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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 불씨 Feb 20. 2024

단골집에서 쫓겨났다.

이해는 하지만 섭섭하네

저희가 연예할 때부터 결혼하고 임신 중에도 굉장히 자주 가던 양고기 집이 있었어요. 전 양고기를 좋아하고 와이프는 쌀국수를 좋아하는데 이 집이 쌀국수를 참 잘했어요. 한국에서 쌀국수를 안 먹는데 이 집 쌀국수는 정말 맛있어서 일주일에 1회씩은 꼭 갔던 거 같아요. 한 2년 정도요.


그때만 해도 제가 워낙 많이 먹을 때라 한번 가면 20-25만 원 정도 먹고 나왔던 거 같아요.


자주 가니 뭐 인사도 하고 서로 얼굴도 알고 그래도 산모라고 좀 챙겨주시고 하셔서 더 가게 되었던 거 같아요. 당시 운영하던 재활샵에서 집으로 가는 길 중간에 있기도 했었고요.


그렇게 잘 먹다가 이제 아인이가 태어나고 바로 다음날 와이프가 병원 앞에 나가서 고기를 먹자고 하더라고요. 전 괜찮다고 했는데 제가 당시에는 매일 밤마다 고기를 1KG씩 먹던 시절이라 와이프가 신경 써준 거 같아요. 전 애를 안 낳아봤으니 와이프가 괜찮다고 하니 마냥 좋아서 따라가서 잘 먹고 왔고 그러고 나서부터 와이프가 좀 아팠어요. 이건 정말 지금 생각해도 후회되는 행동입니다.


산후조리원에서 나와 집으로 가고 집에 가서 조금 쉬다 보니 이제 회복도 많이 했고 와이프가 저 자주 가던 양고기 집에 가자고 해서 오랜만에 기분 좋게 출발했지요.


아기띠를 메고 아이는 제 가슴에 파묻혀 잠들어 있어서 와이프랑 편히 먹겠구나 하고 문을 열고 들어갔지요.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저희를 보고 나가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왜 그러시느냐고 했더니 아이는 출입 금지라고 빨리 나가라고 하시더라고요.


노키즈존은 저희도 100번 이해하는 부분이에요. 저희도 아이가 있으면 불편한때도 있었고 저희가 부모가 되었다고 그런 걸로 따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서로 얼굴을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다짜고짜 나가라고 할게 아니라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 정도는 할 줄 알았거든요. 나와서 차로 걸어가면서 기분이 참 이상하더라고요.


그래도 나름 정이라는 걸 좀 나누었던 거 같았는데 처음 본 사람만도 못하게 쫓겨나 버렸으니 와이프랑 둘이 말없이 집으로 그냥 갔어요.

집에 고기야 항상 있으니 집에 가서 고기 굽고 술 한잔 하면서 둘이 같은 이야기를 했었네요.


"이제 그 집은 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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