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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여자 Jun 22. 2024

'애써 붙잡을 필요는 없다는 거'

-많은 관계 속 우리-




누군가의 빈자리는 꼭 다른 누군가로 채워지는 것 같다. 직장생활 내에서도 친밀도가 높았던 동료가 퇴사를 하게 되면 그 빈자리는 또 다른 동료와의 관계로 채워지며,  새로운 관계형태를 맺게 된다. 지인들과도 생활패턴에 따라 혹은 사는 지역에 따라 관계가 느슨해지기도 하고, 친밀해지기도 한다.      

   

이전에는 나와 결이 맞지 않더라도, 다 같이 어울리기에 맞춰야 하는 경우에도 그 관계를 끊기보다는 유지를 해나가는 편이었으나 점차 나이가 들어갈수록 결이 맞지 않거나 너무 다르다 느끼면 굳이 나의 시간을 함께 공유하기보다는 그 관계가 서서히 끝맺게 두거나 연락의 빈도와 만남의 횟수가 줄어들게 되는 것 같다. 나와 생각이나 가치관이 다르게 되면 공통사도 줄어들게 되고, 대화의 어려움으로 그 관계에 있어 어느 순간 불편한 감정이 느껴져 점점 멀어지게 된다. 분명 편하고 친했던 사람인데도 어느 순간 불편하게 느껴져 연락이 단절되는 경우도 있고, 어떤 일을 계기로 급속도로 친해지는 관계들도 있다. 이는 장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각자에게 힐링되는 장소가 있고, 가면 마음이 편한 곳도 있는 반면 가면 너무 불편한 장소가 있다. 하지만 그 장소에 대한 느낌도 나의 상황에 따라 마음에 따라 달라지게 되기 마련이다.      


결이 맞고 맞지 않고를 떠나서 어쨌든 관계에 있어서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은 필수적인 것 같다. 각자 성향이 다르기에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그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 생각되는데 한 번씩 내가 좋은 마음에서 한 배려들이 당연하게 되고, 그 배려를 당연시하게 여기는 상대방을 본다면 그 관계에 있어서 틈은 벌어지게 되어 있다. 좋은 마음에서 한 배려들이 당연하게 여긴다면 더 이상 그건 배려라 할 수 없고, 당연히 해야 하는 몫이 되는 것이다. 또한 물론 뭘 얻고자 하거나 뭘 바라면서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건 아닌데 항상 내가 그 관계에서 상대방에게 맞춰야 하고, 본인 위주의 약속이 반복된다면 누구라도 멀어지게 되어 있지 않을까.  

 

우리는 많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 관계에 있어 난 어떤 존재일까? 그 관계 속에서 우리는 많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위로를 받기도 하지만 실망을 하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매번 내가 연락을 해야만 연락이 유지되는 관계, 자신의 힘듦과 이야기만을 들어주기를 바라는 관계, 자신에게 맞춰주기만을 바라는 관계라면 그 관계는 과감하게 끝맺음을 해도 된다 생각한다. 그걸 인지하지 못하면 상관이 없지만 저런 생각이 들었다면 그 관계에서는 수없이 저런 형태로의 만남이 반복되고, 관계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는 말일 것이다.


난 지인들과 연락을 하면서도 마지막에 끝맺음을 짓는 멘트를 하고 그 연락을 마무리하는 게 좋은데 꼭 한 두 명은 연락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 순간 SNS 대화창에서 대화가 그냥 끝인 경우가 있다. 마지막에 내가 한 말에 상대방이 답을 하지 않은 채로 말이다. 물론 그 순간 바빠서 답을 못했을 수도 있지만 이걸 내가 인지하고 그 대화창을 보니 그 연락 패턴이 항상 그랬다는 걸 알게 되었다. 대화가 분명히 종결되지 않았는데 상대방에서 그 뒤 답을 하지 않은 채 그 대화는 끝이 나고, 시간이 흘러 그 대화창에서 대화를 시작하는 것도 나라는 걸 말이다. 그래서 항상 이 친구와 연락을 하고 나면 뭔가 찝찝함이 항상 남았던 것 같다. 이 관계에서 나만 손을 내밀고 붙잡고 있는 느낌이 들어 이젠 서서히 손을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가다 보면 각자만의 기준점이 생기는 것 같다. 친분관계를 유지하는 기준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생활패턴 차이에 따라 관계가 유지되기도 종결되기도 하며, 더 깊은 마음을 나눌 수도 있고, 어느 지점까지 만의 개인사를 공유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어느 것이 정답이다, 옳다 그르다를 말할 순 없지만 각자의 기준점에 따라 타인과 관계들 속에서 상처를 받거나 힘들지 않게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생각한다. 타인이 주는 상처들로 나를 아프게 두진 말았으면 한다. 그 관계는 끝이겠지만 또 다른 긍정적 관계들이 분명히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내가 맺고 있는 관계들 속에서도 내가 애써 붙잡고 있는 느낌이 드는 관계에 있어서는 내밀었던 손을 거두고, 긍정적 관계들을 맺을 수 있는 사람들에 더 집중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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