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우영 Aug 07. 2020

그림책 추천합니다

아마추어 책 육아맘의 내돈내산 그림책 추천

약 3주 후면 세 돌인 첫째 아이는 책을 참 좋아한다.


이렇게 어린아이한테 무슨 그런 취향 혹은 기질이 있나 싶을 수도 있지만, 35개월과 7개월의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내가 볼 때는 분명히 있다. 요맘때에도 몹시 energetic 하고 활동적인 아이가 있고, 상대적으로 차분하고 조용한 아이가 있다. 무조건 바깥활동과 몸 쓰는 걸 좋아하고 매사에 적극적이고 들이대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가만히 앉아서 관찰하는 시간이 길고 겁 많은 아이도 있다.


우리 첫째는 후자에 해당하는 아이인데 그렇다고 내가 뭐 일찌감치 자녀교육에 큰 뜻을 갖고 전집을 사들이고 방문수업을 시켰고 그런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스토리는 아니다. 주변 지인이나 친구들이 “ㅇㅇ이는 어떻게 그렇게 책을 좋아해?” 물을 때마다 나는 대답하는 것처럼 (아직까지) 책 육아에 성공한 비결은 그저 ‘이모님 덕분’이다. 아이가 8개월 정도일 때부터 돌봐주신 이모님이 운 좋게 책을 많이, 그리고 재미있게 읽어주시는 분이었고, ‘저런 애기가 무슨 책을 읽겠어’라는 마음으로 거의 10권도 채 안 되는 책만 사둔 나에게 “ㅇㅇ엄마, 책 좀 더 사주면 안 될까?” 물으시고, 심지어 책 추천까지 해주셨다. (이모님 스릉..❤️) 어디 가서 따로 말한 적은 없지만 나 혼자 속으로 생각하는 두 번째 비결은 아직까지 영상에 노출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 이건 또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을 테니 다음 기회에 논하기로 하자.




아무튼 오늘 글에선 두 가지 의미에서 아이가 지금까지 읽은 책 목록을 대강이나마 나열해 보려고 한다 : '책 육아'를 원하거나 고민하는 엄마들을 위한 정보 공유 + 개인적인 히스토리 정리


1) 아기똥 그림책

우리 아이 첫 번째 그림책. 보드북이고, 가볍고 얇고 싸다. 보통 엄마들이 고민하는 여러 가지 첫 책 가운데 무난한 편!


2) 곰곰이 생활동화

아기똥 그림책은 스토리가 없다며 이모님이 추천해 주셔서 구매한 책. 이 책은 정말 가성비가 끝내 준다. 다양한 생활습관(밥 먹기, 이 닦기, 정리하기 등)을 테마로 한 내용도 괜찮고, 세이펜도 되고. 돌 전에 샀는데 종이로 된 책이라 많이 뜯기고 찢어졌지만, 정말 본전을 뽑고도 남고도 남았다고 생각한다.


3) 돌잡이 시리즈

이미 너무 유명한 시리즈다. 나는 선물로 받아서 '돌잡이 수학'만 읽혔지만, 명화와 한글도 괜찮다는 평이고, 친구 아기들 돌 선물로 여러 차례 선물했는데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아주 고퀄은 아니지만 딸려오는 교구(?)도 꽤 많은데 그 가격에 그 정도 교구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4) 드림차일드 애플

역시 유명한 전집이다. 곰곰이가 너무 유치하다고 느껴질 때, '개똥이네'에서 구매했는데 씨디도 있고, 세이펜도 된다. 18개월 전에 구매한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부터 지금(35개월)까지 여전히 잘 읽는 책이다.


5) 프뢰벨 말하기

프뢰벨, 몬테소리 등 유명한 전집+방문수업이 있는데 그중에 내가 해 본 유일한 시리즈(?): 말하기. 아들이라 그런지 주변 여자아이들에 비해 말문 트이는 속도가 너무 느린 것 같아서 구입했었다. 수업은 6개월짜리 과정인데 보통 18개월 정도에 한다고 하고, 나는 20개월에 시작했다. 가격이 사악하고, 솔직히 처음 책을 보고 개인적으로 실망했지만, 신기하게도 아이가 너무 좋아했다. 별 내용도 없는 책을 보고 또 보고, 노래도 은근 중독성 있어서 온 가족이 부르게 되더라. 잘 나가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건가? 생각하기도 했고, 그 때문인지는 잘 몰라도 아이가 말을, 특히 존댓말을 예쁘게 잘하기는 한다. (투자한 돈 때문에 그 때문이라고 믿고 싶은 걸 수도) 아무튼 중고로 구할 수 있으면 그게 더 낫다고 본다.


6) 겨자씨 과학동화

제일 최근에 산(지난 어린이날) 전집이다. 새로운 전집을 들이고 싶어서 여기저기 블로그를 기웃대다 남편에게 "수학동화를 사줘야겠어!"라고 말했다. 함께 '개똥이네'에 가서 책을 구경하던 남편이 "수학동화보단 과학동화가 낫겠어. 아직 생활 속에서 전혀 필요를 못 느끼는 수학보다는 다양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과학동화가 더 흥미로울 거야"라고 말해서 구입을 결정했다. (나는 문과생, 남편은 이과생인데 은근 전문성에 약한 편) 결과적으로 아이가 엄청 재미있게 '공룡, 그림자, 건강, 사막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책을 읽어줘서 더욱 남편 말을 잘 듣게 될 예정이다.


7) 단권 추천

아이가 책에 흥미를 가진다고 느낄 때 즈음부터 단권으로도 꽤 많은 그림책을 구입했다. MBC 전 아나운서이자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가진 엄마, 그림책을 공부하고 소개하는 방송인 문지애 씨의 인스타와 유튜브도 많이 참고했고, 인터넷 서점 베스트셀러에서 선택하기도 했다. 수많은 그림책 중 특히 좋았던 몇 가지를 추천하면,


     앤서니 브라운: 우리 아빠가 최고야   

     최숙희: 마음아 안녕, 열두 달 나무 아이, 괜찮아, 엄마가 화났다    

     김상근: 두더지의 고민, 두더지의 소원   

     애런 레이놀즈: 오싹오싹 팬티, 오싹오싹 당근   

     기타: 수박 수영장, 밖에 나가 놀 거야, 너처럼 나도, 화가 나서 그랬어, 야호 우리가 해냈어    




사실 지난 5월 중순 이후, 어린이집에 가기 시작하면서 하루에 서른 권씩 읽어달라고 어른들을 괴롭히던 책 홀릭 시기는 살짝 지나갔다. 요샌 역할놀이에 흠뻑 빠져 있는 아이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자기 전에 2~4권을 읽으려고 하는 아이라 나는 오늘도 불을 켜고 재미있는 그림책을 찾아본다. (재미없는 책을 읽어주는 건 나에게도 고역이므로)

작가의 이전글 운동하는 여자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