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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만걸 Aug 26. 2019

변화를 위한 '3의 법칙'

조직에 학습된 무기력이 있다면 '3의 법칙'을 적용해 보자.

원숭이 무리의 천장에 바나나를 매달아 놓고 원숭이가 바나나를 먹으려고 올라갈 때마다 물을 뿌리는 화난 원숭이 실험(게리 하멜과 C.K. 프라할라드 교수의 논문)에서 보면 몇 차례의 물세례를 받은 원숭이들은 아예 바나나를 따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무리 중 한 마리를 새로운 원숭이로 바꾸면 신참 원숭이는 처음의 이전 원숭이들처럼 바나나를 향해 올라가려는 시도를 하지만 물세례 경험이 있는 기존 원숭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신참 원숭이의 행동을 가로막는다. 그렇게 모든 원숭이를 물세례를 받아보지 않은 원숭이로 교체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어떤 원숭이도 바나나를 먹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이것은 조직의 학습된 무기력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기업 조직에서도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혈기왕성한 신입사원들을 보면 ‘맡겨만 주십시오! 대한민국 최고로 만들어 보이겠습니다.’라는 의욕과 열정이 넘쳐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한 열정은 오간데 없고 선배들의 판박이가 된다. 신입사원 환영회식 자리에서는 선배들의 무용담이 넘쳐난다.

 ‘누구를 조심해야 한다.’,‘이런 건 하지 말아야 한다.’ 등등 온통 부정적인 것들뿐이다.

정작 해야 할 것은 학교에서도 배우지 못한 복사하는 방법, 전화받는 방법 이런 것들이다.


간혹 의욕 넘치는 신입이 일과 관련된 자신의 의견을 내놓기라도 하면 ‘이론과 현실은 달라. 네가 몰라서 그러는데 그거 이미 다 해본 거야. 괜히 일 벌이지 마라....’ 초장부터 확실하게 기를 죽여 놓는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이건 우리가 아닌 남의 이야기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리더가 얼마나 있을까? 아쉽게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 조직의 이야기이다.
회사는 이런 분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교육을 하고 각종 프로그램을 만들어 돌리고 인센티브를 주기도 하지만 효과는 잠깐이거나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고지마섬 원숭이 / 출처 : KBS 뉴스 2017년 7월 4일

1953년 9월 일본 미야자키 현의 고지마 섬에서 18개월 된 ‘이모’라는 이름의 원숭이가 고구마를 씻어 먹고 있었다. 3개월이 지나자 이모의 두 친구와 이모의 어미 원숭이도 고구마를 씻어먹기 시작했다. 5년이 지나자 섬의 원숭이 대부분이 고구마를 물에 씻어 먹고 있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나이 든 원숭이는 끝까지 고구마를 씻어 먹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조직의 문화를 바꾸려는 시도를 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이다. 모두를 변화에 참여시키고 모두를 바꾸려는 시도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적은 인원이라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구성원에 대한 생각을 ‘변화의 대상이 아니라 변화의 주체’라는 인식을 전제로 한다.
  
“사람은 조직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동조되는 존재이다.”

출처 : EBS 인간의 두 얼굴

2005년 10월 17일 지하철 5호선 천호역에 한 사람이 지하철 선로에 빠져 들어오던 전차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목격자는 “어떤 한 아저씨께서 큰 소리로 지하철을 함께 밀어보자고 제안을 하셨는데 처음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지만 두 분, 세 분이서 같이 밀기 시작하시더라고요.”
 
이 장면을 본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짐바르도 교수는 “3명이 모이면 그때부터 집단이라는 개념이 생깁니다. 그것이 이제 사회적 규범 또는 법칙이 되고 특정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움직임이 됩니다. 상황을 바꾸는 영웅이 되려면 ‘3의 법칙’을 따라야 합니다.”
 
 
“리더의 역할은 무거운 전동차를 미는 최초의 3 사람, 구마를 씻어먹는 이모와 친구들을 찾고 격려하는 것이다.”
 
 
우리 조직이 안 되는 이유보다는 되는 이유를 찾고 부정보다는 긍정을 이야기하며, 기존의 학습된 무기력을 과감히 떨치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기를 원한다면 리더 혼자의 힘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자. 우선 리더의 생각에 공감하고 함께 할 3명을 찾아보자. 그리고 서두르지 말고 느리지만 한 단계씩 그들과 같이할 변화의 긴 여정을 준비하고 실천한다면 분명 지금과는 다른 모습에 이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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