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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 불씨 Feb 14. 2024

랑이가 아인이가 되었다.

너의 이름을 갖게 되고

세상에 나온 랑이

10달 동안을 랑이라 부르던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 주어야 할 때가 되었어요.


오랫동안 알고 계시던 선생님이 이름을 선물해 주신다고 하여 아이가 태어나길 기다렸다가 이름을 받으러 갔어요.


예쁜 이름들을 5개 정도 지어 주셨고 그중 고르라고 했는데 그냥 "예쁠 아"에 "어질 인" 눈에 딱 들어왔습니다. 예쁘고 어질게 자라준다면 그 무엇을 바랄까요.


사실 저 쪼금 할 때를 돌아보면 생각나는 게 없어요. 너무 작았고 만지면 부서질 거 같았는데 항상 제 품에서 잠을 그렇게 잘 잤어요. 제 목소리가 들리면 울음도 항상 그쳤고요.

이름을 갖게 된 아인이
울면 아빠 목소리 듣자

항상 이렇게 팔에 딱 붙어서 품에 딱 붙어서 배 위에 착 붙어서 있으니 너무 신기하고 따듯했어요.

이렇게 자고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자고 자고 자고 안겨 있다 자고 자고 안겨 있고 그냥 아이 때의 기억을 아무리 돌려 봐도 "참 쪼끄만 했어."이 이상의 기억은 많이 없어요.


크게 기억나는 걸 생각해 보니 아이가 작고 똘망똘망하게 생겨서 그런지 대형 마트에서 안고 가고 있는데 어떤 남자분이 뒤로 펄쩍 뛰면서 옆에 친구분에게 "저기 저거 애기야 인형같이 생겼어." 하는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네요. 자식 칭찬은 어디서 들어도 너무 기분 좋은 거 같아요.


음 그리고 아이가 생기고 가장 힘들었던 건 말 그대로 잡생각이었던 거 같아요.


'애기가 내가 잠깐 한눈을 팔았을 때 뒤집으려다가 고개를 못 들어서 숨을 못 쉬면 어쩌지?'같은 정말 이상한 걱정들이 많이 힘들었던 거 같아요. 이 아이가 눈앞에 들어오니 얼마나 같이 있었다고 이제는 없으면 안 되는 존재가 돼버렸던 거예요.


그리고 지금도 이런 생각은 끝이 없어서 옆에 딱 끼고 붙어 있고 싶지만 이제는 초등학교를 들어갈 나이가 되었으니 점점 자기만의 시간과 동선이 생기겠지요.


엄마의 엄지만 한 발

아마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은 이런 기억을 다 하실 거예요. 아이발이 내 엄지만 했을 때 그래서 그렇게 아이 때 발을 만지작 거리고 신기해하고

첫 이가 나오기 시작한 날

잘 보이지도 않는 이빨이 나온다며 아이 입을 벌리는 순간을 기다렸다 사진도 찍어 놓고

처음 아보카도를 먹은 날

생전 처음 먹어보는 아보카도 맛에 찡그린 표정을 보며 하하 호호 웃던 그때가 그립네요.


그렇다고 지금이 나쁘고 한건 아니지만 아이는 정말 너무 빨리 크는 거 같아요.


시간이 지나도 서로 마주 보며 웃을 수 있기를

처음 부모가 되어 첫 아이를 키우는 우리가 이 아이가 세상을 행복하게 살 수 있게 잘 키워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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