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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만걸 Aug 21. 2019

성과를 내는 소통전략

소통은 내가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광고 카피를 하나 뽑으라면 ‘오리온 초코파이’의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이다.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무엇을 원하는지?’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관계라고 하는 부부 사이에도 갈등과 다툼이 있고 심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갈라선다. 하물며 서로 다른 생활환경과 경험, 가치관이 모인 기업 조직은 어떨까?



소통! 왜 중요하지?     


시카고대학의 보이즈 케이자 교수는 ‘근접 소통 오류’라는 연구결과에서 “가족이나 직장 동료와 같이 가까운 사람들 간의 소통 수준이 처음 만남 사람들의 소통 수준보다 못하거나 비슷하다.”라고 하였다. 가까운 사람들일수록 얼굴을 접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꼭 필요한 대화에 있어서 내가 생각하는 것을 그들도 나만큼 이해하고 알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소통의 문제는 기업에서 업무효율과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애사심은 물론 업무의욕이 저하되고,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과 스트레스로 힘들어하게 되며, 개인이나 팀간의 업무 협력에 문제를 발생시킨다.


소통장애가 직장생활에 미치는 영향은?(잡코리아/알바몬, 직장인 2860명/복수응답)

42.1% 소통단절이 근로의욕을 꺽는자.

20.9%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로 힘들어진다.

13.6% 업무단절, 조직내 고립 등으로 업무효율 저하

6.5%  애사심 저하     


소통 장애를 경험하는 대상으로는 CEO/임원(39.6%), 상사(36.9%), 동료(23.9%), 고객(30.4%), 기타 회사 외부조직(15.9%)으로 나타나고 있어 직장인들은 주로 회사 외부보다는 내부에서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잡코리아/알바몬, 직장인 2860명/복수응답) 직장인들이 소통을 잘하는 ‘소통형 리더’를 최고의 리더로 꼽으며 CEO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을 소통능력이라 말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현실의 반영일 것이다.   

심장에서 뿜어져 올라온 피가 혈관을 타고 온 몸으로 흘러가야 하는데 혈관이 막혀 있다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처럼 CEO에게 기막힌 아이디어나 전략이 있어도 그것이 제대로 조직에 전달되지 않는 다면 기업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는커녕 생존 자체가 힘들 수도 있다. 실제로 CEO는 시시각각 변하는 경영 이슈들로 인해 밤낮없이 고민을 거듭하면서 직원들도 이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자초지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자신을 알아주지 않고 생각 없이 그저 시키는 일만 한다고 하소연 하는 경우도 많다.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라면 구성원들이 서로 신뢰하며 협력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이 높아지고 나아가 회사와 직원 모두 상생하는 관계가 되길 원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조직은 의사결정을 위한 정보교환, 회사가 정한 규칙을 준수하도록 하기 위한 지도 등과 같이 지극히 초보적인 수준의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조직에는 책임회피, 갈등, 개인의 안위나 생존을 위한 공격, 심지어 조직을 떠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이 밝힌 실패 원인으로 전문적인 지식(15%)보다는 잘못된 인간관계(85%)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카네기 공대, 10,000명 표본조사) 이것은 조직의 생산성 역시 전문성보다는 조직 내/외부와의 관계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조직 내부에서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대인관계의 질은 소통의 질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만약 구성원들 중에 평소보다 업무에 집중을 못하거나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조직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통에 대해 점검해 보아야 한다. ‘한 사람의 말과 행동은 조직에서 일어나고 있는 말과 행동이 투영된 것이다.’라는 말에서처럼 누군가 문제 되는 소통을 한다는 것은 이미 조직 전체에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과 소통하는 기술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사람들은 소통의 중요성을 충분히 알고 있고 그렇게 하고 싶은 욕망이 있는가 보다. 그런데 왜 소통이 어려운 것일까?   영국의 화가 윌리엄 홀먼 헌트가 그린 ‘등불을 든 예수’ 그림은 문고리가 없다. “마음의 문을 그린 것이다.” 진정한 소통을 원한다면 나 자신부터 마음을 열고 상대의 말을 들을 준비를 해야 한다.  상대가 마음의 문을 여는 만큼만 내 마음을 연다면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대화만이 있을 뿐이다.


“내가 아무리 많은 말을 했어도 나는 상대방이 들은 만큼 말한 것이다.”

