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적 역량과 수평적 통찰의 균형
조직 내에서 “전문가”라는 말은 단순히 특정 분야를 오래 경험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진정한 전문가가 되려면 수직적 전문성과 수평적 통찰력 두 가지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먼저 수직적 전문성은 업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기술·성과 창출 능력을 의미한다. 해당 직무의 핵심 프로세스와 산업 동향을 정확히 이해하고, 업무 속도를 높이면서도 품질을 유지하는 기초 체력을 갖추는 것이다.
반면 수평적 통찰력은 자신의 직무 범위를 넘어, 조직 전체와 업계 전반을 바라보는 능력이다. 예컨대 자사 제품·서비스가 어떤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지, 경쟁사는 어떤 전략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려 하는지 등 넓은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 이때 조직 구조와 의사결정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도 필수적이다. 실제로 Harvard Business Review (2019)에서는 “수직적 전문성과 수평적 통찰력을 고르게 발전시킨 리더가 조직 내 혁신과 성과 창출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결국 수직적 전문성이야말로 ‘전문가’라는 인정을 받기 위한 기본 토대라면, 수평적 통찰력은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 조직과 업계를 이끄는 역량을 보여주는 척도가 된다. 어느 한 쪽만 발달해 있어서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고, 조직 내에서 존재감을 증명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두 가지를 균형 있게 발전시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전문가로 성장하는 핵심 경로다.
2~4년 차라면, 우선은 주어진 업무에서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조직 전체의 흐름이 어떻게 맞물려 결과가 만들어지는지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예컨대 내가 처리하는 업무가 어느 시점에 타 부서와 협업해야 하며, 최종적으로 어떤 고객 가치를 만드는지 고민해본다면 시스템적 시각을 기를 수 있다.
조직도 단기 목표를 달성해야 하지만, 동시에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2~4년 차 실무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단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동시에, 자신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경력 방향이나 시장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산업 세미나나 학회 발표를 참고하고, 외부 동향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The Economist, 2020).
진정한 전문가는 “개인 역량”을 넘어 주변을 설득하고 함께 움직이게 하는 힘을 가진다. 이는 꼭 관리자가 아니라도 실천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예컨대 협업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했을 때, 단순히 불만만 제기하는 대신 해결책을 제안하고 타 부서와 논의해보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러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신뢰를 기반으로 의견을 조정하고, 합의를 도출하는 커뮤니케이션 스킬도 필수적이다.
현대 조직이 요구하는 전문가는 단순히 한 분야의 “베테랑”이 아니다. 수직적 역량을 토대로 수평적 통찰을 더해, 조직과 업계 전체를 보는 시야를 갖추어야 한다. 이는 비단 개인의 커리어 성취에 국한되지 않고, 조직의 혁신과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 된다. 2~4년 차 시기에 이러한 역량을 스스로 개발하려면, 업무 숙련도를 높이는 동시에 조직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변화를 이끌기 위한 협업 태도를 갖출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무엇을 잘하느냐”에서 더 나아가 “왜 이 일이 중요하고, 어떻게 조직과 시장에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는가”를 통찰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
참고 자료
Harvard Business Review (2019). Developing T-shaped Skills for a Modern Workplace.
The Economist (2020). Innovation and Leadership in the Evolving Corporate Landsca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