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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보다 삶, 조직의 새로운 트렌드 '의도적 언보싱'

MZ세대가 말하는 승진 거부의 이유와 기업의 과제

by 김승석

최근 '의도적 언보싱(Conscious Unbossing)'이라는 트렌드가 직장 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중간 관리자로의 승진을 피하거나 늦추는 현상을 의미한다

특히 MZ세대(1980~2010년대 출생자)를 중심으로 이러한 움직임이 뚜렷해지며, 과거 승진이 곧 성공의 상징이던 시각이 변화하고 있다


이들이 승진을 꺼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높은 스트레스와 낮은 보상이 중간 관리자 기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삶의 질을 중시하는 워라밸(WLB, Work-Life Balance) 추구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기업의 기존 승진 문화와 보상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승진 기피, 개인의 선택인가 조직의 한계인가

MZ세대의 승진 기피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

이는 조직 문화와 구조적인 문제를 반영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Z세대 직장인의 52%는 중간 관리자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답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스트레스와 비례하지 않는 보상 체계를 그 이유로 꼽았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MZ세대 직장인의 절반 이상이 임원 승진에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주요 이유로는 ‘책임감에 대한 부담’, ‘워라밸의 상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승진의 어려움’을 들었다

이는 MZ세대가 조직에서 단순히 위치의 상승보다는 개인적 성장과 삶의 질을 우선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승진 없는 직장, 새로운 가능성

이 같은 변화는 조직에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전통적인 승진 모델이 흔들리면서 중간 관리자 공백이나 리더십 약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기업은 이를 새로운 방식의 조직 운영과 보상 체계 도입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성과와 기여도를 기반으로 한 보상 시스템 도입은 직원들에게 새로운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승진 외에도 커리어 개발 기회,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육, 그리고 직원들의 개인적 성취를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직원 개개인의 만족도와 몰입도를 높이고, 동시에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기업의 과제: 승진 제도에서 벗어나기

결국, 기업은 승진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바라봐야 한다

승진 자체를 성공의 척도로 보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이는 단지 보상 체계를 개선하는 것을 넘어, 직원들이 각자의 업무를 통해 의미를 찾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의도적 언보싱'은 단순히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변화하는 세대의 가치관과 조직의 미래를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다

기업은 이를 이해하고,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유연성을 통해 변화의 물결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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