“내 말을 들어주길 원한다면 먼저 내 마음을 열어야 한다.

바로 이것이 소통을 잘하기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마음가짐이며 태도이다.     


“소통의 목적은 상대를 내편으로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내가 한 곳을 향해 동행을 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건전한 기업문화를 만들고 그것으로 성과를 만들고 싶다면 먼저 상대방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상대와 나의 차이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겠다.


          

성과를 높이는 소통전략     


요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스마트 워크 시스템을 도입한다. 그렇게 해서 생산성이 높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소통은 독백이 아니다. 말을 하고 들어줄 상대가 있어야 하며, 특히 조직에서는 분명한 목적이 있는 것이 소통이다. 여기에서는 조직에서 성과를 높이는 소통을 위한 방법을 알아본다.    

 

1. 생각이 다름을 내가 먼저 인정하자.

대화의 상대와 생각하는 바가 같다면 소통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지만 사람은 각자의 생각과 판단기준이 다르기에 늘 오해와 갈등의 여지를 가지고 있다. 갈등葛藤은 칡과 등나무가 서로 복잡하게 얽히는 것과 같이 서로의 생각과 이해관계에 따라 충돌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그만큼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풀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조직에서는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소통은 갈등의 상태를 잘 푸는 것이 아니라 갈등에 이르지 않도록 하는데 더 의미가 있다.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혼자만 열심히 한다고 원하는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서로 협력해서 일하려면 소통이 기본이 되어야 하며 상대방에 대해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문제는 이해와 인정을 내가 아니라 상대가 먼저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특히 경험이 많고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이 많을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경험과 지식이 많아지면서 함께 늘어가는 것이 ‘말과 고집’이다. 들어주기 보다는 말을 많이 하고 싶어 하고 또 그것이 옳다는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마음도 같이 늘어가는 모양이다. 서로 다른 강점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공동의 목표 달성을 향해 협력해야 하는 조직에서의 소통은 생존의 필수요소이다. “사업을 하는 두 사람의 의견이 항상 일치하면 둘 중 한 명은 필요 없는 존재다.”라고 말한 시카고 컵스의 소유자 필립 리글리의 말처럼 조직 구성원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은 오히려 기업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내가 먼저 상대방을 이해하고 인정하려는 노력 없이 생산성을 높이는 소통은 이루어질 수 없다.      


2. 안전지대를 만들어라.

“부장님 문제의 핵심은 이것인 것 같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해결하면 어떨까요?”, “좋은 생각입니다. 그러면 제안한 김대리가 가장 잘 알고 있을 테니 김대리가 책임지고 한 번 해보세요.” 김대리는 앞으로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다시는 말하지 않을 것 다짐하며 회의장을 나선다. ‘말한 놈이 책임지는 것’은 회의에서 자주 일어나는 상황 중에 하나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직원들은 자신의 입을 닫고 눈치만 보게 된다. 쌍방향 소통을 위해서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해도 피해가 돌아오지 않고 앞의 사례처럼 ‘말을 했으니 책임을 져라.’와 같은 일이 없어야 한다. 회의를 누가 주재하든 대부분의 회의는 연장자나 상위 직급자를 중심으로 대화가 일어난다. 심지어 결론까지 명확하게 정리해 주기도 한다. 그러려면 혼자 결정하지 회의를 뭐하러 할까 싶기도 하다. 조직의 리더들이라면 한번쯤 자신이 참석하거나 주관하는 회의를 녹음해서 들어볼 것을 권한다. 자신이 얼마나 말을 많이 하고 있는지?, 얼마나 부정적인 의견을 주고 있는지? 또는 말을 하지 않는 직원들이 있다면 왜 말을 하지 않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경우 말을 해도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직원들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 않는다. 안전하다는 것은 자신에게 어떤 불이익이 돌아오거나 위협을 느끼지 않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내가 말했으니 내가 해야 한다는 상황이라면 단순히 일을 더 떠맞는 것이라면 불이익이라고 느끼게 되겠지만 그에 따른 반대급부, 예를 들어 인사고과에 가산점이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던가, 책임에 맞는 권한이 주어져 커리어로서의 가치를 만들 수 있다면 다르게 느끼게 될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을 때 “그 생각은 시간과 비용측면에서 수용할 수 없는 아이디어인 것 같습니다.”라는 피드백보다는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지만 매우 창의적인 아이더인 것 같군요. 혹시 이 의견에서 문제가 되는 시간과 비용에 대한 아이디어를 누가 보완해 줄 수 있을까요?”라고 피드백을 한다면 처음 의견을 제시한 직원 입장에서는 자신의 의견이 존중받고 있다는 생각에 더 많은 아이디어를 말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직급의 차이가 있는 조직에서 쌍방향의 소통이 이루어지게 하려면 하위직급자에게 어떤 의견을 말해도 무시당하거나 조롱거리가 되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3. 제대로 듣고 메모하자.

