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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R Oct 02. 2023

내가 원하는 것으로부터 나를 지켜줘

책 <정보의 지배>, 한병철 저


21세기 정보체제는 심리정치를 통해 개인의 영혼을 지배하고 '소통' 이라는 이름으로 감시를 내면화한다. "고립은 완전한 예속의 첫 번째 조건" 이나 개인을 철저히 비가시화시키고 예속을 강제했던 푸코의 규율권력과 달리, 정보권력은 모든 개인을 가시화하다 못해 투명하게 만들어 예속의 영속성을 공고히 한다. 이제 체제의 '지배' 는 의심받지 않는다. 감시가 '자유' 라는 이름으로 개인에게 내면화되었기 때문이다. 소통의 장이라 여겨지는 디지털 커뮤니티는 실상 신자유주의 시대의 상품에 불과하며, 진짜 현실에 존재하는 타인의 불가해함과 목소리는 없애야 할 고통으로 치부된다. 눈앞의 고통을 치워버리기 위해 다양한 스크린 화면을 통해 진통제와 같은 '중독' 을 제공한다.


<투명사회>, <심리정치> 및 <에로스의 종말> 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다. 나는 저자의 전작 중 <심리정치> 를 가장 좋아했는데, 그렇기에 이번 논의도 공감이 많이 갔고 책 자체가 아주 얇아서 좋았다. 특히 커뮤니티 사이트를 들여다보는 만큼 내 시간을 버리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논조가 와닿았으므로 SNS에 중독되지 않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독서에 할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PROTECT ME FROM WHAT I WANT.

내가 원하는 것으로부터 나를 지켜줘, 라는 구호 속에서 내가 원하는 것이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맞는지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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