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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우영 Dec 12. 2020

나의 새 출발을 응원해!

삼십대 중반 애둘맘, 나는 계속 도전하고 싶다

최근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지난 4월, 근 4년 만에 일터로 다시 나온 (구) 경단녀 치고 굉장히 빠른 변화인 셈인데 요샌 여러 모로 사는 게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한다. (아... 물론 코로나 때문에 미치고 팔짝 뛰겠고 두 번의 임신과 출산, 약 40개월 지속된 육아로 온몸이 안 아픈 데가 없기도 하다. 이런 면도 있고 저런 면도 있는 게 인생 아니겠는가?)


아무튼, 사람은 생각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 잘 모르고, 흔히 '사람은 안 바뀐다'라고 말하지만 그럼에도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계속 변하고 성장한다. 사람이 안 바뀐다고 이야기하는 건, 상대가 원하지 않는데 바꾸려고 할 때 하는 말이고, 사람은 자기가 원하고 노력하면 결국 바뀌는 거 아닐까?




이야기가 잠시 샜지만, 나는 서른다섯 먹은 올해 들어서야 내가 이렇게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6년 넘게 일하는 동안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생각이다.


예전 회사에서 휴직인지 퇴사 의사를 밝혔을 때 옆 부서인 인력운영그룹에 계신 한 차장님과 면담을 한 적이 있는데 내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자 "칙센트 미하이의 '몰입'이라는 책일 읽어봐"라고 조언을 했다. 당시 그 차장님은 여러 차례 조기진급을 한, 내 눈에는 완전 파란피가 흐르는 사람이기도 했고, '뭐라는 거야? 내가 지금 회사에 불만족스러운 게 몰입의 문제란 건가?' 기분도 살짝 나쁘고, 전혀 와 닿지 않는 말이었다.


돌이켜 보니, 그 말이 맞았던 것 같다. 예전에 쓴 글 '나를 더 많이 사랑하게 되었다' 에서도 말한 것처럼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4년 만에 돌아온 일터에서 나는 일이 너무 재미있고, 일에 (남편이 농담 반 진담 반, "대표인 줄... 이렇게 자꾸 집에 일을 들고 올 거냐?" 핀잔을 줄 만큼) 다소 과하게 몰입하고 있다. 내가 아주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일을 통해 느끼는 성취감이 이렇게나 크고 짜릿하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된 게 아쉽기도, 한편으로는 이제라도 알게 돼서 다행이기도 하다.




예전 직장을 그만둘 때는 일이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고, 어쨌거나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에서 행복하지 않다면 그런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아서 따로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하진 않았지만 일단 그만두고 찾으리라는 마음이었다. 지나고 나서 회사를 그만둔 그 자체가 아니라, next step을 준비하지 않고 계획 없이 막무가내로 관뒀던 부분에 대해서는 후회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일을 하는 행위 자체가 너무 좋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분은 짜릿하다. 고민을 많이 하는 만큼 새롭게 시도하고 싶은 일, 하고 싶은 일이 많았고 이에 걸맞은 책임과 권한을 갖고 싶었다. 함께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동료도 원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나는 지난주 새로운 팀에 합류했고, 서른여섯을 앞둔 2020년 12월, 내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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