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꽃 지다
박호
산다는 것은 메우는 일
엄동설한 지나고 매화꽃 진 자리에
앞선 수족 떨어져 나간
검붉은 핏자국
얼마나 아팠을까
한 맺힌 그 자리에
상처도
이별처럼 흔적으로 남았다
한때는 우아하고 여린 꽃들을 피웠고
언젠가는
탐스럽고 단단한 열매를 맺을 것이니
기억 속에 아팠던 손가락 하나
서러워 마라
버릴래야 버릴 수 없는
지난 세월의 성유물인 듯
인고의 자취
철바람처럼 시간이 지나간 그 자리엔
어느 것 하나
생의 발자취 아닌 것이 없네.
2023 문학예술 서울경기 지회 작품집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