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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R Aug 18. 2023

맛깔나는 칼럼 쓰기 레시피

책 <칼럼 레시피>, 최진우 저


문학과 영화를 비롯한 문화콘텐츠를 접하며 늘 고민되는 점은 읽고 나서 어떻게 나만의 감상을 남길 것인가이다. 한마디로 늘 독후감을 잘 쓰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한겨레 하니포터 활동의 시발점을 최진우 작가의 <칼럼 레시피> 로 정했다. 언제 오려나 싶었는데 오늘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니 책이 와 있지 뭔가. 머리를 감고 선풍기로 말리면서 읽기 시작한 책은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어 단숨에 완독 할 수 있었다.


우선 이 책은 이름으로 보다시피 요리의 비유를 들어 맛깔나게 정리한 칼럼 쓰기 비법서이다. 딱딱하게 비법만 나열하기보다는 현시대의 다양한 시사·비평 사례를 들며 대중을 상대로 칼럼 쓰기의 방향을 알려준다. 책을 읽어보면 저자가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입말 중심으로 글을 썼다는 걸 알 수 있고, 책의 첫머리 또한 '글쓰기가 어렵지 않으며 소재 및 글감은 삶의 어느 순간에서든 포착해 낼 수 있음' 을 이야기하며 시작된다.


책에 따르면, 칼럼의 소재가 될 수 있는 건 세상 그 어떤 것이든 가능하다. 당장 마트에서 장을 본 후 현실로 체감한 물가에 대해서 쓸 수도 있고, 문학 작품을 읽고 쓸 수도 있으며, 정치 현황을 보고 글을 쓸 수도 있다. 그러나 글은 누구나 쓸 수 있지만, 무엇이 되었든 '완성도' 있는 글을 쓰는 것은 훈련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저자는 책을 통해 자신만의 노하우를 곁들인 명료한 가이드를 제공한다.


가장 우선적으로 언급되는 것은 첫 문장의 중요성이다. 사실 첫 문장이 중요하지 않은 글이 어디 있겠느냐만은 정작 글을 쓸 때는 별생각 없이 글을 쓰는 경우도 있기에 내 글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이다. 첫 문장에서 시작되는 문장은 다양한 구조를 취할 수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정의 내리기와 더불어 누구나 이해할 법한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의미 부여를 하면서 사회 문제로 확장해 나간다는 방법론이 마음에 들었다.


공감이 가는 지점은 <쓰기란 결국 읽기로부터> 비롯되며, 어떤 작품이든 <천천히 음미하듯 읽고 요약하는 것> 의 중요성과 <질문 만들기> 의 중요성이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텍스트가 품고 있는 사유를 넘어 또 다른 상상력을 연결하는 연결고리이기에, 나 또한 적절한 질문을 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문장을 벼리는 훈련에 대한 지점도 좋았다. 정교한 논리 위에 간명한 문체, 위트와 풍조를 곁들인 은유와 상징은 내가 쓰는 글의 깊이를 확장시킬 수 있으니까.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퇴고력은 공감력에 기반한다는 사실이었다. 글의 완성도와 글쓴이의 실력을 향상해 주는 것과 더불어 글쓴이의 독자를 향한 공감력을 보여줄 수 있다니 유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 속에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완독 한 후 결국 한 지점으로 귀결된 생각은 글을 쓰는 행위가 내가 인식하는 외부환경을 드러냄과 동시에 역으로 내 안의 작은 세계를 들여다보는 계기가 된다는 사실이다. 나의 취향과 관심을 끊임없이 기록하는 아카이빙 행위가 다음 단계의 사유로 넓혀갈 삶의 단초가 될 수 있으리라.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도 사회와 유리되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다양한 텍스트를 읽고 쓰며 삶의 지평을 확장해 나가는 행위를 이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한겨레출판으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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