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보기 전까지 나는
이 길에 흐르며
저 길에 흐르며
한낱 떠도는 존재에 불과했다
그녀는 불현듯이 나타나
내 길을 방해하며
깊이를 알 수 없는 공간으로 빨아들였다
노을을 볼 때마다
밤하늘의 별을 볼 때마다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나의 형체는 열렬히 요동쳤다
오늘도
원인 모를 강한 이끌림에
그녀 앞에 흐르고 나서야
비로소 느낄 수 있었다
나의 형체는 그녀의 것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연습장. 그리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