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의 정의와 이해
조직문화 담당자가 되어 처음으로 조직과 기업의 문화에 대해서 고민해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조직문화는 무엇일까?'라는 생각이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조직문화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퍼지면서 복지라는 키워드와 함께 많은 기업과 임직원의 머릿속에 각인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이 조직문화인지에 대한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한 채 다양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조직문화에 대한 개념을 조금씩 그려나가는 중인 것 같다
A 기업에서 하는 게임대회, B 기업에서 하는 워크숍, C 기업에서 하는 재택근무, D 기업에서 하는 그라운드룰 공표 등 다양한 문화 개선을 위한 활동들이 있고, 각 임직원들은 내가 속한 회사에서 하는 활동들과 함께 주위에서 접하는 다양한 활동이 모여서 개인의 '조직문화'를 형성해 나간다
여기에 더해 개개인들이 회사에서 직무를 수행하면서 경험한 것들과 느낀 점, 좋았던 점과 개선해야 할 점 등이 하나로 뭉쳐 하나의 인식이 된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조직문화의 다양한 정의가 진짜 조직문화일까? 그렇다면 진짜 '조직문화'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조직문화에 대한 생각들도 조직문화의 한 부분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그러한 조직문화에 대한 정의는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조직문화의 구루인 에드거 샤인 교수는 조직문화를 '한 집단이 외부 환경에 적응하고 내부를 통합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그 집단이 학습하여 공유된 기본 가정'이라고 정의하였다
이 정의를 세 부분으로 나누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조직문화라는 것은 조직을 둘러싸고 있는 내외부의 요인들에 대해 적응하고 통합해나가야 한다
단순히 기업에서 정하는 문화가 아닌 조직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고려하여 이에 맞는 적절한 모습을 찾고, 조직 내부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성과 특징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조직문화는 조직별로 가지고 있는 내외부적 특성이 동일할 수 없기 때문에 각각은 고유한 조직문화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문화가 형성된다
최근 다수의 기업들에서 우리 기업은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어떠한 모습을 표방한다는 식의 조직문화를 선언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에드거 샤인이 정의한 조직문화는 어느 한 시점에서 형성되는 것이 아닐뿐더러 하나의 모습으로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즉, 조직문화라는 것은 역동적인 것으로, 단 시점에 형성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변화되어 가는 하나의 생물과 같은 것이다
2. '그 집단이 학습하여 공유된'
조직문화는 한 집단에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학습의 과정을 통해서 공유된 것이다
앞에서 언급되었던 과정들을 통해 형성된 조직문화는 경험, 학습등을 통해서 체화된다
예를 들어 K 팀장이 직원들을 상대로 공격적이며 부정적인 피드백만을 일삼았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해보자. K 팀장은 일 년 내내 이런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였고, 해당 팀의 팀원들의 불만이 쌓일 뿐만 아니라 K 팀장의 직속 상사인 실장, 본부장, 더 나아가 C 레벨로부터 우리 회사의 방향성이나 추구하는 가치와는 맞지 않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결국 다면평가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받은 K 팀장은 팀장직을 내려놓게 되었다. 이 모습을 본 다른 팀장과 팀원들을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나 방향성이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다하지 않고 공격적이며 부정적인 피드백만을 일삼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이해하게 된다
완벽한 사례는 아니지만 이처럼 우리는 조직에서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사례들을 경험한다
위의 사례와 같이 하나의 사건이 될 수도 있으며, 회사의 문건, 로고, 사가 등 문서화된 형식일 수도 있다
한 조직에서 이루어지는 개인들의 경험들이 모여, 그리고 이러한 경험들을 조직 내에서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서 형성되는 것이 조직문화인 것이다
3. '기본 가정'
에드거 샤인이 말하는 조직문화는 기본 가정이다
기본 가정이란 조직이 추구하는 신념이나 가치관 이면에 있는 보다 근본적인 것이다
조직문화가 유행한 초기, 많은 기업들은 복지제도, 이벤트와 같은 것들이 조직문화라고 오해하면서 조직문화를 형성해 갔다
이 시기의 조직문화 담당자들은 단순히 조직문화 활성화 업무만을 담당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들은 일시적일 뿐만 아니라 조직문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가시적으로 보이는 무언가와 성과만을 통해 '우리 회사도 조직문화에 신경을 쓰고 있어'라는 인식만을 주기 위한 활동이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조직문화 활성화 업무에서 나아가 조직이 표방하는 가치와 신념, 방향성을 제시하는 단계로 넘어왔다
많은 기업에서 그라운드룰, 가치 공표 등을 통해서 각 기업마다 어떠한 가치를 중요시하고 어떤 목표를 표방하는지, 우리 조직이 가져야 하는 신념이 무엇인지를 보다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조직문화 활성화 업무만을 담당하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근본적으로 임직원이 공유하는 무언가를 바꾸어 나가는 활동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조직문화는 이러한 신념과 가치를 넘어 그 기저에 있는 것이다
보다 쉽게 설명해 보자면 다음과 같은 예를 들 수 있다
우리는 문화라는 단어를 한국의 문화, 동양의 문화, 서양의 문화와 같이 각 나라를 표현할 때 자주 사용한다
한국은 윗사람들을 공경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는 어디에 명시된 규칙이나 법률이 아니다. 동일하게 서양에서는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가 동등하고 평등한 관계라는 것에 집중한다. 이 역시 명시된 가치는 아니다
한국에서는 윗사람을 공경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서양의 문화는 그렇지 않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기본적이고 당연한 것이 다른 나라에서는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조직문화도 조직이 제시하는 신념이나 가치를 넘어서 조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형성이 된다
또한, 조직에서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도 다양하다
즉, 조직마다 중요시하는 것이 다를 것이고 이에 따라 임직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가치가 다르게 되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기본적인 가정 또한 다른 것이다
이러한 기본 가정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어서 미처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조직문화를 개선하고자 한다면, 조직의 문화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 조직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기본 가정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본 가정을 바꾸는 과정이 있어야지 조직문화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