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만걸 Aug 25. 2019

성과를 내는 협업

협업으로 성과를 내려면 시스템이 필요하다.

조직의 리더들은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을 통해 계획한 목표 이상의 성과를 창출해 내는 모습이 자신의 조직에서 구현되기를 원하지만 몇 마디의 말과 이벤트성 프로젝트, 의도적 질책을 한다 해서 그런 모습은 좀처럼 어지지 않는다.

 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협력을 자기중심의 관점에서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즉, 상대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 보다는 생대가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먼저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이 자신들의 득과 실을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것보다는 회사 전체의 업무 프로세스에서 팀 간, 개인 간 업무관계를 명확하게 그려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Collaboration(협력)은 Col(함께)과 Labor(일)의 합성어로 “함께 일한다”의 의미로 협력이라는 것은 희생과 동의어가 아니다. 협력이라는 명목으로 타인의 희생을 강요한다면 팀으로서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될 수가 없게 된다.      




축구 경기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 플레이하는 스포츠에서는 특히 팀워크가 중요하다. 팀워크는 빈틈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필요하다. 개인기에 의존해 각자 플레이를 할 경우에는 여기저기 빈틈이 생겨 상대에게 공격의 기회를 주게 되지만 팀플레이는 그 빈틈을 동료들의 역할로 채우고 상대편을 위협적으로 몰아붙일 수 있게 한다. 스포츠에서는 팀플레이. 즉, 팀워크를 위해서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하고 그 상황에 맞게 팀원들의 역할을 정하고 몸에 익숙해질 때까지 지독한 훈련을 통해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몸이 반응하도록 한다.               


그러면 팀원의 수만큼 가치관이 존재하는 기업에서 구성원들에게 스포츠에서와 같이 여러 상황을 가정하고 연습을 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더구나 상황이 수시로 변하는 기업 환경에서 말이다. 어쩌면 그것은 이룰 수 없는 허황된 기대일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행동을 규정하고 통제하는 외형적 시스템보다는 내적 동기를 자극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사람들도 많다.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중소기업에서는 좀 다른 시각이 필요하다.


필자가 도움을 준 중소기업들의 경우를 보면 내적 동기를 자극하는 단계 이전에 먼저 해야 할 것이 있었다. 바로 회사 비즈니스 흐름에 대한 이해다.  처음에 직원들과 인터뷰를 하다 보면 우리들은 인원이 적기 때문에 가족적인 분위기가 있다고 말하면서도 자신들의 조직이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후진적이며 자기중심적인지에 대한 서로 상반된 상황을 이야기한다.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내 결론은 "일 외적인 관계에서는 가족처럼 친근하게 지내지만 일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의가 없어 협업의 때와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개개인의 경험이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비즈니스 흐름에 대한 이해다.

Porter's Value chain model  1985

비즈니스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이클 포터 교수의 가치사슬 모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치사슬 모델은 기업이 가치(상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한 모든 내부 활동을 나타낸 것으로 이 활동들은 독립된 활동들의 단순 집합이 아니라 서로 연계성을 가진 활동들이 체계를 이룬 것으로 정의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이런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겠다. "중소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워낙 단순해서 한눈에 훤이 보이는데 굳이 정리할 필요가 있어?" 맞는 말이지만 이건 CEO 생각이지 직원들은 여전히 잘 모른다.


우선 회사가 고객에게 전달하는 상품이나 서비스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을 정하고(중소기업은 1~2개로 압축될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의 요구 유입에서 영업/마케팅, 제조, R&D, 유통을 통해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가능하면 자세하게 플로우 차트로 작성한다. 이것이 바로 본원적 활동(Primary Activities)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흐름에서 회사의 모든 팀(중소기업은 개인으로 해도 좋음)이 어느 접점에서 어떤 업무로 연계되어 있는지를 찾아내 표시하면 전체 비즈니스 프로세스에서 각 팀과 개인이 '어떻게 관여하고 기여하고 있는지?',  내가 하는 업무의 질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협업을 위한 준비가 되는 것이다. 이제 한 단계 더 나가 전체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표시된 팀이나 개인의 역할을 정의한다. 전체 프로세스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고, input(누구에게 받고)과 output(누구에게 주는가)은 무엇이며, 기한과  목표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다.  실제로 필자의 도움으로 이러한 프로세스를 정리한 회사의 직원들이 공통적으로 했던 말이 "내가 이렇게 일을 하고 있었는지 몰랐다."는 것이다. 이제 이런 프로세스를 알고 있다면 협업은 막연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며 시스템 속에서 이루어지는 현실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협업이 중요하다고 말만 하는 것은 또 하나의 학습효과로 구성원들의 부정적 인식을 단련시킬 뿐이다. 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우선 협업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서 경험하는 작은 성공들은 협업의 수준을 높고 견고하게 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모두 변해야 해! 나만 빼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