언을 잘 듣지 않게 되었습니다.(참고를 하긴 해요)

그리고 저도 제가 겪지 않은 일에 대한 조언을 잘하지 않게 되었어요.


저는 제 주변의 상담을 많이 했어서 특히 체육관을 할 때는 부모의 특정 구체적인 도움 요청에 대한 행동들을 하면서 육아를 제가 굉장히 잘할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실제로 아이를 기르고 24시간, 한 달, 365일을 계속 같이 있으며 그 모든 변화가 감정을 받아내는 것은 전혀 다르더라고요. 그리고 하나를 키우는 것과 둘을 키우는 것 셋을 키우는 것 아들을 키우는 것 딸을 키우는 것 그 아이들의 각각의 개성에 따라 본질은 어느 정도 같을 수 있어도 모든 상황이 달랐습니다.


물론 모두 달라도 선이라는 게 존재하고 그 선을 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지만 일단은 친구들과 함께 육아를 할 때도 친구가 아이를 훈육할 때는 편을 들거나 부모를 제지하지 않습니다. 폭력이나 심한 욕설이 오간다면 모르겠지만 다행이다 같이 육아하는 친구 중에 그런 친구는 없어서요.


물론 육아를 하지 않아도 교과서 적인 혹은 이성적은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이해하지 못하는 말이 될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른 하나는 제가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육체적으로 경험적으로도 자립할 수 없긴 하지만 막상 육아를 시작하니 저나 와이프 모두 육아를 처음 하는 것이라 부족하고 모르는 것 투성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저 다른 사람들이 아이를 키우는 걸 따라 하기에는 아이들에게 너무 지옥 같은 일들도 너무 많았습니다. 특히 6-7세 아이들이 학원을 5개 이상 가는 건 그냥 제 기준에서는 지옥같이 보였습니다.


제 글의 주제가 느리지만 빠르다인 것은 그저 이런 이유입니다. 천천히 긴 인생을 즐기면서 꾸준히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 하나입니다. 그게 가장 빠른 길이라 생각하기도 하고요.


저도 아이에게 화를 낼 때도 있고 저도 삐칠 때가 있고 저도 속상하거나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처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어떨 때는 아이들이 따지며 말하는 게 맞는 말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전 육아를 하며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성격도 말투도 그리고 공감을 할 줄 알게 되었다는 게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보니 저도 같이 성장하고 와이프도 성장하고 우리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더 나아지게 성장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그동안 멈추었던 제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이 두 가지 변화가 생기며 저의 육아에 대한 생각은 함께 성장으로 방향이 잡혔습니다.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하고 아이의 생각과 감정을 물어보고 화를 내면 잠시 진정시키고 왜 화가 나는지 지금 이야기하고 싶은지 조금 진정하고 대화를 하고 싶은지 이런 것들을 같이 이야기하며 훈련합니다.


사실 아이가 잠시 진정하고 싶다고 하면 제가 막 빨리 이야기하고 싶고 따지고 싶어서 속이 부글부글 끓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아이가 용기 내서 잠시 마음을 가다듬거나 진정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해주었는데 거기에다가 "아빠는 지금 미칠 거 같아!!!! 빨리 말해!!"라고 한다면 아이의 용기는 무의미하고 저는 그 용기를 무시한 아빠가 되고 말 겁니다. 때문에 저 역시 호흡하고 웃으며 기다리는 연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제가 경험하지 않은 것들을 짐작하거나 어디서 들은말로 충고를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가 경험을 했다면 공감을 하거나 제 경험을 간접적으로라도 전달해 주어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그저 어디서 주워들은 이야기로 책에서 본이야기로 타인의 인생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영향을 미치는 것은 위험한 것 같았습니다.


이러다 보니 제가 국민학교를 다녔을 때와 아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는 분명 다를 것인데 아이에게 이러쿵 저렇쿵 잔소리를 하지 않습니다. 이런 시간이 흘러가니 아이와 대화를 굉장히 많이 합니다. 그리고 감정이 상해도 아이는 저에게 왜 속이 상한지 그리고 자신이 미안하게 생각되는 일이 있다면 왜 미안한지를 이야기해 주기 시작했습니다.


가끔은 아이가 조금 혼나고 나서(제 입장에서는 혼낸 게 아니고 잘못된 걸 설명해 주었는데 아이는 혼났다고 생각하는) 속이 상해서 울길래 물어봤어요.


"지금 왜 우는 거야?"


"아빠랑 약속을 잘 못 지켜서 너무 속상해서."


"아빠는 괜찮은데. 아직은 어려서 다 기억하기 힘들어서 말해준 거야 혼낸 게 아니야."


"그래도 너무 속이 상해. 거짓말하고 싶지 않은데 약속을 안 지켜서 아빠한테 거짓말한 거자나."


"그건 거짓말은 아니고 새로 시작한 거라 기억 못 할 수도 있으니 우리 어디에 적어 놓고 보이게 할까?"


"응. 근데 자꾸 눈물이 나"


"그럼 어떻게 하고 싶은데?"


"그냥 아빠 안아주고 싶어. 너무 미안해서 조금만 안아주고 있을게"


"그래 일로와, 예쁘게 말해줘서 너무 고마워"


이렇게 말하고는 아이는 저를 안고 잠시 울고 잠시 진정하고 기분이 다시 좋아졌어요.


전 우는 걸 정말 싫어해요. 울 시간에 문제를 해결하는 걸 좋아하고 울는 행위는 그냥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에요. 그래서 아이가 처음에 울음이 늘던 시기가 있었는데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아이에게 화를 자주 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가 우는 게 사실 이상한 건 아니잖아요. 당연한 건데 그리고 전 제 딸이 너무 사랑스러운데 아이에게 화를 내는 제 모습이 너무 싫은 거예요. 그 꼬맹이랑 그렇게 되지도 않는 대화를 꾸준히 했던 것 같아요. 손짓 발짓 그림까지 서로 그려가며.


제가 생각하는 육아는 부모가 아이를 기른 게 아닙니다.

함께 다시 자라기 시작하는 과정입니다.

부모가 아이를 봐주고 참고 견뎌 주는 시간이 아닙니다.

아이 역시 부모를 봐주고 참아줍니다.

아이가 삶으로 온 순간부터 지금까지 전혀 본 적 없는 새로운 동료와 함께 인생의 여정을 함께해 나가는 인생의 전환기가 아닐까 합니다.


아이와 함께 다시 한번 잘 자라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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