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농경시대가 온다 6

나는 어떤 사람인가?

by 작은 불씨

앞서 우리는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목표를 세운다고 해서

그 목표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농경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씨앗의 양이 아니라

그 씨앗을 들고 있는 사람이다.


애초에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내 목표가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그 순간부터

내 삶의 농사는 이미 흔들리기 시작한다.


목표가 설정되고

삶의 방향이 정해졌다면

이제는 내 봇짐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내 봇짐 속에는 어떤 씨앗들이 들어 있는가?


어떤 씨앗은 빠르게 자라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어떤 씨앗은 느리지만 단단하게 뿌리를 내린다.


각각의 씨앗은

성장에 걸리는 시간이 다르고,

버틸 수 있는 계절도 다르다.


이것을 모른 채

그저 남들이 심는 씨앗을 따라 심는다면

결과는 늘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할 거 없으면 농사나 짓지."

우리는 농사를 쉽게 말하지만

농사는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현실 농사나

디지털 농사나

본질은 같다.


시간을 견디지 못하면

수확은 없다.


나는

월 1,000만 원의 고정 수입과

생활과 무관하게 농사에 투입할 수 있는 현금 1억을

1차 목표로 정했다.


코로나로 큰 타격을 입고

모든 일을 정리한 뒤

바닥부터 다시 다지며 고민했다.


죽을 때까지 안정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어떤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가?


그리고 그 원칙은

아주 단순한 한 문장으로 정리되었다.


"벌어서 불린다."


이 원칙을 지키기 위해

나는 다섯 가지의 규칙을 정했다.


1. 타인의 투자를 받지 않는다.

2. 벌어서 쓴다.

3. 수익의 일정 부분은 반드시 적립하고 불린다.

4. 대박이 아니라 저점을 높인다.

5. 내 것을 본질로 가져간다.


이 원칙들은

수익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으로 어떤 농사를 지을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고

내 정체성이다.


농사를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씨앗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내가 원하는 삶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확신이 없는 이유는

대부분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어떤 성향인지,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

어떤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지 모른 채

큰 목표만 바라보면

마음은 쉽게 무너진다.


특히 부정적인 생각은

한 번 시작되면 멈추지 않는다.


머릿속을 맴돌며

연쇄적으로 불안을 키운다.


긍정은 순간이지만

불안은 구조가 없으면 지속된다.


그래서 목표는

잘게 쪼개야 한다.


달성 가능한 작은 목표부터

하나씩 쌓아가야 한다.


이것은 우리가 게임에 몰입하는 이유와도 닮아 있다.


행동에는 보상이 따르고

보상은 다시 행동을 부른다.


큰 성공이 아니라

작은 달성의 반복이

사람을 앞으로 움직이게 한다.


나 역시

이 글을 통해

나 자신에게 잔소리를 하고 있다.


흔들리지 않기 위해

내 생각을 기록하고

다시 읽는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인 동시에

이 글을 읽는 독자다.


결국

나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내가 감당하지 못할 씨앗을 심고,

기르지 못할 씨앗을 붙잡고,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시간을 흘려보내게 된다.


그래서 묻고 싶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인가?

나는 어떤 불안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인가?

나는 어떤 씨앗을 오래 들고 갈 수 있는 사람인가?


그 답이 정리되어야

씨앗의 배치가 가능하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내 농장의 구조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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