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 입에서 나오는 보석 같은

네가 와준 건 너무나 큰 선물이야

by 작은 불씨

오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전에 우리 딸이 가끔 이런 말을 했거든요.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너무 어두웠는데 아빠가 말해주면 너무 좋았어."


실제로 태어나자마자 제가 옆에서 이름을 부르면 울음을 바로 그쳐서 의사 선생님한테 쫓겨나기도 했었고요.

그런데 정말 아이가 그랬는지 안 그랬는지 보다, 갑자기 '얘가 날 선택해서 나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물어봤죠.


"근데 우리 딸이 엄마랑 아빠 선택해서 나온 거야?"

멀뚱멀뚱 절 쳐다보더니


"아니 원래 내가 블루베리만 했는데 커져서 나와보니까 엄마랑 아빠가 있었어."

사실 살짝 동화처럼 아이가 부모를 골라서 나왔다는 말을 내심 기대했지만, 역시나 그러진 않았어요.

그래서 다시 물어봤어요.


"그럼 아빠나 엄마보다 더 좋은 사람도, 더 우리 딸한테 잘해줄 사람도 많을지도 모르는데 아쉽지 않아?"

"응, 아쉽지 않아."


그렇게 손잡고 한 50미터쯤 걸었을까요. 우리 딸이 갑자기 부르더라고요.

"아빠."

"응?"

"아빠랑 엄마가 나한테 제일 좋은 아빠랑 엄마야."

"고마워."

순간 목이 메어서 장난치는 척하면서 앞으로 뛰어갔어요.

왜 자꾸 눈물이 없는 제 눈물에 우물을 파주는지, 눈물이 마를 날이 없네요.

철딱서니 없이 그냥 아이가 뭐라고 생각할까 던진 질문에 아이가 해준 대답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어요.


가끔 아이와 이런 쓸데없는 말들을 자주 나누는데, 결국엔 이 아이의 평소 생각을 내년에도 후년에도 앞으로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아이를 키우면서 제 부족한 부분을 정말 많이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아이를 키우는 일은 참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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