소통에 대한 교육이나 자기계발서를 보면 경청만큼 자주 등장하는 말이 없을 것이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잘 안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듣는다는 것은 정말 참기 힘들고 지루하다. 상대방의 말을 듣다보면 문득 문득 하고 싶은 말들이 생각나고 지금이 아니면 영영 못할 것 같고 잊혀질 것 같은 조급함에 또다시 말을 끊고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게 된다. 평소에는 생각나지도 않던 것들이 듣다보면 왜 그리 삐죽 삐죽 올라오는지 모르겠다. 친한 친분이 있는 사적인 관계라면 그나마 핀잔 한번 들으면 그만이지만 업무와 관련된 공적인 관계에서는 자칫 관계뿐만 아니라 일이 틀어지기도 하는데 이럴땐 메모를 해보자. 메모는 상대방이 말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알게 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군더더기 없이 정확하게 정리할 수 있게 할뿐만 아니라 대화의 상대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 그리고 대화가 다른 곳으로 흐르지 않게 하여 시간도 절약된다. 그리고 듣고 싶은 것만 골라 듣는 나쁜 습관도 고칠 수 있을 것이다.     


4. 모르면 물어보자. 

지식에는 유통기한이 있고 서로 다른 지식들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탄생하거나 쓸모없는 지식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회사에서 발생한 문제해결에 탁월했던 과거의 방식이 현재에도 의미 있게 되려면 지속적인 재탄생이 있어야 한다. 가치 있는 지식의 재탄생은 지식과 지식의 연결, 사람과 사람의 연결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개인과 조직의 마주할 미래의 문제해결을 위해 지속적이며 적극적인 소통을 해야 한다. 이런 지식과 지식의 연결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묻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묻는 것을 꺼려한다.


“질문을 해야 답을 얻을 수 있고 도와달라고 해야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요청하는 행위 자체가 알라딘의 요술램프처럼 원하는 얻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알라딘 효과-     


사람들은 ‘모른다고 말하면 혹시 상대가 나를 무시하지 않을까?’, ‘혹시 거절하면 어쩌지?’, ‘자존심 상하게 내가 어떻게 저 친구한테 물어봐!’하는 지레짐작으로 묻는 것을 꺼려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을 가르치려드는 사람보다는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한때 반듯한 모습만 보여주던 배우가 예능프로그램에 나와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인기가 더 높아지는 것을 보면 자신보다 뭔가 부족하게 보이는 사람에게 안정감과 끌림을 느끼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그러니 모르는 것에 대해 도움을 청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어차피 상대방도 모르는 것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또한 지식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것을 가치를 만든다는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물어보고 도움을 청하는 행위 자체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고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소통의 기본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급이나 나이, 경험을 굴레를 벗어 던질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게 몇 년인데, 자존심 상하게 팀장이 어떻게 팀원에게 물어봐?”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면 생명력을 다해가는 지식과 함께 나의 가치도 생명력을 다해가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성과는 경험이 많거나 똑똑한 한 두사람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5. 습관으로 만들자.

회사에 몸담고 있다면 소통이 중요하고 소통을 잘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안되는 이유는 습관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거울을 보며 연습하는 것처럼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다. 하루 일과가 끝나면 그날 만났던 사람, 나누었던 대화, 상대방의 반응이 어땠는지를 돌아보고 기록을 해보자. ‘소통일지’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잘했다고 생각되는 것과 나와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것들을 기록해 보자. 이런 것들을 생각하고 기록해 보는 것만으로도 대화의 패턴과 질이 개선될 것이다. 적어도 매일 만나는 직장 동료와의 관계에 변화가 있을 것이며 나만의 소통 습관으로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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