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RRR 모델로 구성원의 여정을 설계하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직관과 경험에만 의존하던 전통적인 HR 방식은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여러 HR 전략(채용, 온보딩, 평가 등)을 실행한다고 해도, 데이터를 통해 그 결과를 측정하고 해석하지 않으면 어떤 것이 효과적인지, 어디서 문제점이 발생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HR 애널리틱스가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대부분의 HR 의사결정이 채용 담당자나 부서장의 ‘감’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직원들의 입사부터 퇴사까지의 전 과정을 정량적으로 추적하고, 이를 토대로 근거 있는 조치를 취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Harvard Business Review에 따르면, 데이터 기반 HR 의사결정을 도입한 기업일수록 구성원의 몰입도와 성과가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HBR, 2021).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의 성장 전략 분석에 활용되는 AARRR 모델(Acquisition, Activation, Retention, Revenue, Referral)은 HR 영역에서도 적용 가능하다. 구성원의 조직 내 ‘여정’을 단계별로 구분하고, 각 단계에서 어떤 지표를 추적할지 정의하면, 조직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개선 방향이 보다 명확해진다.
Acquisition(획득) 채용 과정에서 조직과 적합한 인재를 어떻게 확보하는지 살펴보는 단계다. 지원자 수, 합격률, 채용 소요 기간 등의 정량 지표를 추적하여, 인재 획득 전략(채용 공고 방법, 면접 프로세스 등)을 최적화할 수 있다.
Activation(활성화) 온보딩 과정에서 신규 입사자가 얼마나 잘 적응하고 몰입하는지 확인한다. 온보딩 참여도, 만족도 설문, 초기 성과 지표 등을 분석해, 교육 프로그램과 조직 문화 정착 과정을 개선한다.
Retention(유지) 구성원이 장기간 근무할 만큼 만족하고 있는지, 조직에 어떤 가치를 느끼는지 측정한다. 퇴사율, 이직 의향, 구성원 만족도 등 다양한 데이터에 기반해, 문제 부서나 직무를 진단하고 근무 환경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Revenue(성과 창출) 구성원의 성과가 평가와 보상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확인한다. 평가 결과와 보상 체계 간의 연계성을 분석해, 동기부여와 성과 극대화 방안을 연구할 수 있다.
Referral(추천) 구성원이 조직을 주변인에게 추천할 정도로 긍정적인 경험을 하는지 파악한다. 추천인 수, 조직 SNS 평가, 긍정 후기 등 ‘평판 지표’를 모니터링해, 조직 문화를 개선하거나 브랜딩 전략을 수정할 수 있다(LinkedIn Talent Blog, 2022).
AARRR 모델을 HR 관점에서 적용하면, 각 단계에서 어떤 ‘데이터 포인트’를 추적하고 개선해야 하는지 명확해진다. 이는 단순히 숫자를 모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실제 경험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조직문화 및 제도 설계에 반영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2~4년 차 실무자에게는 특히 의미가 깊다. 데이터 분석 역량이 더는 IT 부서나 데이터 전담팀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HR 담당자도 AARRR 모델에 기반해 채용 효율, 온보딩 만족도, 퇴사 원인 등을 스스로 분석·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HR이 경영진에게 제시하는 의견이 직관이 아닌 객관적 통계와 지표 해석을 뒷받침하게 되고, 결국 조직 내 의사결정의 신뢰도와 영향력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궁극적으로, 데이터 기반 HR 애널리틱스는 기업이 조직 운영 방향을 재설정하고, 구성원의 몰입도를 장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강력한 수단이다.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HR부서는 더 이상 ‘지원 부서’가 아닌, 비즈니스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참고 자료
Harvard Business Review (2021). Why People Analytics Is Key to Transforming HR.
LinkedIn Talent Blog (2022). Adapting the AARRR Framework to HR Strateg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